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적인 금융위기로 급등락을 거듭하는 주가와 환율 등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됨에 따라 주식 등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며 혼란을 겪고 있다. 또한 실물경제로까지 여파가 미칠 우려 등이 제기되며 시장 곳곳에서는 “정말 재테크하기 힘든 시기”라는 말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회사들이 고객들의 목돈 유치를 위해 잇따라 정기예금 금리를 올려 잡고 있어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고금리인 상황에서 발행되는 채권도 높은 이율을 보장하기 때문에 또 하나의 투자 방식이 될 수 있다. 이와함께 샐러리맨처럼 월급에서 일정금액을 매달 투자하는 경우 최소한 2~3년 이상의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다. 워런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강조한 ‘정기투자’ 전략은 일정 기간과 금액을 정해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위험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식 장기투자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정감사용으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9개 내집마련장기주택 주식형펀드의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10일 기준)은 -33.76%로 상당한 손실을 내고 있다. 어린이펀드 15개도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이 -33.65%에 달하는 등 저축의 대안으로 목적을 가지고 투자했던 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에 신규 투자자들은 가격적으로는 분명히 매력을 느끼고 있으나 시장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투자결정을 쉽게 못 내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크더라도 향후 몇 년을 바라본다면 저가 매수와 절세 효과의 장점이 있는 적립식펀드에 가입할 시기라고 보고 있다.
교보증권 이혁재 PB는 “적립식펀드는 매달 일정 금액씩 납입하기 때문에 증시가 하락해도 매수 타이밍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는데다 거치식에 비해 절세 효과가 있다”며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가져간다면 목돈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을 올리려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하는데 문제는 누구도 저점과 고점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정기투자’ 전략은 장기간에 걸쳐 투자가 이뤄지는데다 가격이 낮을 때에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어 평균적인 매입단가를 낮추고, 투자시점을 분산시켜 잘못된 시기에 투자할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투자할 금액 1천만원을 일시에 투자하지 않고 일정 기간 동안 100만원씩 10번에 나눠서 투자한다면, 투자기간 동안 시장이 추가 하락하더라도 향후에 시장이 조금만 올라준다면 일시에 투자한 경우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확률이 높다.
그러나 수익이 운용실적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만기 때 주가가 떨어지면 수익률이 낮거나 심한 경우 원금 손실도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따르며, 실제 지난해 주식열풍으로 펀드에 가입했던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때문에 아픔을 겪고 있다.
대신증권 유기상 수원지점장은 “어떤 시장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해서 오르거나 내리는 경우는 없으며 등락을 반복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상승국면을 맞게 될 것이고, 최근 국제금융공조 등의 호재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도 1천500선까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 추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8%를 넘어섰고, 은행권에도 최고 연 7%를 웃도는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이 등장했다.
장안신협은 지난 13일에 정기예금 금리를 연 6.91%에서 7.31%로 올렸다. 그러나 최대 2천만원까지 예치할 경우 시중은행에 없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질 수익률은 연 8%를 훨씬 웃도는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장안신협 이현상 부장은 “예금자보호는 시중은행과 똑같이 적용되는데다 신협과 거래하게 되면 조합원의 자격까지 취득하게돼 신협의 자산이나 경영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가 있다”며 “은행과는 다르게 채권가격 변동 등 시장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만큼 안정적인 투자로는 최고”라고 말했다.
제2금융권인 신라저축은행도 최근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7.3%에서 7.7%로 인상했다. 매달 이자를 받아가는 단리 기준 연환산 금리는 7.7%지만 1년 뒤 한꺼번에 이자를 받을 경우 복리로 받을 수 있어 실질적 수익은 연 7.97%에 달한다는 것이 저축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은행들도 고금리 예금상품을 내놓으며 시중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우리은행은 14일 6.95%에서 7.05%로 금리를 올렸고, 예금액이 2천만원 이상일때는 실질적으로 7.2%에서 7.3%까지도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예금액이 많거나 기간이 길어질때는 추가적인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연 5%대 중반이었던 은행 예금 금리가 7%를 웃돌고 있는것.
한국은행 경기본부 유만식 경제조사팀장은 “최근 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리먼 브라더스 파산 등 세계 금융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또다른 악재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경쟁하듯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명관기자 mk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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