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에서나 다 그렇지만, 돈에 관련된 것에서도 무엇이 '중간 점검사항'이고 무엇이 '최종목표'인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투자를 할 때에는 '높은
최종 투자수익률'이 목표이며, '적은 수수료'는 중간 점검사항이지 최종목표는 아닙니다.
◆자금을 운용하는 몇 군데가 똑같은
운용수익률을 얻어낸다면, 그런 곳을 이용하는 간접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높아질수록 투자수익률이 줄어들게 되므로 중간점검사항으로서 수수료를
신경써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수료를 공제한 후의 투자수익률은 바라보지도 않고 수수료만 가지고 투자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펀드회사에서는 수수료를 공제한 뒤에 고객이 얻게 되는 최종수익률을 공개적으로 발표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수익률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 펀드인가를 살펴보면서 관심가지는 것이 수수료 자체에 신경쓰는 것보다 더 근본적으로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대중을
상대로 하는 제품을 품질은 좋으면서도 싼 값으로 판매하니까 잘 팔리지 않고 있었는데 값을 비싸게 올리니까 오히려 더 잘 팔린 사례들도 있습니다.
이런 것은 사람의 심리와 마케팅 측면에서 이해되는 바이지만,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소비자들의 그런 행위의 선택이 현명한 것은 아닙니다.
똑같은 제품인데에도 비쌀 때에 오히려 관심을 가지는 이러한 경우들이 존재하는 반면, 펀드나 금융상품에서는 수수료가 다른데 보다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뭔가 거부감부터 가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한 비합리적인 심리에서 벗어나서 펀드나 금융상품을 바라보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서, 수수료가 1% 이고 수수료 공제 후 자신이 얻게 되는 수익률은 5%인 펀드와, 수수료가 10%이고 수수료 공제 후
자신이 얻게 되는 수익률이 10% 인 펀드가 있다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해야합니다. (물론 수수료는 비싸지만 수익률은 저조한 펀드들도 있습니다.)
◆펀드 말고 다른 것을 이용할 때의 수수료에서, 수수료가 차이 나더라도 실제 서비스는 거의 똑같은 경우들도 있습니다. 은행으로부터
자금관련 서비스를 받을 때의 수수료도 그러한 경우입니다. 반대로 부동산 중개수수료처럼, 수수료는 같더라도 실제 얻게 되는 서비스 효과는 다른
경우들도 있습니다.
간접투자에서는 수수료를 가급적 적게 내고자 신경을 써야하지만 간접투자 대상마다 수수료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수수료 자체보다는, 수수료를 공제 한 후 자신에게 돌아올 최종 수익률이 어떤 펀드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을지 가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운용결과에 불확실성이 큰 분야이고 상품이 판매되는 초기라서 그러한 부분을 판단하기 힘든 경우라면 어느 정도 성과가 드러나서 다른
것들과의 비교가 가능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무엇이 최종목표인지를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은 돈이 관련된 그 어떤 곳에서나
필요한 것입니다. 법정에서 승소하면 피고로부터 돈을 얻어낼 수 있는 어떤 사건을 변호사에게 의뢰할 때 A변호사는 수수료를 500만원 받고,
B변호사는 1000만원 받는다고 가정하는 한편, 경험적으로 볼 때 A변호사는 승소하면서 2000만원을 얻어내리라 기대되고 B변호사는 승소하면서
3000만원을 얻어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때 A변호사보다 B변호사보다 수수료를 2배나 많이 받지만, 수수료를 지불한 후
최종적으로 내가 얻게 되는 돈은 A경우의 1500만원보다 B경우의 2000만원이 더 많으므로 B변호사를 선택해야겠습니다. 따라서 B변호사는 다른
변호사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받아도 손님들이 찾아오게 됩니다.
회사에서 광고모델을 섭외하는 경우에도, A배우의 모델료가
4천만원인데 B배우는 모델료로 7천만원을 요구할 때 B배우를 모델로 기용하여 3천만원이 더 지불되더라도 광고효과가 커지는 정도는 그 금액을 훨씬
초과한다면 기꺼이 돈을 더 주고 B배우를 모델로 기용할 것입니다.
좋다고 소문난 비싼 학원에 아이를 보내거나 비싼 선생님의 과외를
시키는 경우도 지불하는 돈에 비해서 더 높은 성과를 기대하면서 더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는 셈입니다.
◆자장면을 1000원에 파는
가게가 생겨난 것을 TV에서 보았었습니다. 가격을 낮추는 경쟁을 통하여 박리다매를 통하여 수익을 늘리는 전략도 있는 반면 특별한 경쟁력을 가지고
품질과 고객만족도를 높이면서 가격을 비싸게 하여 마진을 많이 남기면서 수익을 늘리는 전략도 있습니다.
자본이 적은 일반이 무조건
싸게만 팔고자하는 전자의 전략을 따르는 것은 때로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다른 가게보다 훨씬 싸게 1000원에 팔아서 손님을 많이 끌면서
박리다매로 수익이 늘어났더라도 그 가게에 손님이 많아져 돈 많이 버는 것을 보면서 다른 가게도 따라서 1000원에 팔기 시작하면 박리다매의
성과는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가격을 낮추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서 비교적 쉽게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자본이 적은
사람은 가격을 낮추는 일로 승부를 걸면, 성공하더라도 한시적인 성공이 되어버리고 같은 방식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생존하기는 힘듭니다. 이럴
때에는 자본이 많은 사람이 흔히 이기게 되어있습니다.
누가 돈 잘 벌고 있는데 남들은 전부다 가만히 구경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뒤쫓아 뛰어들거나 먼저 진입한 사람을 능가하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큰 자본가가 자장면 체인망 사업을 시작한다면 전국의 자장면 가게를 다
망하게 할 수 있습니다. 자본이 많으니까 몇 년 적자볼 생각하고 자장면을 900원에 팔아서 모든 자장면 가게들이 다 망하게 하면 됩니다. 자장면
시장을 완전 지배하게 된 뒤로 다시 가격을 올려갈 수도 있습니다.
◆자장면이 아니라, 실제 상황으로 동네에 파리바게뜨가 들어오면
그 동네 개인 제과점들 문 닫는 곳 생겨나기 시작하고 동네에 더페이스샵, 미샤가 들어오면 그 동네 저가화장품 가게들이 사라집니다. 작은
지방도시에 이마트, 롯데마트, 까르푸 등의 대형할인마트가 들어오면 수백 개 가게들이 문을 닫습니다.
인터넷 세상이 되어서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의 영역이 넓어지기는 하였지만 인터넷상에서 장사를 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린다고 좋아하던 개인업체들 중에서 상당수가
지금은 어려움을 겪거나 폐업을 하였습니다. 큰 자본의 인터넷 쇼핑업체들이 사이버세상 구석구석까지 침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의
대부분 분야에서 이미 거대자본이 지배하는 체제로 사회가 변해가고 있으며 그것이 빈부양극화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큰
자본의 업체의 직원으로 일하거나, 큰 업체와 관계를 형성하면서 아웃소싱업체로서 일하는 것 이외에, 큰 업체와는 관련 없는 개인사업자로서
지속적으로 크게 돈 벌 수 있는 분야는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박리다매를 위하여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에서는 더 큰 자본을
가진 업체들이 나타나서 시장을 장악하기에 더 유리합니다. 반면에 특별한 경쟁력을 가지고 품질과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것에서는 자기만의 노하우와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전문적인 경험과 실력이 요구된다면 다른 데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펀드세계에서 다른 곳보다
엄청나게 비싼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고객에게는 다른데 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려주는 곳들이 나타나면서 노하우와 실력으로 승부를 하게 되는 것이
미래에 나가야할 방향일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노하우나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전문적인 경험과 실력이 없을 때에는 부익부
빈익빈이 되는 양극화에서, 빈익빈 쪽으로 되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고용이 보장되어지는 업체의 일자리에 있지 않은 아닌 이상,
경험에 의한 노하우나 숙련도가 중요하지 않은 성격의 일을 하는 자리에서는 젊어서는 얼마든지 일할 수 있어도, 나이 들어가면서 그 자리를
유지하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일시키기도 편하고 봉급을 작게 주어도 되는 나이가 더 적은 사람을 고용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야의 전문가나 프리랜서로 일하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수입을 얻기는 점점 어려워집니다.
아직까지도 가장 인기 있는 전문직업인 변호사나 의사의 세계만 하더라도 각자의 능력과 수완에 따라서 수입이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수료에
해당하는 변호사 수임료나 의사 진료비/치료비를 비싸게 받더라도 사람들이 자신에게 찾아오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는 늘
공부하는 자세로 전문성과 실력을 많이 쌓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격차가 점점 더 크게 벌어질 것입니다. 그 차이는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 벌어지게 됩니다. 작년에 삼성전자 등기임원들이 평균 81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높은 연봉을 받는
자리로까지 올라가는 것에 견줄만한 재테크도 드물 것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작년에 연봉이 1억원 이상인 사람이
9만6519명, 2억원 이상은 1만4977명, 3억원 이상은 5839명, 6억원 이상은 1584명이라고 합니다. 3억원의 연봉인 경우 연 5%
수익률을 기준으로 한다면 6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것에 해당하고 10%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면 3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학생들이라면 학교에 진학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 단순히 학벌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탈피해야합니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대에 어떤 변화가 닥쳐와도 대처해나갈 스스로의 생존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을 닦기 위한 것으로 인식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적극적인 자세로 공부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학생인 자식을 둔 부모님들은 이러한 각도에서의 이야기를 아이에게 하는 것이
공부하라 어쩌라는 식의 말보다 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