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 형평성 고려 전문가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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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경기도는 도청 신관 1층 회의실에서 ‘여성친화적 뉴타운 건설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미원(왼쪽) 대구경북연구원 양성평등연구팀장이 ‘도시의 공간계획과 젠더’를 발표하고 있다. ⓒ 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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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을 신고 걷는 여성들이나 유모차에 아이를 데리고 산책하는 여성 모두가 불편하지 않도록 길을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여성 친화적 도시 설계이다.”
경기도가 뉴타운 설계에 성형평성 개념을 도입키로 함에 따라 여성친화적 도시 설계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는 지난달 31일 도청 신관 1층 회의실에서 정창섭 행정부지사와 도의회 의원, 성인지정책 전문가, 건축가, 여성단체대표, 일반주부 등 24명이 모인 가운데 ‘여성친화적 뉴타운 건설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미원 대구경북연구원 양성평등연구팀장은 ‘도시의 공간계획과 젠더’라는 발제문을 통해 “여성 친화적 도시계획이 기존의 도시계획에서 추구하던 인간중심적 접근에서 놓치고 있는 중요한 도시발전 요인들을 반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도시의 공간계획에서 성 불평등 사례가 언급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여성에게 조명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공원길이나 쇼핑센터 지하주자장 등은 위험지대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에게 불리한 환경은 가정과 사회에 불행을 가져다 준다”며 “여성이 행복한 도시가 건설되면 누구나 불편함이 최소화 된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대구의 혁신도시 건설 사업을 일례로 들고 “혁신도시는 교육·학술 산업의 메카와 동남권 산업클러스터의 중심이라는 양대 테마로 계획됐지만 추진과정에서 성평등 관점은 반영돼 있지 않았다”면서 “인구 분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전이 가족단위로 이뤄져야 하지만 공공기관 종사자인 남성들의 여성배우자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결국 무리하게 가족단위 이전이 추진될 경우 가족이 분리되고 일과 가정의 공존이 어렵게 돼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 팀장은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성별형평성의 고려가 지역발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인식해야한다”며 “사업추진을 위한 조직 구성시 성 평등 관점을 반영할 수 있는 전문가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 수혜자의 요구를 조사해 표면으로 드러난 대상과 숨겨진 대상을 인지하고 양자를 고려한 정책 수립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팀장은 여성친화 공간계획을 표방할 경우 자칫 남성이 배제될 수도 있으므로 사업 수혜자의 요구를 면밀히 조사할 것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들은 저마다 각각의 의견을 제시하며 여성적 관점의 뉴타운 사업 추진에 대해 공감을 나타냈다.
정숙영 경기도 가족여성정책국장은 “여성친화적이란 개념이 올바른 것인지, 도시설계의 성형평성 문제를 지역주민들로 이뤄진 조합원과 사업시행자들에게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지형 경기도 뉴타운사업단장은 “앞으로 여성문제 뿐만 아니라 노인문제, 저소득층 문제 등도 도시설계에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라며 “지역주민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의견을 나 눌수 있는 토론의 장과 포럼 등을 많이 개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창섭 행정부지사는 “최근 여성전용주차장 등 도시의 성형평성을 고려한 시설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성인지 관점에서의 도시개발이 많은 주민들의 관심사항이 되고 있다”며 “경기 뉴타운 사업이 여성친화적인 도시 건설의 모범답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을 토대로 도는 오는 21일 수원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뉴타운 비전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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