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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타결…전국 축산농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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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타결…전국 축산농가 '비상'

 

농산물분야 중 돼지고기.낙농품 타격 클 듯
"정부 후속대책 세우고 시설 현대화 나서야"


(이천.나주.춘천=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3일 타결되면서 국내 축산농가들은 유럽산 축산.낙농시장 개방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협상 타결로 농산물 분야에서 피해가 우려되는 대표적인 예상 품목은 돼지고기와 낙농품이 거론된다. 유럽이 낙농제품의 생산기술과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축산농가들은 이에 따라 유럽 수입육과 낙농품 개방으로 이어질 이번 FTA 타결이 미칠 영향을 걱정하고 있다.

대한양돈협회 경기도협회 김건호(58) 회장은 "쌀을 보호하는 대안으로 농업분야의 다른 품목을 무장해제하는 식의 이번 협상은 우리 정부가 식량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유럽산 돼지고기와 치즈 등이 무차별로 밀려든다면 고급화와 브랜드화를 추진해 온 국내 축산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구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남 나주에서 돼지 1천500마리를 키우는 김석현(45)씨는 "유럽의 싼 돼지고기와 승부하려면 한국 농가들이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특별한 대안이 없다. 가뜩이나 빚이 많은 농가들이 이자와 원금을 매달 갚고나면 시설투자 등에 쓸 돈은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성종(53) 진천축협조합장은 "유럽산 치즈 1㎏ 수입가가 3달러인데 우리나라에서 자체 생산하면 7달러가 든다"며 "유통마진을 포함하더라도 1㎏에 5달러 정도의 값싼 유럽산 치즈가 수입될텐데 우리나라 치즈 생산 업체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번 FTA 타결로 값싼 유럽산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 한우농가가 간접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박승술 정읍한우협회장은 "한우의 경우 이번 FTA 타결로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유럽산 삼겹살이 국내산보다 20-30% 싸게 판매된다고 가정하면 결국 쇠고기 특히 한우의 판매가 줄게 돼 어느 정도의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축산농가의 시설 현대화와 정부 분야별로 세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 '수입 파고'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계재철 강원도 축산과장은 "현재 축산농가들이 원하는 것은 시설 현대화다. 자동차와 전자 등에서 얻은 이익으로 농가에 시설자금을 투자해주면 경쟁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다수 축산농가는 "정부는 유럽산 축산품목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져 국내 농가가 몰락의 길을 걷기 전에 분야별 후속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aonnu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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