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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재테크 情報

투자기회 온다면 채권→ 주식→부동산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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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기회 온다면 채권→ 주식→부동산順
이번에도 대박 터질까…10년전과 상황 달라 투자 주의

"외환위기 이후 300선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2000선까지 뛰고, 아파트 값도 두 배나 올랐잖아요. 지금 금융위기 상황이 환란 때와 비슷하다는데 과연 어디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요."

자산가격 폭락 뒤에는 꼭 반등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외환위기를 통해 체득한 투자자들은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살리고 싶어한다. 10년 전 천금 같은 기회를 빤히 지켜보면서 놓쳐 버린 사람들은 이번에는 꼭 잡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버려야 할 것 같다. 외환위기 당시와는 달라진 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상당수 전문가는 "아직 주가나 아파트 값이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태는 특정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 문제인 만큼 반등 속도도 외환위기 당시보다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 지금은 세계가 위기상황

= 먼저 위기상황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외환위기가 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미국과 영국뿐 아니라 남미와 동유럽까지 위기에서 자유로운 국가가 단 한 곳도 없다. 게다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동시에 닥치면서 강도도 훨씬 강해졌다. 다른 국가에 자금 지원을 해줄 만한 국가가 없고 제품을 생산해 내다팔 시장도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이유로 경제회복 속도는 IMF 당시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당연히 자산가격이 반등하는 속도도 외환위기 당시보다 느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금융정책에서도 차이가 난다. 외환위기 직후 정부의 정책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회사채 금리는 20% 이상 치솟았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붙잡고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현재 금리는 높아야 8% 수준이다. 게다가 거꾸로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원화값 하락과 물가 상승을 감수하더라도 경기를 되살리는 문제가 더 급하기 때문이다.

◆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자산시장

= 대표적 투자자산인 채권과 주식, 부동산을 따로 뜯어봐도 상황이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자산가격의 반등폭도 크지 않을 뿐더러 반등 시기도 늦춰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현재 국내 채권시장은 회사채를 중심으로 꽁꽁 얼어붙어있다. 채권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기 때문에 정부의 금리인하 정책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남우도 삼성증권 연구원은 "IMF 당시 채권 수익률이 높았던 이유는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은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옥석 가리기도 시작되지 않은 현재 상황과는 차이가 크다"고 말한다. IMF 당시와 금리 차이가 크다는 점을 제외해도 수익률이 당시만큼 좋을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주가는 이미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기업들 예상 실적 하락 속도는 더욱 빠르기 때문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IMF 당시 국내 기업들은 견조한 해외 경기를 바탕으로 수출 위주로 실적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전 세계 경기가 동반하락하고 있는 지금은 그 같은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내수기업과 수출기업이 동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주가가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부동산시장 역시 IMF 당시와는 사정이 다르다. 외환위기가 찾아온 97년은 집값 상승기가 아니었다. 이미 5~6년 조정을 받은 시점에서 외환위기를 맞아 추가로 집값이 급락했다. 하지만 현재는 수년간 급등한 집값이 2006년 고점을 찍은 후 소폭 조정을 받는 가운데 위기가 닥쳤다. 버블세븐 아파트의 경우 아직도 2005년 수준까지밖에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다. 이기우 하나은행 이촌중앙PB팀장도 "아직 집값이 높아 큰 이득을 얻기 힘든 상황"이라며 "부동산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있지만 내년 연말까지는 투자를 미루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 투자기회 온다면 채권→주식→부동산順

물론 투자기회가 아주 없다는 뜻은 아니다. 바닥을 찍은 자산가격은 언젠가 회복하게 마련이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경기후퇴 후 자산가격 상승은 채권, 주식, 부동산 순서로 투자기회가 찾아온다"고 말했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하면 금리는 떨어지고 거꾸로 채권 가격은 오르게 된다. 금리가 떨어지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고 이는 기업 실적 향상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경기가 확장되기 시작하면 수요가 확대되고 물가가 오른다. 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실물자산을 선호하게 되고 결국 부동산 가격도 상승하게 된다는 논리다.

실제로 채권 수익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97년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했고 주가는 98년 6월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했다. 반면 부동산은 98년 말이 되어서야 비로소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 김형철 국민은행 목동남PB센터 팀장은 "여유자금은 2~3개월짜리 정기예금이나 특정금전신탁 등 안전자산에 묻어두고 바닥을 확인한 뒤 채권, 주식, 부동산 등의 순서로 관심을 가져보는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심윤희 기자 /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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