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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 야도 ‘0대 5’ 악몽…떨고 있는 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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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 야도 ‘0대 5’ 악몽…떨고 있는 거물들

4·29 재보선 엇갈릴 운명

경향신문 | 최우규기자 | 입력 2009.04.28 19:09

 

이명박 정부 첫 국회의원 재선거가 29일 전국 5곳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정권 심판론'이 내걸리고, 선거 하루 전까지 여야 공히 '0대5 완패'를 우려할 만큼 접전이 이어지면서 역대 어느 재·보선보다 무거운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흐름이다. 이 때문에 차기 대선주자급 '거물'들도 앞다퉈 선거전에 나섰다. 29일 밤 결과에 따라 향후 거물들의 정치적 희비가 엇갈리고, 여야 내부 지각 변동도 예고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정치적 명운을 걸고 인천 부평을의 결과를 지켜보고 있고, '여·여 내전'이 벌어진 경주에선 박근혜 전 대표와 이상득 의원의 '힘'이 심판대에 섰다. 울산에선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과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의 정치적 '미래'가 저울에 올랐다. '야·야 내전'이 펼쳐진 전주에선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정치 항로가 결정된다.

부평 : 박희태-정세균 정치 마지노선

4·29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8일 여야 대표들이 선거전의 종착점을 찍은 것은 인천 부평을이었다. 여야 공히 '0대5 완패'의 악몽을 떠올리는 상황에서 사실상 유일한 맞대결 지역인 수도권의 부평을 승리는 한나라당 박희태, 민주당 정세균 대표 모두에게 정치적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배수진'을 친 상황이다. 부평을의 패배로 재·보선이 '0대5'로 결론날 경우 '원외 대표'의 위상마저도 지탱이 어려운 정치적 곤경이 불가피한 때문이다. 당장 '책임론'과 함께 사퇴 요구가 소용돌이 칠 공산이 크다. 당연 10월 재·보선에서의 원내진입 꿈도 물거품이 되기 십상이다. 반면 승리할 경우 야당의 '정권 심판론'을 불식시킨 공로가 고스란히 박 대표 몫이다.

정 대표는 재·보선 내내 부평을에 상주하다시피 했다. 아침 당 회의만 잠시 참석하곤 모두 부평을로 향했다. 최악의 경우라도 부평을만 이기면 '정권 심판론'을 관철한 상징성으로 당내 입지는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 수장의 정통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더불어 야권의 잠재적 대권후보로도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바탕이다. 하지만 패할 경우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공천 배제 등 그간 당내 '분란 책임론'을 고스란히 뒤집어쓸 수 있다. 정 전 장관 측의 도전과 그로 인해 정치적 생명도 경각에 걸리는 위기 상황에 직면할 터이다. < 김광호기자 >

경주 : 박근혜-이상득 책임론 불가피

경주 재선거 결과는 한나라당 내 계파의 양대 축인 이상득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의 위상과 영향력에 상당한 충격을 던질 전망이다. 경주 선거는 일찌감치 이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이계가 공천을 주도한 정종복 전 의원과 '친박'을 표방한 무소속 정수성 후보의 대리전 양상을 보여왔다.

정 전 의원의 패배는 이번 공천을 주도한 이 의원에 대한 책임론으로 옮겨갈 공산이 크다. 당내에선 이미 "경주 패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여권을 이끌어온 친이 실세에 대한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역할론을 부상시킬 공간을 확대시킨다.

정수성 후보가 승리할 경우, 박 전 대표의 위력이 확인되면서 친박의 세확산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무위'(無爲)로서도 강력한 친이계 후보를 떨어뜨리는 힘은 내년 지방선거,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여권 인사들에게 '박근혜의 우산'을 절실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 후보를 지원하지 않았다'는 친이계의 비판론이 제기될 수도 있지만, 대세론 앞에서 효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반면 정수성 후보가 패할 경우, 박 전 대표의 영향력 약화로 매김되고 TK(대구·경북)에서의 절대적 대표성에도 금이 간다. 가뜩이나 비주류인 친박의 전진에도 위축이 불가피하다. < 이고은기자 >

울산 : 정몽준-노회찬 미래위상 좌우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치러진 울산 북구 재선거 결과는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과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의 위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 최고위원은 침묵하는 '선거의 여왕'(박근혜 전 대표)을 대신하는 역할을 자임했고, 그 과녁을 울산 북구에 설정했다. 인근 동구에서 내리 4선을 기록했고, '현대'의 근거지인 울산에서 '정몽준의 힘'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자연 정 최고위원의 총력전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당내 입지는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대항마로 서울 동작을 출마에 이어 재차 당에 큰 기여를 하는 셈이다. 이를 발판으로 박근혜 전 대표에 가려진 차기 대권가도에도 탄력을 붙일 수 있다.

반면 한나라당이 패배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여권 내에서 '정몽준의 한계'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북구 선거는 노회찬 대표의 진보신당에 명운이 달렸다. 조승수 후보가 당선된다면 진보신당은 원내 정치의 교두보를 확보한다. 노 대표로선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하게 된다. 또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한 준비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조 후보가 낙선하면, 지난달 '제2창당' 선언에도 불구하고 당의 존재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 안홍욱기자 >

전주 : 정세균-정동영 대권행 갈림길

민주당에 전주 재·보선은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간의 세력전을 배태하고 있다.

전주 덕진의 정 전 장관 당선은 기정사실이다. 대신 정 전 장관과 '무소속 연대'한 신건 후보의 완산갑 선거가 관건이다.

완산갑에서 민주당 이광철 후보가 이기면 정 대표는 "전주가 당을 선택했다"고 몰아붙일 수 있다. 정 대표의 리더십은 더욱 공고해진다. 정 전 장관으로서는 옛 지역구를 회복한 정도이고, 당내 영향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 전 장관의 '복당' 시도도 한동안 유예될 공산이 크다.

신건 후보가 이기면 정 전 장관의 힘이 배가될 전망이다. 정 대표로서는 지도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내 비주류 및 정 전 장관 측과 지도부가 선거 패배 책임을 놓고 공박하고, '조기전당대회' 요구가 제기되는 등 전면전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 전 장관의 대선 재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정 전 장관은 28일 전주 MBC와의 인터뷰에서 "목포·거제도·포항·봉하마을 출신이 대통령이 됐는데 전주 출신이라고 되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고 목표가 대선임을 명확히 했다.

반면 정 대표에게 완산갑 패배는 타격일 수밖에 없다. 당장 전북, 호남의 대표성에서 밀리고 이는 곧 그의 꿈인 차기 대권경쟁에서 정 전 장관에게 밀리는 것을 뜻한다.

< 최우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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