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잘하네..이 친구들 언제 꽹과리 치는 법을 다
배웠지."
지난달 18일 남태평양 푸른 바다에 에워싸인 사이판월드리조트 개장 행사장. 북과 장구, 징을 든 외국인 농악대가
600여명의 국내외 하객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지 원주민과 필리핀인, 서양인 등으로 구성된 월드리조트 농악대는 3년간 갈고 닦은 기량을 한껏
뽐냈다.
이 다국적 농악대는
조규상 월드건설 회장 고집의 산물이다. 조 회장은 "호텔직원은 본업외에 춤이나 노래, 마술 등 1인 2기를 배워 고객을 즐겁게 해야 한다"며
현지 직원들에게 농악을 가르쳤다.
사이판내 첫 한국인 호텔로 자리잡은 월드리조트도 조회장의 18년 집념이 고스란히 배여있다.
그가 해외 유명 휴양지의 호텔 사업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88올림픽' 다음해인 지난 1989년부터다. '주택은 사람에게
휴식을 줘야한다'는 평소 철학이 호텔로까지 관심을 넓히게 했다.
당시 해외여행 자유화 바람을 타고
여행객이 급증하자 조회장은 한국인이
해외에서 편히 쉴 수 있는 호텔을 찾아 여기저기를 헤맸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제주 지역을 지나 조금 더 버티면 갈수 있는 거리인 사이판을
최적의 호텔사업지로 점찍었다.
하지만 사이판 해변가의 좋은 호텔을 대부분 장악한 일본인의 견제가 만만찮았다. 일본계 일부 호텔은
한때 한국인 투숙객을 받지 않을 정도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인 운영 호텔은 상상하기 힘든 일처럼 보였다.
사업에 진척없이
몇해를 보낸 뒤 1994년 사이판자치정부로부터 내륙쪽 국유지를 55년간 임차했다. 땅의 임차권은 획득했으나 사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기존
호텔도 많은데다 허가도 어려워 현지에서 '월드건설이 상투를 잡았다'는 말까지 돌았다.
하와이 유명 호텔을 벤치마킹해 신라호텔과
공동으로 지으려 했지만 외환위기마저 닥치면서 관광객이 줄어 공사가 불가능했다. 결국 사업을 접고 사이판 정부에 땅을
되돌려줬다.
|
| 조회장은 그러나
한국인의 세계적 휴양시설을 꼭 만들어야 한다는 집념을 더 키워갔다.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2000년초 일본경기의 거품이 빠져 관광객이 줄자
경영이 어려워진 일본계 다이아몬드호텔이 매물로 나온 것. 그러나 호텔 주인은 매수 희망자가 한국인이란 말에 각종 텃새를 부렸다.
이동성 월드건설 고문은 " 호텔주인이 계약일에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거예요. 다시 일본으로 달려가 담판을 짓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인수했지요"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조 회장은 2003년 1000만달러를 들여 호텔을 인수했지만 그 3배인 3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결심한다. 3000여평의 초대형 물놀이시설인 워터파크를 호텔단지내 만들어 가족단위의 관광객을 배려하자는 취지였다.
경영참모들은 '배보다 배꼽이 크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조 회장은 이 역시 최고의 휴식을 줘야 한다는 주택철학으로 밀어붙였다.
조회장은 "삶의 휴식처가 주택이라면 좀 더 큰 개념의 휴식처는 호텔"이라며 "한국인이 4계절 내내 쉴수 있는 휴식처로 가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회장은 또 "일본은 괌, 사이판, 화와이 등의 호텔에 투자해 국부유출을 막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한국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게 되면 돈이 다시 국내로 들어와 국부 유출을 막는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