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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5천원권 리콜.."어떻게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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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5천원권 리콜.."어떻게 이런 일이">
[연합뉴스   2006-02-22 19:22:33] 
사상 초유사태..`화폐 수출국' 체면구겨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이승관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22일 새 5천원권에 대해 실시키로 한 리콜조치는 국내에서는 사상초유의 사태다.

그동안 홀로그램이 없는 새 5천원권이 잇따라 발견된데 대해 책임을 피하는데 급급하던 조폐공사는 제조상의 문제에 따른 것으로 확인되자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섬으로써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새 5천원권을 발행하면서 우리 국력에 걸맞은 최첨단 은행권을 갖게 됐다고 자부하던 한국은행으로서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 홀로그램 없는 지폐 잇단 발견

조폐공사는 이날 "홀로그램이 부착되지 않거나 일부만 부착된 새 5천원권이 시중에서 발견됨에 따라 한은에 공곱된 새 5천원권 가운데 결함 발생 개연성이 있는 1천681만7천장을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일부터 시중에 공급된 새 5천원권은 모두 1억5천만장에 달하고 있는데, 이번에 리콜대상이 된 지폐는 시중에 아직 공급되지 않은채 현재 한은에 보관돼 있는 물량 가운데 일부다.

그러나 조폐공사측은 시중에 공급돼 있는 새 5천원권 가운데서도 홀로그램이 부착되지 않는 등 문제가 있는 지폐는 원하면 언제라도 교환을 해 주기로 했다.

이날 조폐공사가 리콜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시중에서 홀로그램이 없거나 잘못 부착된 새 5천원권이 잇따라 발견됐다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급격히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이 비등한데다 일부 네티즌들이 인터넷경매에까지 올리는 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조폐공사의 지폐 제조 공정상 앞으로도 홀로그램없는 지폐가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새 5천원권은 가로 9열, 세로 5열 등으로 구성된 45장의 전지를 잘라 시중에 공급되는데, 지금까지 2장이 발견됐다는 것은 세로열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3장이 더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더욱이 전지 전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앞으로 얼마나 불량지폐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 사상 초유의 지폐 리콜

공기업이 생산한 제품에 대해 리콜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50년이 넘는 국내 지폐 제조사(史)에서도 초유의 일이다.

조폐공사는 당초 홀로그램이 없거나 잘못 부착된 5천원권에 대해서는 교환을 해주겠다며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애써 무마하려 했으나 결국 리콜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내놓기에 이르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51년 조폐공사가 설립된 이후는 물론 한은 역사상 이같은 전례는 없었다"며 "한은으로서는 샘플 검사만 하기 때문에 불량은행권을 공급할 때 일일이 확인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이 발권당국이자 최종적으로 시중에 지폐를 공급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과 함께 국가 경제에서 화폐가 갖는 의미를 감안하면 한은으로서도 책임을 회피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해외의 경우도 지폐에 오류가 생겨 이를 회수하는 경우가 있으나 아주 드문 것으로 알려져 '화폐 수출국'으로 자부하던 우리나라의 화폐 제조기술에도 먹칠을 했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 당국 조치와 향후 대책

조폐공사는 이번에 리콜은 회수 물량을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재검사를 통해 문제가 없을 경우 한은에 다시 갖다주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이른바 '에러 지폐'가 종종 나오지만 국내에서 유독 민감하게 반응해 재검사한다는 차원에서 리콜를 실시키로 한 것"이라며 "재검사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그러나 이날 리콜을 계기로 검사작업을 전면적으로 개선해 화폐 생산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공사측은 "불량은행권의 유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한은과 협의해 단기적으로는 현재 인력이 수행하고 있는 검사작업 방법을 개선하고 중기적으로는 기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과 조폐공사측은 아울러 현재 시중에 공급된 새 5천원권은 홀로그램이 없거나 잘못 부착됐더라도 사용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국민의 과잉반응을 경계했다.

한은은 아울러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새 5천원권을 시중에 충분히 공급한데다 이번 리콜 대상이 된 지폐를 제외하고도 한은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약 5천만장이 남아있어 향후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홀로그램이 최초로 도입돼 초기에 문제점이 발견된데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hum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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