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 품질 검수단’ 본격 가동…상반기만 171건 개선 내년 3개반 확대 매달 검수…서울 등 타 지자체서도 벤치마킹
서울 대치동에 살다 최근 평택 이충동의 A아파트에 입주한 배봉식씨(58)는 입이 귀에 걸렸다. 입주한 아파트의 조경은 물론이고 3층까지 대리석으로 치장한 건물은 고품격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또한 옥상 난간은 행여 추락사고로 이어질까 간살을 세로로 설치했고, 출입구는 캐노피를 설치해 낙하물 피해를 방지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91세의 장모가 아무런 불편없이 휠체어를 타고 방에서부터 인근 식당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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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하우스와 분양 아파트 간의 품질 차이 예 방 및 향상을 위해 경기도가 운영중인 ‘경기도 아파트 품질 검수단’이 상반기에만 171건을 개선 하는 등 톡톡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 끼뉴스 |
‘경기도 아파트 품질검수단’이 본격 가동되면서 경기도내 분양아파트들이 고품격으로 태어나고 있다. 품질검수단은 준공검사 이전에 모델하우스(견본주택)와 분양아파트간의 품질 차이 여부를 검수,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경기도가 도내에 분양된 아파트의 품질향상과 고품격 아파트 건설을 위해 지난해 출범시켰다.
품질검수단은 안전기술협회, 소비자보호원 등 20년 이상 관련분야에 종사한 민간전문가 9명으로 구성됐다. 올해 동탄신도시 3개 단지와 수원, 평택, 고양의 3개 단지 등 모두 6개 단지에 걸쳐 품질검수를 실시, 최상층 배수 드레인 위치 부적정 등 171건이 개선됐다.
검수는 크게 5개 분야로 실시되는데 ▲아파트 구조, 단지 내 조경, 실내 인테리어, 설비 등에 대한 견본주택과의 적정성 ▲아파트 단지의 공동주택 결함과 하자의 발생원인 등에 대한 검수 ▲주택의 품질관리를 위한 법제도적 개선사항 ▲소비자보호차원에서 주택품질제도 운영에 관한 사항 ▲공동주택 주민불만 유형에 대해 중점 확인 등이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품질검수단 활동을 크게 반기고 있다.
결혼 7년만에 내집마련에 성공, 평택시 이충동의 한 아파트에 지난달 입주한 한 전업주부(33)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둬서 그런지 안전을 고려한 옥상 난간을 보고 너무 기뻤어요. 신문과 방송을 통해 종종 옥상에서 아이들이 추락하는 사고를 듣게 되는데, 난간을 오를 수 없도록 막아놓아 안심이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적으로는 저촉되지 않지만 경기도 아파트 품질검수단이 제안해 시공사가 수용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품질은 물론이고 안전까지 살피는 품질검수단의 꼼꼼함에 너무 놀랐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 경기도 아파트 품질 검수단이 지하주차장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 끼뉴스
또한 노인정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75)는 “꼭 필요한 시설임에도 법에 명시돼 있지 않아 설치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본다”면서 “품질 검수단이 장애인을 위해 복도의 유효 폭 규정을 개정할 것을 중앙부처에 건의한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아파트 품질 검수단은 타 시도에서도 관심의 대상이다. 서울시와 광주시, 인천시, 양산시 등 지자체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중앙부처에서 선진사례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이는 입주민과 시공자 간 품질관련 민원을 사전에 예방하고 분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는 올 하반기 2차례에 걸쳐 품질 검수단을 가동하고 내년부터는 모두 3개반(각 7명)을 편성, 매월 1차례씩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이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 전담팀을 구성해 지속적인 현장 확인으로 입주자와 시공사간의 상호 신뢰 구축은 물론 올바른 주거문화를 정착시킬 방침이다.
“독수리 눈으로 점검…품질 업그레이드”
최근 입주 마친 아파트 시공사 소장이 본 품질검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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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아파트 품질 검수단이 아파트 시설물과 관련해 시공사 측에 질문을 하고 있다. ⓒ 끼뉴스 |
“처음엔 시어머니가 하나 늘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품질 검수단이 아파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적하시더라고요. 돈도 크게 안 들이고 아파트가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최근 아파트 입주가 90%를 넘은 평택의 한 아파트 시공사 김 소장은 경기도 아파트 품질 검수단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예전과 달리 요새 짓는 아파트들은 주민들이 세세하게 확인하기 때문에 대부분 모델하우스와 실제 분양아파트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밝힌 김 소장은 “품질 검수단을 통해 아파트가 품격의 날개를 달았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견본주택과 실제 아파트 간의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회사차원에서 미리 점검하기 때문에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당당하게 품질 검수단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출입구부터 세면대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을 본 김 소장은 9명의 품질 검수단이 안전사고 예방시설과 편의시설을 독수리 눈으로 점검하는 것을 깜짝 놀랐다고 한다.
김 소장은 아울러 “옥상 난간 간살은 외부에서 보면 가로로 설치하는 것이 아름답다고 한다. 법에도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가로로 설치했는데, 추락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치라고 했다”면서 “안전까지 살피는 것을 보고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마지막으로 “차량들이 대형화되고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가 인기를 끌면서 주차장의 너비와 폭이 법에 따라 공사를 하면 좁은 게 현실”이라면서 “품질 검수단이 이 같은 법률 개정에도 적극 나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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