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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사랑스러운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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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사랑스러운 투자?
글쓴이 :  이건희 등록일 :  2006-01-17 조회수 : 10755 
작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사랑스러워. 니가 나의 여자라는게 자랑스러워" 이러한 가사로 시작하는 경쾌한 리듬의 노래가 무척 유행하였습니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김종국은 ‘사랑스러워’ 이외에도 '제자리걸음', '별 바람 햇살 그리고 사랑' 등을 계속 히트시키면서 데뷔한지 10년 만에 최고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아래는 김종국의 “사랑스러워” 노래의 가사를 제가 패러디 한 것입니다. 원래 노래의 가사 중에서 바꾼 단어를 [ ]로 표시하였습니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다 [먹고싶어요] / 니가 나의 [종목]인게 자랑스러워 /
기다림이 즐겁고 / 이젠 공기마저 달콤해 / 이렇게 너를 사랑해 /
세상이 힘들어도 널 보면 / 마음에 바람이 통해 / 이런게 [투자]이지 이런게 행복이지 / 이제야 느끼게 됐어 나는 /
온종일 우울해도 널 보면 / 머리에 햇빛이 들어 / 이렇게 놀라운 게 [투자]이지 / 기다린 보람이 있어

(패러디한 가사로 노래방에서 불러보면 어떨까요)

◆위에 패러디한 가사는 활황 상태가 지속되는 주식시장에서 크게 상승하는 종목들이 많이 탄생하면서 그러한 종목들에 투자하게 된 투자자의 마음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러나 “발끝부터 머리까지 다 먹고 싶어” 라는 마음으로 투자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한 투자자세는 아닙니다. 발끝과 머리가 어디인지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으므로 발끝부터 머리까지 다 먹게 되는 것은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것에 해당합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꼭지가 어떤 가격대로 예상된다 하더라도, 가격이 올라가는 과정이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여러 주변상황이 변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심리도 함께 변하여서 예상되는 꼭지의 위치가 계속 변해갈 수도 있습니다. 특정 종목을 움직이는 세력조차도 발끝에서 완전히 매집한 뒤 매집한 물량 전체를 머리에서 다 파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매집한 물량이 워낙 많으면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머리에서 다 파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장전반에서 대해서나 종목에 대해서 전망을 얘기할 때 바닥을 논하거나 꼭지를 정확히 예측하려는 시도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예전부터 있었던 주식투자의 격언을 참고로 한다면 [발끝]이 아닌 [무릎]에서 사서 [머리]가 아닌 [어깨]에서 파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판다는 말에서도 모순은 존재합니다. 무릎의 위치를 알려면 발끝의 위치를 알아야하는 것이고, 어깨의 위치를 알려면 머리의 위치를 알아야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발끝에서부터 주가가 올라오기 시작하여 무릎 정도의 위치라고 생각들어 매수하였지만 매수한 뒤로 다시 주가가 떨어지면서 전저점을 붕괴시키는 경우도 종종 나타납니다. 즉 발끝이냐 무릎이냐 여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허리 이상으로 주가가 올라간 다음에나 가능한 것이지 주가가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과정에서는 정확히 판단하기 힘든 것입니다.

◆또한 어깨 정도 위치라고 생각들어 팔았는데, 판 다음에 주가는 엄청나게 올라가서 어깨라고 판단들었던 위치가 허리 정도밖에 안되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더욱이 판 다음에 주가가 올라가는 정도가 워낙 크면, 어깨라고 판단들었던 위치가 허리는커녕 무릎밖에 안되었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경험있는 투자자라면 일봉차트에서 과거 장기간에 걸쳐서 주가가 움직인 모양을 토대로 판단할 때 어느 정도 위치이면 무릎이고 어느 정도 위치이면 어깨라는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가가 몇 년 동안의 신고가를 갱신하면서 올라가게 되면 일봉차트의 모양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보게 됩니다. 대세상승장에서는 흔히 신고가 종목이 많이 탄생합니다. 과거 일봉차트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가격대가 아래쪽에 깔리면서 보잘 것 없는 가격대로 변해있는 것을 바라볼 때에 이미 매도한 투자자들은 가슴을 치면서 후회를 하게 됩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신고가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신고가를 갱신한 뒤 추가상승은 약간 더 이루어지고 본격적으로 하락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 또한 항상 적용될 수 있는 절대적인 투자방법은 아닙니다. 신고가 종목에 투자하여서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경우는 전체적으로 강세장이 이어지는 경우입니다. 약세장에서 신고가 종목에 대한 투자를 하였다가 실패한 경험 때문에 무조건 기피할 것이 아니라 요즘처럼 주식시장의 강세장이 꽤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을 때에는 신고가 종목들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볼만한 것입니다. 신고가의 추격매수가 부담스러울 때에는 신고가 돌파후 첫 번째 하락조정 기간에 매수하는 것을 고려하면 좋습니다. 또는 신고가 돌파시 그 종목에 원래 투자하려는 금액의 1/3만 매수하고 나중에 추가매수 시점을 모색해도 됩니다.

개별적인 종목이 아닌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체를 놓고 바라본다면 종합주가지수의 차트에서 1000포인트라는 숫자가 매우 부담스럽게 보여왔었는데 만약에 먼훗날 1500포인트를 확실히 돌파하고 2000포인트 근처에 다가가는 시점이 온다면 차트상 1000포인트가 어깨가 아닌 무릎처럼 보이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실들을 고려한다면, 발끝인지 무릎인지, 머리인지 어깨인지 등에 대하여 전망하고 예측하려는 노력에 앞서서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 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는 합리적인 전략은 투자대상을 분산시키는 분산투자전략과 더불어, 사는 시점과 사는 가격대, 파는 시점과 파는 가격대를 분산시키는 분할매매 전략입니다.

요즘 같은 강세장에서는 그동안의 주가상승으로 수익이 많이 나있고 크게 올라간 주가가 부담스러울 때 매도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이 생겨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도 있으므로, 다른 사람들이 볼 때에는 행복한 고민일 것입니다) 강세장에서는 수익도 크게 났고 고점 징후로 보여서 전량 매도하였는데 매도한 뒤 다행히 주가가 크게 내리는 경우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하고 완전 하락추세로 전환할 듯하다가 돌아서서 전고점을 돌파하고 다시 더 크게 오르는 경우도 종종 나타납니다.

따라서 수익이 많이 나있고 주가가 너무 오른 느낌이 들 때에 전량 다 보유하고 있으면 심리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무난한 방법이 일단 일부만 매도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수익률이 충분히 만족스러우면 전량 다 매도해도 됩니다. 단, 매도한 뒤에는 뒤 돌아보면 안됩니다. 전량 매도한 것의 주가가 더 크게 오르는 것을 보면 매수한 것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만큼 속 쓰리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처럼, “주식시장은 넓고 살 종목은 많다”입니다. 매도한 종목의 주가가 더 오르더라도 이익실현 매도하여 현금화 한 돈으로는 새로운 투자를 하면 됩니다.

◆전량 다 매도하지 않고 있는데 수익률이나 주가의 상태가 심리적으로 큰 부담으로 느껴지는 경우라면 일부라도 매도하는 것이 심리적인 부담이 해소가 되어서 좋습니다. 그런 뒤에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으면서, 찬찬히 지켜볼 수 있습니다. 일부를 매도한 뒤 주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나머지 수량을 가지고 추가 상승의 기쁨을 누리면 됩니다. 또는 일부라도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한다면, 그래도 일부라도 매도해 놓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됩니다.

나머지 수량을 지속보유할지 단계적으로 매도를 할지는 그 다음에 생각하면 됩니다. 일부를 매도한 뒤, 조정이 오고 하방경직성이 강하여 재상승 가능성이 크게 나타난다면 일부 매도한 것을 다시 되사들여도 됩니다. 상승추세가 강하게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괜히 일부라도 매도하였다고 판단된다면 매도한 가격보다 약간 더 높은 가격을 주면서라도 팔았던 수량만큼 되사는 방법을 취해도 됩니다.

◆한참 열애에 빠질 때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러운 사람은 생길 수 있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투자에서도 아무리 신중을 기하고 아무리 연구한다 하여도 완벽한 투자를 할 수는 없습니다. 사거나 파는 매매시점이 언제가 좋을까 하면서 고심하는 것은 매매시점을 완벽하게 잡겠다는 생각에 해당합니다.

하나하나의 매매에서 완벽을 기하려하기보다는 분산투자와 분할매매를 바탕으로, 하나하나의 매매에서는 약간 부족한 듯 매매해도 좋다는 여유를 가지고 투자에 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가 누적되어가는데 무난한 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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