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③ 재테크 情報

[MONEY INSIDE] 집 매입 서둘 필요 없는 이유

반응형
BIG

[MONEY INSIDE] 집 매입 서둘 필요 없는 이유

얼마 전 30대 초반 자영업자가 "오늘 아파트 계약을 하러 가는데 그전에 급히 상담을 받고 싶다"며 사무실을 찾아왔던 적이 있었다. 그는 "서울 강남 집값이 뛰고 재건축 규제가 풀린다고 하니 지금 강남에 사지 않으면 영원히 기회를 놓칠 것 같다"고 주택을 매수하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투자자가 매수를 생각한 아파트는 서울 잠원동 A아파트 34평형으로 가격은 8억8000만원선이었다.

이 아파트는 한때 10억원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7억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가격을 회복한 것이다. 필자는 "좀 더 기다려 보자"며 매수를 말렸다.

부동산 저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필자 경험이나 통계를 살펴볼 때 아직은 매수시기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꽁꽁 얼었던 부동산시장이 설 전후로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지난 12월만 하더라도 시세보다 20~30% 싼 매물이 있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불과 한두 달 만에 매도ㆍ매수 상황이 역전되었다. 한강변 개발계획이나 제2롯데월드 등 개발 호재가 나오고 강남3구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해제 방침이 발표되면서 오랫동안 강남 진입을 노리던 수요층을 자극하고 있다.

강남이 뛰면 주변 지역 집값도 덩달아 뛰는 `집값 상승세 확산 효과`가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강남 등 집값 상승세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최근의 매매 현황을 들여다봐도 아직 본격적인 부동산 가격 반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서울 강남 등 소위 버블세븐 지역의 거래는 20~30% 싼 급매물 중심으로 1월 초순부터 1월 말에 매매가 집중되었지만 2월 들면서 정상시세에 가까운 매물에 대해서는 추격 매수하지 않는 분위기로 반전되었다. 강남3구의 거래량이 4배로 늘었다고 하지만 이 수치는 전통적인 매매계약 성수기인 1월 평균 거래량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의 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2006년 1월 1881가구, 2007년 1월 1655가구, 2008년 1월 1084가구로 올해 1월의 1000가구는 예년 평균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적은 거래량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집값이 바닥을 찍고 대세 반등을 시작했다는 일부 견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면에서 동감할 수 없다. 집값이 상승하기 위한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구매력을 가진 유효 수요층이 있어야 한다. 이런 수요층은 정책금리를 내렸다고 바로 움직이지 않는다. 유효수요가 움직이려면 실질적인 시장금리가 내려야 하고 주택대출도 원활해야 한다. 현재 정책금리는 사상 최저치로 낮아졌지만 시장금리는 아직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은행들은 BIS비율을 맞추거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부동산 담보대출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금리를 내리고 재정지출을 늘리는 등 유동성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은 신용 경색이 풀리지 않고 유동성이 오히려 위축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금융위기에서 출발한 실물경기의 위축은 올해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번 타격을 입은 실물경제가 다시 회복되려면 최소한 1~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97년 말 외환위기가 발생했지만 부동산 가격이 뛰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였다. 필자가 98년 모 PC통신에서 `분양권 전매센터`를 만들어 매물로만 1만여 건을 받았으나 99년에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다가 2000년 들어서야 조금씩 거래가 됐다.

집값은 실물경제가 회복되고 유효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대세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 최근 나타난 거래량 증가는 작년 하반기에 경제위기 공포감으로 급감했던 거래가 위기의 한 고비를 넘기자 한꺼번에 몰렸던 것이지 대세 상승으로 볼 수는 없다. 강남권 진입을 노리던 토지보상자 등 일부 수요층이 급매물 위주로 소화했기 때문이다.

이제 거래 비수기로 접어드는 3~6월에 다시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주택 양도세 중과나 종합부동산세 등이 남아 있는 한 주택 투자 시장이 살아나기 어렵다. 실수요자는 성수기를 중심으로 거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향후 1년 내지 1년 반 동안은 비수기에 급매물이 쌓이고 성수기에 급매물이 소화되는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단 올해는 실수요자가 성수기에 집을 팔고 비수기에 집을 사서 지역 갈아타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 He is… 

△1964년생 △연세대 사회교육원 강사 △동부금융그룹 부동산자문위원 △닥터아파트 이사 △저서-주택시장의 코스닥 분양권재테크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