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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취직 못하는 건 학교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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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취임 1년 손병두 서강대 총장
[연합뉴스 2006-07-11 07:27]
손병두 서강대 총장 /백승렬/사회/

"올해만 지나면 완전 새로운 `서강' 될 것"
 

1년간 160억 모아 `마당발' 입증…"학생 취직 못하는 건 학교의 죄"

가톨릭대와 통합에 긍정적…"경쟁력 없는 분야 줄이는 게 구조조정"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경영인에서 대학 총장으로 변신한 서강대 손병두(65) 총장이 18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출신으로 `재계의 마당발'로 통한 그는 1년 전 총장 선임 당시 서강대 역사상 첫 `비(非) 신부' 출신 총장으로도 화제가 됐다.

 

손 총장은 1주년을 앞두고 10일 가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기업에 있다가 학교에 오니 환경은 많이 다르지만 인생의 마지막 봉사라 생각해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총장 취임 전 10년 간 서강대를 거쳐간 3명의 총장은 모두 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났다. 지난해 초에는 입시부정 사건까지 터지면서 학교가 심한 내분을 겪었다.

 

"취임 당시 학교 내에 팽배한 패배의식과 냉소주의를 걷어내는 일이 급선무였어요. 자신감을 회복시키고 긍정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최우선을 두면서 교수들과 화합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1년 간 가장 잘한 일이 바로 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손 총장은 "분위기가 개선됐으니 이젠 발전전략 추진에 가속도를 내려고 한다"며 "올해까지 기반을 다지면 내년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서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총장은 4년 임기 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국제화된 대학 ▲인성교육을 제대로 시키는 대학 ▲가장 실력있는 학생을 배출하는 대학 등 세 가지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인성교육을 강조하기 위해 취임하자마자 손수 실천한 것이 `인사하기 운동'이다. 교직원, 학생할 것 없이 마주치기만 하면 먼저 인사를 건넸다는 손 총장은 "이젠 학생들도 5~6m 앞에서도 `총장님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한다"며 웃었다.

 

인성교육기관인 `국제인성교육원'을 설립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손 총장은 "독지가로부터 기증받은 경기도 가평 현리의 5만평 부지에 국제인성교육원을 짓기 위해 현재 모 기업체와 논의 중"이라며 "완공되면 학생들이 직접 봉사체험을 하면서 체계적인 인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임 기간 1천억원의 발전기금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해 주목을 끌었던 손 총장은 `재계의 마당발'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1년 간 벌써 160억원을 모으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서강대가 지난 8년 간 모은 150억원을 이미 넘어선 액수.

그는 "150억원과 민자유치금 400억원으로 9월 중 국제학사, 지하캠퍼스를 착공한다"며 "국제학사는 국내외 학생 900명, 외국인 교수 50명을 수용하고 지하캠퍼스에는 각종 편의시설, 동아리방, 학생회 공간 등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인 출신 총장 답게 그는 졸업생들의 취업 문제에 대해서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그는 "비싼 등록금 내고 학교 다녔는데 취직도 못하게 하는 건 학교의 죄"라며 "여러 기업체와의 산학협동 계약을 해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취업시 우대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원리를 학교에 적극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교수들의 실적을 평가해 등급을 매겨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거나 7개 단과대학과 각각 협정을 맺어 목표치를 달성토록 한 방침 등이 대표적이다.

 

단과대학별로 졸업생 취업률 목표치까지 세우게 하고 학생들은 토익 점수가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면 졸업을 못하게 한 것 등도 그의 아이디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들이 자칫 `학교의 학원화'를 초래하고 학문연구기관에 성과중심주의 풍조를 지나치게 퍼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손 총장은 "학문 연구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우선 졸업 후 입에 풀칠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이젠 대학에도 경쟁원리가 도입돼야 하며 교수들도 지금까지는 잘 따라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가 화두로 떠오른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통폐합하고 사람을 줄이는 것 만이 구조조정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손 총장은 "경쟁력있는 분야는 키우고 없는 분야는 줄이는 게 구조조정의 본질"이라며 "서강대가 전통적으로 강한 인문, 경제ㆍ경영, 이공계 등을 키우고, 특히 경제 쪽은 적극 밀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됐던 가톨릭대와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논의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긍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취임 후 `서강대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오면서 사례발표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는 게 홍보실측의 설명. 하지만 손 총장은 당분간 외부 강연 등을 자제하고 교내 활동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주년 기념식 대신 보직교수, 직원들을 불러 밥이나 한 번 살 생각"이라며 "학생들에게는 1주년을 자축하고 향후 비전을 소개하는 e-메일을 직접 써 띄우려 한다"며 웃었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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