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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철쭉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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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철쭉산행
선홍빛 융단 밟으며 花려한 하늘정원으로
2007년 05월 12일 (토) 글·사진/유철상(여행작가)레저전문위원 poetry77@empal.com
   
'만산홍화(萬山紅花)'. 5월의 산자락엔 선홍빛 융단이 깔려 있다. 산허리를 붉게 물들인 철쭉이 능선을 타고 정상까지 이어져 산을 화원으로 만들어 놓았다. 봄 산행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철쭉 하늘정원으로 초대한다.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 사이에 걸쳐 있는 소백산(1천439.5m)은 지리산과 더불어 이 땅 최고의 철쭉 명산으로 꼽힌다. 높고 웅장한 위용에 넉넉하면서도 길게 뻗어내린 능선은 거칠지 않은 부드러움을 품고 있다. 높고 푸른 소백산. 맑은 강 유유히 흐르는 여유로운 곳.

낙동강 물줄기를 이루어 아래로 내리듯 소수서원으로 큰 학맥을 이루고 부석사를 세워 불교문화를 꽃피운 곳. '관광보고' 영주를 찾으면 가슴부터 벅차오른다. 며칠을 둘러봐도 모자랄 것 같은 아쉬움부터 들지만 욕심을 내서는 올바르게 못 볼 것 같아 마음을 추스른다.

가는 곳마다 활짝 핀 사과꽃과 인삼밭이 찾는 이들을 먼저 반기는 것도 이곳만의 풍경이다.

소백산을 병풍으로 두르고 길게 이어진 풍기읍, 순흥면, 부석면 일대가 보고중의 보고. 1천439m의 비로봉, 국망봉, 연화봉을 거느린 소백산맥의 맹주 소백산이 보고를 보호하는 듯하다. 능선을 따라 펼쳐진 주목군락과 5~6월에 절정을 이루는 철쭉은 장관을 이룬다.

   
특히 연화봉(1천394m)에서 정상인 비로봉(1천440m) 구간은 쇠잔등만큼이나 완만하고 편안하다. 조선시대의 지리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방사 남사고가 소백산을 보고 말에서 내려서 절하며 '이 산은 사람을 살리는 산이다'라고 말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철쭉이 가장 장관을 이루는 곳은 천문대와 비로봉 사이의 제1연화봉 일대. 온통 붉은 기운이 휘감고 있어 눈이 아찔할 정도의 황홀함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또한 고도가 높은 죽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편리하기는 하지만 천문대까지 닦인 차도를 따라 올라야 하기 때문에 산행의 묘미가 줄어든다.

반면 정상인 비로봉 부근은 너른 초원과 주목이 어우러진 소백산 철쭉의 특징을 맘껏 향유할 수 있는 곳.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간다는 주목과 철쭉의 조화. 화려함보다는 수더분하고 정겨운 느낌이다. 비로봉~국망봉 간 4㎞ 능선은 철쭉이 웬만한 사내아이 키보다 커서 터널을 이룬다. 소백산 산행은 5시간 정도 당일 코스로 잡고 여유있게 둘러보는 것이 좋다. 산행을 마친 후 풍기 쪽으로 내려와 소수서원과 부석사를 둘러보는 것도 알찬 코스.

   
  ▲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의 생활상을 두루 체험할 수 있는 선비촌.  

풍기읍으로 내려오면 가까운 곳에 소수서원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은 명성에 비해 소박하고 아담하다. 강의와 토론을 했던 강학당, 스승의 집무실 겸 숙소인 일신재, 직방재, 학생 숙소인 학구재, 지락재 등 몇 채의 낡은 한옥이 전부다. 건물이 초라하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자연과 어울림이 배어나고 울창한 소나무 숲 산책과 죽계천 산책로, 유교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소수박물관 등 볼거리와 휴식이 보장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소수박물관은 명종의 친필편액과 안향의 영정을 전시하고 있고 중국에서부터 유래된 유교의 역사와 우리나라 선비들의 생활상과 책, 서간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소수서원은 소백산 지역을 여행할 경우 필수 코스. 죽계천을 사이에 두고 소수서원과 소수박물관이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다. 소수서원은 특히 소나무 숲이 울창해 산책하기에 좋고 소수서원을 둘러보는 데는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 5월이면 사과꽃에 둘러싸여 온통 연분홍 꽃터널이 펼쳐지는 부석사.  
죽계천 건너 소나무 사이에 있는 취한대도 볼거리다. 공부에 지친 선비가 한가롭게 풍류를 즐기던 정자답게 취한대는 소수서원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소수서원에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선비촌 앞의 저잣거리에서 인삼곰탕을 먹거나, 풍기읍내에 있는 '풍기인삼갈비'에서 인삼갈비탕을 먹어도 좋다. 특히 인삼갈비탕은 보양식으로 통한다.

조선시대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선비촌. 선비촌은 영주 순흥면 소수서원 옆에 조선시대 생활상을 재현한 테마파크다. 조선시대 양반과 상민의 생활상을 두루 체험할 수 있고 저잣거리에서 고래등 같은 기와집, 초가, 정자, 물레방아, 곳집까지 76채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선비촌에 재현된 전통 가옥 열두 채에서는 고가 체험도 가능하다.

신록과 사과꽃 향기에 둘러싸인 부석사도 놓치기 아까운 여행지. 부석사는 입구의 천왕문에서 안양문에 이르기까지 108개의 돌계단을 밟아야 오를 수 있다. 부석사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인 국보 제18호 무량수전을 비롯하여 석등, 조사당, 소조여래좌상, 조사당벽화 등 5점의 국보가 있고 석조여래좌상, 3층 석탑, 당간지주, 고려목판 등 4점의 보물이 있다. 부석사는 5월이면 사과꽃에 둘러싸여 온통 연분홍 꽃터널이 펼쳐진다.

부석사의 상징물인 무량수전은 국보 제 18호로 팔작지붕으로 가운데 부분이 조금 부푼 듯한 배흘림기둥의 아름다움이 특히 유명하다. 부석사에 들렀다면 이곳에서 기념사진 한 장 정도 남기는 것은 필수 코스. '무량수전'이라는 현판은 공민왕의 친필이므로 유심히 볼 것. 더불어 무량수전 앞의 석등과 안양루도 빼놓지 말아야할 명소. 무량수전 앞에서 아스라이 펼쳐진 태백산맥의 능선들을 배경 삼아볼 만하다.


여행수첩

■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풍기IC에서 빠져나온다. 부석사 방면으로 우회전해 풍기읍을 지나면 소수서원. 여기서 부석 방면으로 10분 정도 더 달리면 부석사. 소백산 산행은 단양 방면 5번 국도를 타고 죽령에 올라서면 정상에 휴게소가 나온다. 이곳이 산행 출발점이다.

■ 맛집
   
  ▲ 인삼갈비탕  
풍기역 인근에 인삼갈비탕 집과 산채비빔밥 음식점이 있다. 식당의 규모가 작지만 오래된 식당이 많고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영주는 한우가 유명한 곳. 저렴하게 맛보려면 육회와 봄 새싹을 결합한 육회비빔밤이 좋다. 풍기읍내에 위치한 풍기인삼갈비(054-639-6911)는 한약재를 두루 넣고 14시간 이상 달인 물을 섞은 육질 부드러운 한우를 내놓는다. 육회비빔밥 7천원, 인삼갈비탕 7천원, 인삼갈비 4만원.

■ 잠자리
풍기의 선비촌(054-638-7114)에서 한옥체험을 해도 좋다. 선비촌의 1박 체험숙박 가격은 2만~6만원선으로 저렴한 편. 선비촌 홈페이지(
www.sunbitown.com)에서 방 구조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제일 규모가 큰 두암고택부터 초가집 등 다양한 전통가옥 체험이 가능하다. 기와집은 6만원선 정도이고, 초가집은 3만원 정도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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