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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을 피하는 세가지 준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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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을 피하는 세가지 준칙

김지룡의 가슴높이 어린이 경제교육

김지룡 외부필자 | 07/19 13:43

 

오늘날 생활한다는 것은 곧 소비 활동을 뜻한다고 할 정도로 생활에서 소비의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아이에게 저축의 중요성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올바른 소비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애써 벌고 모은 돈을 엉뚱한 곳에 써버리면 열심히 일하고 인내한 보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올바른 소비는 시간이 흘러도 후회하지 않는 소비일 것이다. 이런 소비를 위해서는 물건을 사기전에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말은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알기 쉬운 지침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물건을 사기전에 꼭 짚어보아야 할 사항은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1. 이 물건이 없으면 곤란한가.
2. 이 물건을 정말로 갖고 싶은가.
3. 이 물건을 살 때 얻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물건을 사지 않았을 때 얻는 것은 무엇인가.

1. 이 물건이 없으면 정말 곤란한가.

경제학에서는 꼭 있어야 하는 것, 꼭 필요한 것은 필요(Needs)라고 하고, 그냥 갖고 싶은 것은 욕망(Wants)이라고 한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지거나 야단을 치는 일의 대부분은 욕망과 필요의 차이에서 발생한 일일 것이다. 공부를 하는 것은 필요이고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은 욕망이다. 아이가 스스로 욕망을 억누르고 필요한 일부터 한다면 잔소리를 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욕망을 억누르는 교육은 소비 교육의 핵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가 욕망이나 필요라는 말을 이해하기는 힘든 일이다. 아이들에게 알기 쉬운 지침은 물건을 사기전에 ‘이 물건이 없으면 곤란한가’라고 스스로 물어보는 습관을 들여주는 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아이가 할인매장이나 문방구에서 스케치북을 발견하고는 갖고 싶다고 한다. 평소 그림을 그리던 스케치북을 다 썼다면 필요한 물건이다. 하지만 집에 다 쓰지 않았거나 새것인 스케치북이 있는 경우도 많다. 스케치북 표지가 예쁘다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서 갖고 싶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런 경우 그 스케치북을 사지 않는다고 해서 곤란을 느끼지는 않는다. 아이에게 물건을 사달라고 할 때마다 ‘이 물건이 없으면 곤란하니’라고 물어보는 것은 물건을 살 때마다 신중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첫걸음이다.

2. 이 물건을 정말로 갖고 싶은가.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은 크게 필수품과 사치품으로 나눌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필수품은 가격이나 소득의 변화와 상관없이 똑같은 양을 구입하는 물건이고, 반면에 사치품은 여유가 있을 때에만 구입할 수 있는 물건으로 정의한다. 욕망에 의한 소비는 사치품, 필요에 의한 소비는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필요가 아닌 욕망을 누르는 것은 올바른 소비생활의 기초이지만, 지나치면 삶이 건조해질 수 있다. 일상에서의 자그마한 사치는 그동안의 노력이나 절제에 대해 스스로 상을 주는 것으로 삶에 탄력과 활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그마한 사치는 활력을 준다. 그러한 사치가 후회의 원천이 되지 않으려면 정말 그 물건을 갖고 싶은지 자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물건을 사주기 전에 “정말로 갖고 싶은 것”인지 물어본다. 이런 질문을 통해 아이는 일시적인 기분이나 충동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들이게 될 것이다.

3. 이 물건을 살 때 얻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물건을 사지 않았을 때 얻는 것은 무엇인가.

이 원칙은 물건을 살 때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어떤 선택을 할 때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는 지침일 것이다.
물건을 사고나면 얻는 것은 그 물건 혹은 그 물건으로 인한 편익이다. 얻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잃는 것이 있다. 흔히 소비는 ‘물건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비의 다른 얼굴은 ‘지출’이다. 물건을 산다는 것은 그 물건을 얻는 대신 ‘돈’을 잃는 것이다.

하지만 돈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물건을 사지 않겠다는 것은 지나치게 금전에 집착하는 경향을 띠게 할 수 있다. 특히 돈이 없어서 크게 고생해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이런 논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이들에게는 '물건을 살 때 잃는 것'이라는 말보다는 '물건을 사지 않았을 때 얻는 것은 무엇인지'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로 바꾸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건을 사지 않으면 얻는 것은 무엇일까. 뿌듯함이나 기회 같은 것들이다. 순간의 충동이나 감정을 참아내고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았다는 것은 뿌듯함을 얻을 수 있다. 돈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정말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용돈은 받는 아이라면 이러한 논리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건을 사기전에 이런 지침을 생각하는 습관은 부모에게도 무척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세 가지를 생각하면 꼭 사야할 물건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된다.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 얘기해보자. 딸아이에게 경제교육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되었다. 그 사이 수입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생활에 한결 여유를 갖게 되었다. 불필요한 지출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 대한 경제교육의 혜택은 어쩌면 부모가 훨씬 많이 누리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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