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이후 재개발 구역에서 열기를 띠었던 시공사 선정이 새해
벽두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신년 벽두부터 시공사들의 수주 형태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아 우려의
시선이 크다.
현재 시공사의 홍보전이 한창인 부산의 재개발 구역들에서는 물밑 작업이 시작된 작년 말부터 이러한 조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공사가 선물 공세를 하면 경쟁사는 더 비싼 것으로 대체하는 속칭 ‘돈질’이 시작됐던
것이다.
서울에서의 사정도 부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공사 직원을 대신해 홍보 도우미로 나선 이른바 OS요원 중 한명은
자신의 몸담고 있는 회사보다 상대 회사의 선물이 고가여서 걱정이라는 푸념도 들리는 실정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대방에 대한 흑색선전과 유언비어 유포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품질과 가격에 대한 내용은 접어 놓고 전문성이 없는 주민들을 상대로 구태적인 소위 ‘네거티브 전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주민들의 수준이 이러한 점에 현혹될 만큼 낮지 않다는 것이다. 부산의 한 주민은 “어차피 공사비에 선물
비용 등 홍보비를 다 포함시키는 것 아니냐”며 “시공사들의 홍보 행태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였다.
새해가 시작됐다. 올해도 작년처럼 많은 사업장에서 시공사의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새해부터는 돈을
쓰기보다는 주민들의 마음을 잡는 홍보 전략을 세우길 바란다면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