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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재개발 뉴타운 소식/☞♣ 富川市 再開發 및 기타소식

치솟는 '집값'은 젊은이에 대한 '죄값' (부천 범박동 현대홈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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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집값'은 젊은이에 대한 '죄값'

 

 

[오마이뉴스 우진용 기자]

이번엔 검단 로또인가

새도시 예정지인 인천 검단지구에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24일 밤을 지새운 소동이 벌어졌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주변 도로가 이들이 타고 온 차량들로 가득 차 차량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20일 1·2 순위 청약을 받았으나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던 미분양 아파트가 완전 분양이 됐다. 로또 판교라더니 새로운 로또가 등장했나보다. 하룻밤 사이에
아파트 시세가 5천만원이 올랐다니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 짐작이 안 간다.

서울 사는 친구는 몇년 전 2억도 안되게 입주했던 아파트 시세가 7억 가까이 올랐다고 한다. 7억이라니? 좋긴 하지만 의미 없는 숫자라고 한다. 서울을 떠나지 않는 한, 집은 있어야 하니 시세가 올라봐야 결국 숫자놀음이란 것이다. 몇 채씩 가진 사람들만 살판난 것이란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방(충남 공주)에 사는 나로서는 서울사람들의 이런 신선놀음(?)을 보면서 자꾸만 벽이 높아지는 느낌이다. 서울과 지방, 강남과 비강남, 평수와 평수 사이에서 남북, 동서로 갈린 나라가 아예 평수 단위로 쪼개지는 것은 아닌지. 어딜 가나 화두가 되는 아파트 값에 어깨가 조금씩 무서워진다.

33평과 44년

국정감사에 나온 이낙연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의 평당 가격이 2949만원으로 참여정부 출범 초기보다 64% 정도(평당1200만원)이 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도시근로자가 저축을 통해 강남 33평을 사려면 44년이 걸린다고 하는 대목에서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 이제 서울에서 젊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30세에 취업해서 허리띠 졸라가며 돈을 모아도 74세에 집주인이 된다는 얘기 아닌가.

이런 현실을 부추기는 것이 '
짬짜미'다. 뜻을 찾아보니 '남몰래 짜고 하는 약속'이란다. 외국어가 판치는 판에 모처럼 순수한 우리말을 쓴다고 했더니 뜻이 고약하다. 차라리 '야합'이나 '담합'으로 쓸 것을 그랬다. 지금도 여전히 짬짜미가 성행하나보다. 얼마 전 본 뉴스를 그대로 옮긴다.

"서울 성내동 삼성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 3억9500만~4억9700만원인 33평을 3억원 이상 높은 7억~8억에 6억6천만~7억5천만원인 44평을 4억원 비싼 10억~12억원에 내놓기로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략) 부천시 범박동 현대홈타운 51평형은 실거래가가 4억9500만~6억1천만원이나 짬짜미한 호가는 7억2천만원이었다."(<한겨레> 2006년 10월 1일)

평수로 쪼개지는 나라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면서 보이지 않는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는 느낌이다. 서울과 지방의 차이는 말할 것 없고 서울에서도 강남과 비강남의 격차는 어떠한가. 조선 시대에 성안 사람과 성밖 사람의 신분 차이가 심했다고 하던데 이런 것이 현대에 재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중견기업에 다니는 동창에게 들은 얘기도 심란하기는 마찬가지다. 김치 냉장고로 웬만큼 알려진 이 회사에서 신입사원 11명을 뽑는데 무려 4500여 명이 몰렸다. 토익 점수 900점 이상, 학점은 4.0 근처, 해외 어학연수 경험 등 우수한 인재들도 부지기수였다는 것이다.

동석한 또 한 친구는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이 없어 아들을 독일로 보냈다고 했다. 한 해 초중고 학생들 2만여 명이 유학을 떠나고 엄청난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는데, 그들을 탓할 수도 없게 되었다.

친구 동생이 처자식을 미국에 보내고 기러기 아빠가 되어 10년 가까이 13평 아파트에서 라면이나 끓이고 있는 것을 보면서 멍청한 녀석이라고 화를 낸 적이 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취업도 어렵고 집 장만도 힘든 젊은이들이 결혼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나. 어른들이야 어떻게든 세끼 밥 먹으며 늙게 되겠지만 이제 사회에 막 걸음을 떼거나 학교에 다니는 젊은 세대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아예 그들이 딛고 일어설 언덕 자체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지금의 어른들이 젊은 세대에게 죄를 짓는 것이 아닌가 싶다.

판교 신도시 중소형 아파트 당첨자가 발표된 4일 오후 경기도 분당에 있는 주택공사 견본주택을 보러온 당첨자들이 당첨확인 절차를 거치기 위해 줄을 서있다.
ⓒ2006 오마이뉴스 안홍기
될 대로 되라지, '케사라'

1971년 이탈리아 산레모 가요제에서 불려진 노래, 케사라. '될 대로 되라지'. 젊은세대의 눈으로 보면 지금의 사회는 말 그대로 '케사라'가 아닌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농업 분야는 이미 물 건너갔고, 가게를 꾸린다 해도 대형화되는 유통업의 추세에 그조차 쉽지 않다. 너도나도 음식업에 뛰어들지만 8할은 문 닫고 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나마 올해의 취업인구가 30만에서 20만명대로 줄었다고 한다. 공무원이나 기업에 취업하기도 별따기 아닌가. 거기에 집값조차 엄두도 못나게 뛰어오르니 참으로 앞이 안 보인다.

지금의 집값 현상은 미래를 살아갈 후손들에 대한 죄라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인구가 계속 감소하면서 젊은이 하나가 노인 셋을 봉양해야 한다는데 이래저래 짐만 더 지우는 일이 아닌가.

7억으로 올랐다는 아파트에 사는, 아들만 둘 둔 그 친구도 14억은 벌어야 자식들이 아버지 수준을 유지할 것 아닌가. 허나 월급으로 사는 그 친구가 어찌 14억을 벌겠는가. 남은 몫은 자식들이 스스로 챙겨야겠지만 어느 세월에 집 한 채 마련하겠는가.

분양가, 원죄인 동시에 해결사

천정부지의 아파트 시세는 광폭풍에 가깝다. 사회적인 양심에 호소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기존의 아파트 값이야 어찌 통제할 것인가. 이제 해야 할 일은 분양가를 대폭 낮추는 일밖에 없다.

분양가만 낮출 수 있다면 기존의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주어 광폭풍을 어느 정도는 잠재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택지를 싼 값에 공급하고 원가를 공개하는 수밖에 없다. 건설 회사도 대승적 차원에서 저렴한 가격 공급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또다시 신도시를 짓는다고 한다. 투기 세력과의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땅값은 경쟁적으로 뛸 것이고 다시 분양가는 고공 행진을 할 것이다. 30평대에 5억~6억 되는 분양가는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역시 돈 있는 사람들의 투기장이 될 것이다.

집값을 잡겠다는 검단 신도시 건설 계획에 벌써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이 위기이면서 기회라는 생각이다. 땅값을 최소화하고 건설 원가를 공개하고 투기 세력을 근접하지 못하게 하여 분양가만 대폭 낮출 수 있다면, 집값 하락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지난 2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정부의 판교신도시 분양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남소연
정부와 사회가 팔을 걷어라

주변의 집값은 거품으로 간주해 무시하고 평당 가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금처럼 분양가가 1~2천만 원대로 굳어지면 집값 잡기는 요원하다. 정부는 집값을 무슨 일이 있어도 잡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하지 않았나. 이번에야말로 정권의 명운을 걸고 '올인'해야 한다. 다른 눈치를 볼 때가 아니다.

투기 세력을 철저히 막아 저가 분양에 따른 이익 실현을 막아야 한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양하도록 하고 대출·임대 등 필요한 조치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보유세를 철저히 부과하여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챙기는 현상이 없어야 함은 물론 그런 사회 분위기와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이런 일이 정부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여야라는 정치집단, 보수와 진보를 자처하는 언론,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 각종 시민단체, 학자들 나아가 짬짜미를 주도했던 일부 부녀회까지 모두 나서야 한다. 여기에 이기적인 계산으로 딴지를 거는 세력들은 미래 세대의 공적으로 규정해도 좋을 것이다.

의·식·주라는 말이 있듯이 주거는 인간이 살아가는 최소한의 기본권이다. 기본권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는 일은 단순히 경제적인 이익실현이 아니다. 더욱이 그것이 미래 세대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은가.

이제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챙기거나 짬짜미로 경쟁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몇천 혹은 몇억이든 오르는 가격만큼 미래를 살아갈 내 자녀들이 힘들다는 것을 헤아려야 한다.

우리가 쓰고 있는 자연환경의 주인은 미래 세대다. 그러기에 깨끗이 쓰고 나서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아파트 값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욕심 때문에 미래 세대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자포자기한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젊은이들이 딛고 일어설 언덕을 무너뜨리는 일만큼은 우리 어른들이 나서서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천정부지의 지금 집값은 미래 세대의 희망을 빼앗아가는 죄악이다.

/우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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