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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 논쟁, 테러리스트·매춘부… '과연 진실은?' | |||
[한국일보 2006-07-11 18:57] | |||
2006 독일월드컵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결승전이 끝난 지난 10일. 한국의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지단 박치기’란 단어가 인기 검색어 랭킹 상위에 올랐다. 여기까지는 결승전 연장 후반 5분 이탈리아의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고 퇴장 당한 프랑스의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의 과격한 행동이 그대로 반영됐다. # 축구팬들 궁금증 눈덩이처럼 하지만 하루가 지난 11일 지단과 관련된 인기검색어로 다양한 변종이 등장했다. ‘지단 누나’, ‘지난 여동생’, ‘지단 테러리스트’, ‘지단 매춘부’…. 월드컵이 막을 내렸지만 세계 축구팬들의 궁금증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도대체 마테라치가 무슨 말로 지단을 자극했을까’라는 것. 프랑스의 인종차별 감시단체인 ‘SOS-Racism’은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비열한 테러리스트’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곧 이어 브라질의 TV 방송 ‘글로보’는 독화술 전문가를 동원해 지단과 마테라치가 나눈 대화를 입술 모양으로 추측, “마테라치가 지단의 여동생을 매춘부라고 불렀다는 입술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쏟아진 각종 추측 보도가 지단과 관련된 각종 검색어를 양산 한 것. 당사자인 지단과 마테라치는 사건의 전모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지만 축구 전문가들은 인종차별과 인신공격성 발언 때문에 지단이 자극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뿌리깊은 축구의 인종차별 이번 대회의 슬로건 가운데 하나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Say no to racism)’는 것이었다. 때문에 8강전부터는 경기전 선수들이 인종차별 반대 선언문을 낭독하는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지단은 프랑스어로 인종차별 반대 선언문을 낭독한 바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축구계는 뿌리깊은 인종차별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해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출신의 수비수 카를루스에게 상대팀 팬들이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불러 문제가 됐었고, 2004년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A매치에선 스페인 관중들이 잉글랜드의 흑인 선수인 애슐리 콜을 능멸하는 구호를 외쳐 FIFA가 스페인축구협회에게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카메룬 출신의 사뮈엘 에토는 공을 잡을 때마다 상대편 서포터스들이 원숭이 소리를 내 모욕을 주고 있으며 스페인 대표팀의 아라고네스 감독은 자국 선수의 훈련을 독려하며 프랑스의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를 겨냥해 “네가 검둥이인 앙리보다 낫다”는 말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안정환의 부인 이혜원씨도 최근 한 TV 토크쇼에 나와 “마늘냄새가 난다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고약한 인신공격 그라운드 안팎에선 선수에 대한 모욕적인 인신 공격이 이어지기도 한다. 주로 스타급 선수들이 표적이 된다. 최근 독일 언론들은 잉글랜드의 주장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 빅토리아를 집중 공격했다. 빅토리아의 핫팬츠 패션을 문제 삼더니 지나친 머리 장식과 염색 등으로 탈모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을 두고 ‘대머리’라고 묘사해 파문을 일으켰다. 독일 언론들은 베컴의 여동생에 대해 ‘뚱보’라고 불렀고, 아이들을 ‘난장이’에 비유하는 등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골든볼 수상자인 독일의 골키퍼 올리버 칸도 외모 때문에 모욕을 당하기도 했다. ‘고릴라’라는 별명을 가진 칸은 분데스리가 경기 때 상대팀 팬들로부터 바나나 투척 세례를 받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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