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부자 매물 본격하락 가능성

집부자 매물 본격하락 가능성

[매일경제   2005-12-08 08:05:21]

◆8ㆍ31 주요법안 국회 소위 통과…집값 전망은◆8ㆍ31 부동산대책 주요법안인 종합부동산세법, 소득세법, 지방세법, 부동산등기법등이 국회 상임위나 소위에서 정부 여당안대로 대부분 통과됐다. 그 동안 시장에선 8ㆍ31대책에 포함된 부동산 종부세나 양도세 강화방안 등이 국회통과 과정에서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변수 때문에 집값이 정부 기대만큼 떨어지지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값은 이미 8ㆍ31 이전 수준을 대부분 회복한 상태다. 그러나 종부세 과세대상 확대 방안 등이 당초 정부안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커짐에따라 앞으로 강남 등 인기지역 집값은 또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공산이 커졌다. '설마 세금이 그렇게 많이 늘어날까'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왔던 집부자들이 본격적으로 주택 처분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물론 국회 본회의 통과여부 등 막판 변수는 남아 있지만 표결처리도 불사하겠다는여당의 강경한 태도를 감안할 때 또다시 뒤바뀔 확률은 크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당초 8ㆍ31대책을 내놓을 때 3단계 집값 하락론을 제시했다. '대책 공표단계→입법완료 후 실시단계→종부세 등 보유세 고지단계'에 걸쳐 집값이 순차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재반등으로 이런 시나리오에 차질이 빚어지는 듯 했지만 후속 법안 국회소위 통과로 3단계 하락론이 또다시 힘을 얻게 됐다. ◆ 정부 "집값 하락 이제 시작 단계"＝정부는 최근 강남 등 일부 지역 집값 상승은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후속 입법이 추진되는 동안 주춤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입법 작업이 성공적으로완료되면 또 한차례 가격하락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간 전문가들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8ㆍ31부동산 대책이 예정대로 실시될 지 여부가강남 집값의 향배를 좌우하는 큰 열쇠"라며 "원안대로 입법될 경우 그 동안 강남권에 팽배하던 관망세가 사라져 집값 하락이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강남에서 급매물이 팔려 호가가 올랐지만 추격매수세가 없는 것으로봐 계속될 것 같지는 않다"며 "내년 초 강남권 입주량이 크게 늘어나면 가격하락도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단계 하락 시나리오에 따르면 내년 말 부동산 보유세액이 고지되거나 자진신고할때 추가적인 가격조정도 예상된다. 이 같은 시나리오의 기본전제는 리스크(위험)를 받아들이는 시장참여자들의 성향과반응시점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어떤 사람은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 즉각 반응하지만 어떤 사람은 입법과정이 마무리된 이후에야 움직인다"며 "특히 세금의 경우 실제로 부과될때까지 부담을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10ㆍ29대책도 비슷한 경로 밟았다＝정부는 지난 2003년 10ㆍ29대책 발표 이후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2003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부동산값은 10월 29일 대책이 발표된 후 매매가가 급락(대책 공표단계)했지만 2003년 말부터는 아파트가격이 서서히 반등(입법 추진단계)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아파트값 오름세는 2004년 초까지 이어졌다. 부동산시장이 '10ㆍ29쇼크'에서 벗어나는데 1~2개월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후속 입법의 윤곽이 잡히자 아파트값은 다시 고꾸라졌다. 이후 아파트값은 종합부동산세법이 국회를 통과한 2005년 초까지 하향안정세(입법완료 후 실시단계)를 유지됐다. 정부 관계자는 "다수의 전문가들은 8ㆍ31대책의 경우 10.29대책보다 강도가 훨씬강력했기 때문에 입법이 완료되면 가격조정 폭도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 '종부세 쇼크'에 자신감＝일단 당정은 8ㆍ31후속입법의 '성공적인 완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재건축 아파트 가격상승과 관련해 "8ㆍ31대책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정부는 8ㆍ31대책을 통해 대폭 강화된 종합부동산세에 더 큰 기대를 거는눈치다. 건설교통부 고위관계자는 "내년 12월 종합부동산세 신고납부액을 계산할 시기에는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종합부동산세의 위력을 겪어보면 '못버티겠다'고판단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진훈 기자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