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③ 재테크 情報

주식만 하면 조급증 환자 된다?

반응형
BIG
주식만 하면 조급증 환자 된다?
글쓴이 :  이건희 등록일 :  2006-03-28 조회수 : 18630 
군복만 입으면 개가 되고, 주식시장에만 들어오면 조급증환자 되고…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명망이 있던 훌륭한 사람이라도 국회의원이 된 후 국회 본의장에 들어와서는 상대방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과 몸싸움과 욕설까지 서슴없이 하는 것을 국민들은 많이 보았습니다. 점잖은 신사라도 예비군복을 입으면 전봇대에 오줌을 아무 거리낌없이 누듯이 남자들이 군복만 입으면 개가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일상적으로는 차분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라도 주식시장에만 들어오면 조급증환자가 되곤 합니다.

즉 사람은 어떠한 환경 속에 들어오면 평소에 살아가는 태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언행을 하는 경우가 흔히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런 환경 속에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그런 언행을 해왔고, 거기에 자신도 기꺼이 적응하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에 들어와 투자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과 "아예 포기한 채 무한정 기다리는 것” 이 양쪽 극단에 흔히 놓입니다.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으로서는, 주식을 사고 난 뒤 빨리 이익 나지 않으면 속상해하고 곧바로 손해가 나면 초조해합니다. 팔고난 뒤에 오르면 자신은 손해나지 않았어도 손해 난 것 이상으로 억울해합니다. 사업을 하면서 남이 하고 있는 사업에서 돈을 많이 벌고 있어도 그렇게 배아파하지 않는 사람들도 자기가 아닌 남이 산 주식이 크게 오를 때에는 배아파하기도 합니다.

포기한 채 무한정 기다리는 것으로서는 지나친 거품인 고점에 투자하였거나, 투자한 회사가 일시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어려워지고 있거나 혹은 국가 경제가 총체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데에도 손실보고는 팔기 싫다는 마음으로 무한정 기다리는 것입니다.

또는 손실이 발생한 초기에는 초조해하다가, 하락이 심화되면 손절매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하고 가만히 있기도 합니다. 투자한 뒤에 손실이 발생했을 때 거품에 투자한 것이 뒤늦게 후회되거나, 펀더멘탈에 근본적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면 가격 불문하고, 시기 불문하고 손절매 해야 합니다. 무한정 기다리다가 가격이 반토막에 또다시 반토막 나는 것까지 겪게 됩니다. 그 뒤로 다시는 회사가 살아나지 않거나, 설사 살아나더라도 감자를 통하여 기존의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일까지 당하기도 합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다른 일에서는 느긋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분들도 주식투자할 때에는 조급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동산을 사서 하락할 경우에는 언젠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마음으로 별 신경 안 쓰는 사람도 주식을 매수 한 뒤 하락한다면 흔히 초조해합니다. 주식시장은 원래 무작위적인 단기적인 변동성이 언제라도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시장임을 염두에 두면서 투자에 임해야하는데 변동성이 자기에게 불리하게 나타날 때면 초조해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변동성이 어떻게 나타나던지 장기적인 흐름도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 장기적인 흐름의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대략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은 아닙니다. IMF 이전부터도 이미 우리나라 경제와 일부 대기업들에 근본적으로 안 좋은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이 여러 곳에서 지적되어왔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에서 발행된 “21세기 신경영리포트”에 보면 “앞서 달리던 국내의 유력주자들이 줄줄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형편이다.....96년의 경우 총외채 1045억달러....경상수지 적자규모에서나 GDP에 대한 비율 면에서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97년 들어와서도 이런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대기업의 부도는 부도처리유예제를 적용업체를 포함하여 최고 30개나 더 늘어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기업의 도산은 금융부실과 외환불안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 추락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는 곧 해외로부터 돈을 빌리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한마디로 우리 경제는 총체적 위기상황이라는 중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식의 얘기가 나와 있습니다. 한 가지만 인용하였지만, 이와 비슷한 맥락의 얘기들을 IMF 훨씬 이전부터 여러 군데에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장기적으로는 이와는 반대의 전망을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나 중기적으로 하락할 때마다 유가가 상승하고, 일본금리가 올라가고, 원화환율이 크게 변하고, 반도체나 어떤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 등의 기사가 나오면서 투자심리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은 우량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대외적인 환경 변화에도 나름대로 잘 대처해가는 능력이 확보되어가고 있습니다.

대세를 이루어갈 만한 충분한 정황적 근거가 있을 경우에는 대세의 어디쯤에서 대충 들어왔다가 대충 빠져나가도 장기적인 수익률은 그 어떤 투자보다도 상당히 괜찮을 수 있습니다. 매매타이밍에 완벽을 기하겠다는 욕심만 버린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단기적으로까지 항상 이익을 내겠다는 조급한 마음만 버린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만약에 그럴 것이라면 주식투자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일에서는 차분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들도 주식시장에만 들어오면 조급해지게 되는 데에는 HTS가 보급되면서, 누구나 상황만 허락한다면, 실시간으로 주가를 볼 수 있게 된 것이 크게 기여를 합니다. 때로는 HTS는 마치 카지노장의 도박 게임기계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각종 언론을 통하여 완벽한 매매타이밍을 잡으려는 식의 단기적인 전망이 흔히 흘러나오는 것도 그것을 보고 듣는 투자가들을 조급한 마음으로 이끌곤 합니다. 단기적인 하락의 위험까지 전혀 기피하면서 매수할 때마다 수익을 내고자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그런 매매를 오랜 동안 지속할 수 있다면 평생을 최고의 갑부 대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대세상승이 진행 중인가, 대세횡보로 들어선 것인가, 대세하락이 진행 중인가의 세 가지 관점 중 세 번째 관점에 해당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면 주식비중을 높게 유지하면서 하락조정기간마다 꾸준히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무난한 투자방법입니다.

설사 대세횡보가 진행 중이라 하더라도 대세상승 기간이 이미 3년간 이어졌기 때문에 대세횡보 이후에는 언젠가 다시 대세상승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합니다. 여러 가지 정황상 대세하락으로 전환할 확률이 높아지기 전에는 미리부터 대세하락으로 전환할지도 모를 위험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횡보가 끝난 후 일단 상승의 모멘텀이 붙기 시작하면 빠른 속도로 올라가기 때문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확인한 뒤에 매수하려면 실속이 크게 줄어듭니다.

부동산 투자에서는 하락하더라도 사람들이 느긋해하는 주된 이유가, 가격이 하락해도 부동산이라는 실물이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단지 숫자상으로만 보유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주식투자를 단순히 가격만을 따라서 매매하면서 시세차익 얻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에서 생겨납니다. 자신이 소액주주로서 그 회사를 소유한 사람 중 하나가 되어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도 부동산이라는 실물이 남듯이, 주식 가격이 하락해도 회사가 남아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해도 삼성전자는 남아있는 것임을 생각해야합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때 그 부동산이 장기적으로 다시 살아나서 얼마나 유망해질지를 생각하는 것처럼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했을 때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다시 실적이 회복되면서 성장해갈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또는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했을 때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해가는 추세를 이어갈지를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듯이,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이 17년만의 장기박스권의 상단을 확실하게 돌파한 뒤 작년 하반기에 첫 번째 단기적인 조정이 나타났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장기 박스권을 돌파한 뒤 본격 하락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납니다. 이런 것을 속임수라고 합니다. 정석만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속임수를 이해하면서 대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17년만의 장기박스권을 확실하게 돌파하였을 때 이제부터는 역사적인 대세상승 구간으로 들어섰다고 속단할 수 없었겠지만, 고점 돌파 직후의 단기적인 조정이 마무리 되고 확실하게 고점을 갱신해갔을 때에는 얘기가 달라져야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외국과는 상관없이 우리나라만 상승추세에 있는 것이 아니었고 다른 국가들도 평균적으로는 대세상 장기적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일본과 같은 국가는 역사적인 장기 하락추세에서 벗어나서 상승 전환해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아래 그림의 종합주가지수 주봉차트에 지난 3년 동안 나타났었던 중기적인 하락기간을 네모박스로 나타내었습니다. 대세 상승기간 도중에 한달 정도 이어지는 단기적인 하락 조정기간은 비교적 여러 차례 나타났었으며 3~4개월 동안 이어지는 중기적인 하락 조정기간은 1년에 평균 1번 정도씩 나타났었습니다.

최근에 진행되는 중기 하락조정 기간 바로 이전에 나타났던 것은 2005년 초에 나타났던 중기하락 조정기간이었습니다. 2004년 2/4분기에 나타났던 중기하락 조정기간에는 하락폭이 다소 깊었는데, 이는 탄핵이라는 국가적 악재가 있었던 때라서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번의 하락조정이 아주 깊어진다면 1200 대 깊숙이 아래로까지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번이 17년 장기박스권의 상단을 돌파한 이후에 나타난 중기하락 조정으로는 첫 번째인 것입니다.

따라서 발빠르게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힘든 일반투자자라면 이번 하락조정 기간이 자신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유가증권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마지막 최적의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하락조정 기간은 조급해할 시기가 아니라, 길게 멀리 바라보면서 느긋하게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해가기에 적합한 시기로 간주하면 좋을 것입니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