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웃음이 소중한 이유는 사람들은 웃으면서 살기 위해서 돈버는 것이지 돈벌기 위해서 웃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돈과 웃음 중에서 어떤
것이 목적이고 어떤 것이 수단인지 굳이 구분하라고 한다면, 돈은 수단이고 웃음이 목적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고인이
된 김형곤씨가 사망 하루 전에 작성한 “온 국민이 웃다가 잠들게 하라” 제목의 글에서도 바로 이러한 관점의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세상에
웃는 것 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우월한 이유도 웃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돈을 벌려고
애쓰는 이유가 뭔가? 결국 웃고 살기 위해서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돈 버는 데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웃지 못하고 산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사회에서 웃음이 차지하는 위치와 중요성이 잘 인식되어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어른들은 아이들로부터 배워야합니다. 어른이 되어 가면 되어갈수록 웃음이 줄어듭니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더 많은 돈을 모으고,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고, 더 많은 명예를 얻게 되는데 웃음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돈, 명예, 권력 등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것을 유지하거나 더
많이 얻는 데에만 온 신경이 집중이 되고, 마음은 자존심과 권위의식 등에 지배를 받다보니 일상생활 속에서는 웃음이 우러나올 마음의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도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을 거의 유일한 가치인 것으로 강조하다보니 사람들이 더욱더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 평균적인 가정에서도 보면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웃음을 나누는 일은 드문 편이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웃음을 나누는 일은
드문 편입니다. 그 이유는 내 아내가, 내 남편이 내가 원하는 것에 가깝게 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상대방의
행동이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때에는 화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저 아무 이유 없이 부부가 함께 웃어보는 순간을 틈틈이 가져볼 생각을
안 합니다.
부모도 자식에게 뭔가를 요구하거나 좋은 성적 받는 데에만 주로 신경을 쓰지 자식과 함께 웃음을 나누어볼 생각을 잘 안합니다.
자식들과 함께 가상적인 재미있는 이야기나 별 뜻 없이 그저 우스운 얘기를 나누면서 지내면 자식이 부모를 더 가깝게 생각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경험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돈버는 것도 웃으면서 살기 위한 것이므로 웃음이 목적에 해당한다고 앞에서 얘기하였지만, 웃음은
건강하게 하는데 있어서는 효율적인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미국 인디애나 주의 어떤 병원에서 외래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하루 15초씩
웃으면 수명이 이틀 더 연장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하루 45분 웃으면 고혈압이나 스트레스 등 현대의 질병들이 치료될 수 있다고 UCLA
대학병원의 프리드박사가 발표한 적도 있습니다.
웃음은 순환기를 깨끗하게 해주면서 혈압을 내려줍니다. 웃음은 면역에 관여하는
임파구들을 자극하는 인터페론감마의 분비를 크게 증가시켜 면역력을 높여주며, 암을 물리치는 역할까지 해준다고 합니다. 크게 웃는 사람의 피에서는
암을 일으키는 종양세포를 공격하는 킬러세포가 많이 생성되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웃으면 호흡기와 소화기에 있는 면역글로불린A가 증가하여
호흡기와 소화기의 질환을 예방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한 플라스미노겐이 증가하여 혈전생성이 줄어들고, 심장의 힘이 강해지면서 심장병 발병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웃을 때 증가하는 엔돌핀은 모르핀보다 훨씬 강한 효과로서 통증과 근심걱정을 줄여주고 기분을 좋게 해줍니다. 웃는
것은 많은 근육을 움직이게 하여 1분여 동안의 웃음은 10분 동안의 조깅 효과가 있다고도 합니다.
한두 가지도 아니고 무척 다양한
측면에서 웃음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돈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중독되는 경향이 흔히 나타나지만 웃음은
웃을수록 즐거워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요즘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많은 돈이 들어가는 수단들을 이용하려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지만, 웃는
데에는 돈이 들지 않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인 수단이 됩니다.
(이렇듯 목적과 수단, 양쪽에서 큰 효용성을 가지는 웃음을 전도하기
위하여 오랜 세월 꾸준하게 활발히 활동을 해오던 대표적인 개그맨이 김형곤씨입니다. 우리나라 개그맨으로서는 최초로 3월30일의 미국 카네기홀
공연을 앞두고 유명을 달리하게 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