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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땅''확보 ''땀''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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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땅''확보 ''땀''나네
[세계일보 2006-01-04 00:24]
중견 주택건설업체의 택지 구하기가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택지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 시공은 대형업체가 ‘싹쓸이’하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공급되는 택지 추첨에 당첨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다름없다. 공공택지 당첨권을 뽑아낸 사업 담당자 손은 말 그대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중견업체 설자리가 없다=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은평뉴타운과 동작구 흑석10구역, 부산시 남구 대연2구역, 부산 당감4구역 등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 이뤄지는 재개발사업 시공권은 대부분 시공능력순위 10위권 이내 대형 업체 몫으로 돌아갔다. 대형 업체들은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지역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물밑 수주전도 벌써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택지난에다 정부 규제 등으로 재건축 사업이 묶이자 상대적으로 사업이 활발한 재개발에 수주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탄탄한 조직력을 활용해 전국 곳곳을 파고드는 대형업체에 중견업체는 상대가 되질 않는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조합 조합원들도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에 중견업체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는 길은 사실상 원천봉쇄돼 있다. 택지를 직접 사들이려 하더라도 수도권에서는 목 좋은 땅을 찾아볼 수 없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등 공공에서 공급하는 공공택지에 눈을 돌려보지만 1년에 10∼15차례밖에 공급되지 않는다. 중견 업체인 K사 특수사업부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자금력이나 조직력에서 대형 업체와는 경쟁 자체가 안 된다”면서 “매년 토공과 주공 등의 주택공급 일정을 확인해서 모두 입찰에 들어가지만 한 건만 당첨되더라도 부러움을 살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미다스의 손’을 꿈꾸며=호남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사인 H개발의 김모 부장은 요즘 사내에서 ‘스타’가 됐다. 지난해 12월 초 인천 청라지구 택지공급 추첨에서 46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택지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그동안 ‘제비뽑기’ 추첨자로 당일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직원을 내보내다 이번엔 뭔가 가슴에 안기는 꿈을 꾼 자신이 나섰다고 한다. 그는 “20년 동안 50차례 정도 직접 뽑았는데 이번이 두 번째 당첨”이라면서 “추첨함에 있던 봉투 중 유난히 똑바로 세워진 봉투 한 개가 보여 뽑았더니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토공과 주공에서 공급하는 공공택지에는 1차례 입찰에 1∼2필지, 많게는 7∼8필지가 나오는데 업체당 입찰 필지는 1∼3개로 제한되는 데다 경쟁률도 인기있는 택지는 수십 대 1, 수백 대 1을 기록한다. 지난해 공급된 마지막 노른자위 공공택지로 손꼽힌 충남 천안 청수지구 택지에 대한 12월26일 입찰에서도 최대 9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토공과 주공 등이 전산추첨으로 할 때도 있으나 투명성을 확인시키기 위해 고전적 제비뽑기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제비뽑기를 앞두고 담당자는 행동을 조심하고 추첨 당일에도 자신만의 금기사항을 꼭 지킨다. 어떤 이는 ‘복’이 달아난다면서 다른 사람과 악수하지 않고, 어떤 이는 자장면을 먹으면 운이 좋다면서 자장면을 시켜 먹는다.

중견 K사 관계자는 “회사 자체적으로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몇 년간 이른바 ‘땅작업’을 해야 하는데 공공택지는 사업 위험성이 적어 자금회수가 유리하고 인·허가도 빨라 인기가 높다”면서 “제비뽑기의 경우 운에 좌우되다 보니 이런저런 금기도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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