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제정한 ‘2006 명품학교 대상’ 진학우수부문에서 안산의 동산고등학교가 경기도내 일반계 고교 233개교, 실업계 고교 125개교 등 모두 358개교 중에서 최우수학교로 선정됐다. 기독교 정신과 대한민국 교육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된 동산고등학교는 1995년 3월1일 개교초에 학생 모집조차 어려웠던 적이 있었지만 10여년이 지난 요즘에는 중학생들이 진학하고 싶은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이에 유화웅 교장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명품학교 진학 우수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특별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제 우리 학교는 갓 10년을 넘은 학교인데요. 94년 개교를 앞두고 저희 학교는 가장 성적이 낮은 수준의 학생들이 원서를 내는 상황이었어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하지만 그 후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 본교는 성장을 거듭해서 2006학년도에 서울대 26명, 고려대 72명 등 원하는 대학에 거의 합격시켰지요. 이러한 진학 실적을 인정받아 수상했다고 생각되는군요.
-동산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지요.
▶우리 학생들의 ‘자율적 능력’이죠. 그리고 우수한 선생님들이고요. (갑자기 생각난 듯)그리고 제가 참으로 극단적인 표현으로 우리 선생님들께 ‘유언하시 듯’ 수업을 해 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우리 학생들은 ‘유언을 듣는 것’과 같은 수업을 들으라고 말하기도 해요.
그들을 저는‘동산 지킴이’라고 불러요. 학교 프로그램으로는 매년 여름에는 미국의 유명대학 U.C.L.A , M.I.T , 하버드대 등에서 연수를 하고 겨울 방학때는 일본의 첨단 산업시설 탐방을 하죠.
-교육은 백년대계라고들 하는데 교육자로서 현재의 교육방향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지적해 주십시오.
▶근대사의 역사가 짧은 우리 나라에서 교육의 힘이 얼마나 컸는가는 우리 현실이 인정하고 있어요. (잠시 생각에 잠기며)현재의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머리속에 공장이 있는 시대이지요.
우리나라는 국민의 교육적 열정이 큰 장점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 열정을 잘 키우려면 정치 논리의 입김이나 지나친 간섭이 없어야 하는데 (약간 격앙되면서) 일년에 일선학교에 접수되는 공문이 3천800여 건이라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지요. 가만 놔뒀으면 좋겠어요. (웃으면서)관련 기관에서는 방임하면 학교가 망할 것으로 보는데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좀 답답해요.
-진학지도의 비결과 자칫 소홀하기 쉬운 인성교육에 관한 학교의 대책은 무엇인가요.
▶일반계 고등학교는 학생들과 학부모가 바라는 대학으로 진학시키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본교는 대학과 상호교류를 통해 얻은 정보를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고 있어요.
인성 교육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지요. 정직, 근면, 친절이 우리 학교 교훈입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훌륭한 성품을 소유하기 위해 선생님들이 모범을 보이지요.
그리고 돈 안 들고 할 수 있는 미소, 인사, 대화, 칭찬, 운동 약자로 ‘미인대칭’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교육자로서 걸어오신 발자취와 스승으로서 제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부탁합니다.
▶(겸손한 표정을 지으며)항상 부끄럽지요. 그리고 나를 보고 나를 따르란 말을 할 수 없이 부족한 모습으로 학생들과 후배 선생님들 앞에 선다는 것이 괴로울 따름이죠.
전에는 ‘스승과 제자’란 말이 학교 사회에서 보편적 가치관으로 정립됐는데 언제부터인지 ‘교사와 학생’으로 그러다가 이젠 완전 경제 논리로 ‘공급자와 수요자’로 도식화됐어요.
지금 사람들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 만나기 어렵고, 사회 조직과 분위기도 따뜻하고 부드럽지가 않고 경직되고 차갑지요.
그것은 죽은 사람이고 죽은 사회입니다.
저부터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이 돼야 제자들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전춘식기자/jcs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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