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터미널의 활성화

복합터미널의 활성화

기존 터미널·주변지역 복합화… 공공·수익성맞춰 서비스 개선

2008년 11월 21일 (금) 서충원webmaster@kyeongin.com

서충원 (강남대교수·도시 및 부동산학)     시외버스터미널 혹은 고속버스터미널(이하 터미널)은 도시의 중요 공공시설 중에 하나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이지만 몇몇 터미널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시설과 환경이 열악한 곳이 많다. 당초 시가지 외곽에 자리잡은 터미널이 도시의 확산과정에서 시가지 중심으로 바뀌면서 교통이 혼잡한 곳이 되어 버렸고, 시설 또한 낙후되어 이용객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존 터미널을 시가지 외곽지역으로 이전시켰거나 이전을 계획하는 도시들도 있다. 그러나 터미널 이전은 새로운 입지선정, 토지 확보, 시설 투자 등 사업주체의 신규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최근 버스 이용객의 감소추세로 터미널운영사업자의 경영환경이 나빠져 어려운 실정이다. 만약 터미널을 외곽으로 이전시킨다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용객의 접근성이 나빠져 이용하기에 불편하고 이용객이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애물단지로 변한 터미널을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들어 몇몇 도시를 중심으로 기존 터미널을 복합 개발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터미널 부지를 활용해서 터미널 시설 외에 수익성 있는 시설을 유치해서 복합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터미널 시설과 서비스의 고급화로 이용객의 편의를 높인다는 것이 가장 큰 명분이고, 철도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을 연계시켜 체계적인 환승센터를 구축한다는 것도 내세우고 있다. 복합터미널 개발방식은 도시공간과 도시기능을 제고시켜 이용객의 편의를 개선하고 터미널 사업자의 수익성을 보전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복합터미널 개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 우선 터미널 복합개발에 따른 특혜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터미널 기능 외에 상업 및 업무, 주거 등 수익시설이 복합화되면 사업시행자에게 엄청난 개발이익이 생긴다는 것이다. 개발이익에 따른 특혜 논란이 있는 한 복합터미널 개발은 활성화되기 어렵다.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복합터미널 개발에 따른 교통 혼잡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문제다. 기존 터미널은 대부분 교통의 결절점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복합개발을 하게 되면 혼잡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터미널 부지뿐만 아니라 주변지역을 포함한 지구단위 차원의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터미널 기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복합개발을 허용하되, 개발이익의 일부를 주변 교통처리를 위한 기반시설 설치비용으로 충당하게 하고, 공공용지 기부채납 등의 비율을 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터미널 부지를 대상으로 하는 복합개발만으로는 고밀, 고층, 복합화에 따른 영향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터미널 부지 내에서만 복합개발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주변지역과 연결성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철도 지하철 시내버스 택시 자전거 보행 등 대중교통수단 간은 물론이고 주변 다중이용시설 등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토대 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터미널은 민간운송사업자가 설치하고 운영하는 시장 경제적 측면과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이라는 공공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서 복합개발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어느 한 측면이 과대 또는 과소평가되어서는 곤란하고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자체 등이 공공재원을 투입해서 낙후한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터미널 관련시설 외에 타 시설과의 복합화를 통해 수익성을 맞추면서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방식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