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확장땐 화재대피방 3층이하엔 필요없다

발코니 확장땐 화재대피방 3층이하엔 필요없다

부엌 발코니 활용땐 비용 절감 33평 700만~1500만원 들 듯 [조선일보 최원규, 유하룡 기자] 아파트 발코니 확장이 12월 초부터 합법화된다. 이에 따라 발코니 확장 공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발코니를 늘려 침실·거실로 쓰려면 기존 아파트는 발코니 중 한 곳에 2㎡(0.6평) 이상의 ‘화재 대피 방(공간)’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엔 옆집과 공유하는 3㎡(0.9평)의 공용 대피 공간을 만들거나, 그게 싫으면 가구별로 각각 2㎡의 대피공간을 설치해야 한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 시행은 대통령 재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음주 초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신축아파트, 대피공간 어떻게 설치하나 정부의 안전기준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 사업승인을 받아 새로 짓는 아파트는 발코니까지 물줄기가 닿는 스프링클러와 대피 공간을 함께 설치해야 발코니를 확장할 수 있다. 대피 공간은 화재가 나 현관 쪽으로 피할 수 없을 때 잠시 대피할 시간을 버는 곳이다. 대피 공간을 옆집과 함께 쓰려면 두 집 사이에 3㎡ 이상으로 설치해야 한다. 옆집과 공유하는 게 싫으면 가구별로 2㎡를 설치하면 된다. 대피 공간엔 들어가는 쪽에서만 열 수 있는 방화문, 열고 닫을 수 있는 창, 안전 난간을 설치해야 한다.     ◆기존아파트는 기존아파트는 더 복잡하다. 대부분 스프링클러가 없거나 스프링클러 물줄기가 발코니까지 닿지 않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엔 화재대피방(개별 아파트별로 2㎡) 외에, 확장한 발코니의 창 밖에 높이 90㎝ 이상의 방화유리나 방화판을 덧대야 한다. 방화판 등은 발코니를 통해 아랫집에서 올라오는 화염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아파트 새시와 난간 사이에 설치한다. 반면, 이미 11층 이상 짓는 아파트는 스프링클러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신축아파트는 설계 단계에서 스프링클러 물줄기가 닿는 면적을 발코니까지 확장하면 방화판이나 방화유리를 덧대지 않아도 된다.     ◆3층 이하는 대피공간 없어도 된다 발코니를 늘리더라도 아파트 3층까지는 대피방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신축이든 기존아파트든 관계 없다. 고층보다 화재위험 상황을 쉽게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1층의 경우엔 스프링클러가 없어도 대피공간은 물론 방화판·방화유리를 덧댈 필요가 없다. 2·3층도 대피방은 필요없지만, 스프링클러가 없으면 확장한 발코니 창 밖에 방화유리나 방화판을 덧대야 한다.     ◆발코니 변경 허가 절차는 신축 중이거나 입주 전 아파트는 사업주체가 입주자들로부터 일괄신청을 받아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설계변경신고를 하고 구조변경을 해야 한다. 개별적으로도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의 발코니를 늘리려면 건축사 등을 통해 구조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구조안전점검 확인서를 받은 뒤 지자체장에게 새 기준에 맞춰 구조변경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이 경우 해당 동(棟)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미 발코니를 확장한 경우도 기존아파트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 구체적인 대피시설 설치기준이 법 공포 때 함께 확정되기 때문에 정확한 비용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업계에선 방화유리(평당 150만~200만원) 등을 덧대고 강화된 안전기준에 맞추려면 적어도 33평형 기준으로 700만~1500만원가량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통상 거실 발코니를 확장하는 경우가 많아 대피공간이 설치될 수 있는 곳은 부엌·안방·작은방 발코니 등이다. 안방 발코니는 사방이 벽으로 막혀 있어 대피공간 설치가 어렵다. 부엌 발코니를 대피공간으로 만들면 비용도 적게 들고, 조망도 덜 막아 유리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