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인생을 선택할 때 원칙 3가지"
살고싶은나라 정의로운사회 만들기 2011/05/22 22:37
어제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는 “우리 함께 꿈꾸자” 라는 주제로 청춘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안철수, 박경철, 김여진, 조국, 김제동, 법륜스님 6인의 이 시대 국민멘토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요. 카이스트 자살, 치솟는 실업률, 등록금 압박 등.... 좌절하는 청춘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던져주고자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을 폭포수처럼 쏟아내 주셨답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라 오늘부터 3일에 걸쳐 차례대로 연재해 드리려 합니다. 자, 기대해 주세요~
첫 번째 포스팅은 대학 순회강연으로 너무나 유명한 안철수, 박경철 두 분의 대담입니다. 두 분의 이제 국민멘토 반열에 오른 것 아닌가 싶은데요. “청년, 도전을 묻다” 라는 주제로 열띤 대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 안철수 : 자신이 청년인지 쉽게 아는 방법은 과거를 집착하느냐, 미래를 바라보느냐 이다. 육체적인 나이는 청년인데 자꾸 과거에 집착한다. 그러면 그 분은 노인이다. 육체적인 나이가 많더라도 미래를 계속 바라본다. 그러면 그 분은 청년이다. 오늘 저희들이 나눈 이야기들이 여러분들로 하여금 청년이 되도록 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 박경철 : 청년들의 멘토가 되어달라고 저희들을 이 자리에 불렀다고 한다. 멘토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 안철수 : 멘토는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멘토도 조언자에 불과하다. 사람마다 성격이나 능력이 다 다른 법인데 그런 것들을 멘토들이 모두 파악하기는 힘들다. 멘토가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 잘못되었고 위험하다. 그 분들의 말도 하나의 조언으로 받아들여서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자기 선택을 해야 많은 도움이 된다. 그렇게 할 때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힘도 나온다.
▶ 박경철 : 20대에 도전이라는 것은 두렵기도 하다. 요즘 들어서 도전이라는 말 자체는 마치 그래야만 한다는 하나의 아젠다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 안철수 : 더욱 강조되는 이유는 콤플렉스의 반영 아닌가? 도전하기 힘들어지는 여건이니까 오히려 도전이라는 말이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도전하는 게 힘들어지는 원인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못살던 나라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해서 세계 10위권 안에 들게 되었다. 우리가 성장을 위해 택한 방법은 남들이 한 것을 가만히 살펴보고 그 중에서 성공 가능성이 입증된 데 투자를 하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고 전속력으로 앞서 나가는 거였다. 그런 과정에서 옆에서 누가 넘어져도 그냥 짓밟아 버리고, 실패한 사람은 절대 살려두지 않는 문화가 정립 되었다.
그렇게 해서 2만불 소득이 됐는데, 문제는 거기서 6년째 머물러 있다는 것이고 주춤주춤 하는 사이에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더 심한 패스트 팔로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선택은 둘 중에 하나이다. 그대로 있다가는 중국 때문에 추락할 형편에 놓여있고. 또는 지금 현재를 극복해야 한다. 극복할 수 있는 통로는 단 한 가지다. 남들이 안한 분야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거다. 그런데 전반적인 문화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고 실패하는 사람은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습관에 물들어 있다.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걸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
▶ 박경철 : 안선생님은 몇 가지 선택에 있어서 참 인상적이었다. 당시 의사 사회에서 최연소 학과장을 지냈고 계속 있었으면 더 나았을 것인데 아쉽게도 그만두셨다. 바이러스 때문에(웃음). 그때만 해도 벤처기업 해서 밥 먹고 살 수 있나 하는 분위기였다. 그것도 안티바이러스는 다 공짜였으니까. 의사를 그만둬버리면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을 던져버리는 것이었고, 바이러스 쪽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상상도 못했던 시기였는데... 그 선택의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었던 나름의 원칙이 있었는가?
▶ 안철수 : 의사 7년 동안 두 가지 일을 같이 했었다. 결국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더라. 컴퓨터바이러스도 매년 2배씩 늘어나서 새벽에 잠 안자고 3시간 정도 하는 걸로는 해결이 안 되고, 의과대학 쪽도 지도학생 받으라고 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가 되었다. 자기 인생을 나한테 받치러 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새벽에 몰래 일어나서 딴 짓하면 나쁜 사람 되는 것 같았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참 쉽지 않은 선택이더라. 희생 없는 선택은 없더라. 기회만 찾으려고 하다 보면 평생 선택 못하고 죽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답은 이 세상 누구도 줄 수 없다. 멘토도 줄 수 없다. 자기가 찾아야 된다. 저 같은 경우에는 3가지 원칙이 있었다.
첫 번째, 중요한 선택을 할 때는 과거는 잊어야 된다. 사람이 열심히 살게 되면 뭐를 가지게 된다. 다음에 이어지는 모든 선택은 이것을 놓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려고 하다 보니 좋은 선택을 하지 못하고 망가지는 경우들이 많다. 고생하다가 성공 하면 그 노하우에 감정적으로 밀착이 돼버린다. 그러나 주위상황이 바뀌면 그 전까지의 성공 노하우는 더 이상 진실이 아니게 되는 순간이 온다. 성공 노하우와 감정적으로 분리가 안되서 계속 그 방법을 고집하다가 결국은 회사가 안 좋아진다. 정말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는 과거를 잊어야 되더라. 실패뿐만 아니라 성공도 잊어야 된다.
두 번째, 주위사람 평판에 너무 연연하면 안 된다. 카이스트에서 어떤 학생이 부모님 말씀만 듣고 과를 선택했는데, 결국은 3학년 되어서 용기도 안 나서 점점 더 시들어가는 걸 봤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자살도 있었다. 단기적인 행복을 위해서 선택 하게 되는데, 결국은 본인도 불행하고 주위사람들도 불행하게 만드는 것 같다.
세 번째, 결과만 놓고 미리 욕심내면 안 된다. 사업을 해보니까 열심히 해도 실패하고, 열심히 안 해도 성공하더라. 결국 내가 성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몫은 아무리 많아도 3분의 1정도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 즉 한국사회가 저한테 여건을 제공해 준 몫이 최대한 3분의 2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몫은 다 내꺼야’ 하며 성공을 독식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사회 전체를 위한 본연의 일에 충실하다보면 수익창출은 결과로서 자연스럽게 도출될 뿐이다. 수익창출이 목적이 되면 안 된다.
이 3가지 원칙을 가지니까 복잡한 판단들이 다 없어지고 본질만 남더라. 결국 본질이라는 것은 이것 아닌가? 어떤 선택이 나한테도 의미가 있고, 내가 재미를 느끼고 열정을 갖고 지속할 수 있는 일이고, 욕심으로서가 아닌 내가 정말로 잘할 수 있는 일인가. 30대 초반에 6개월 동안 치열하게 고민해서 나름대로 얻었던 저의 원칙이다.
▶ 박경철 : 요즘 인재라는 말을 많이 쓴다. 예전의 인재는 말 잘 듣는 인재 아니었습니까?
▶ 안철수 : 제가 실리콘벨리에 있을 때 폴그람이라는 벤처기업 인큐베이터에게 물어봤다. 어떤 사람을 뽑느냐고. 자기 원칙은 하나라고 했다. “내가 틀릴 수 있다” 그 말 하는 사람만 뽑는단다. 왜 그런 말이 중요하냐 물어봤다. 흔히들 내가 틀릴 수 있다고 말하면 면접할 때 좋은 평가 못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말이 바로 자신감의 표현이란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죽었다 깨어나도 자기가 틀릴 수 있다는 말을 못한단다. 그리고 그런 사람만이 발전할 수 있단다. 한 사람은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고,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고 치자. 사고방식 하나 때문에 10년 후의 그림이 정해진다. 자기가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가 틀릴 수도 있으니까 가능성을 열어놓고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런 노력들이 일어나지 않다보니 10년 후면 굉장히 차이가 나는 사람이 되는 거다.
그리고, 다음 까페(cafe.daum.net/chungcon)를 통해 청춘들의 고민에 대해 편지를 직접 받았었는데요. 그 중 채택된 2개의 편지가 낭독되었고, 그에 대한 답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안철수 : 저도 20대에 같은 고민을 했다. 도대체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게 과연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의대를 다니면서 제가 나름대로 했었던 일이 의료봉사활동이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내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결국 답은 자기가 가진 것 같다.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기회를 주는 것이다. 회사 사장은 절대 하면 안 된다고 제 주위에 모든 이들이 그랬다. 그러나 시작했고 10년 경영을 했다. 뒤돌아보니까 나도 남들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서야 비로소 발견을 한 거다. 만약 선입견에 사로잡혀서 저한테 그런 기회를 안줬으면 제가 경영자로서 능력이 있는 것도 모르고 그냥 죽었을 것 같다. 그나마 도전을 해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 알게 된 거다. 어쩌면 청년시절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자기가 자기에게 기회를 주는 것 같다. 그 과정을 통해서 자기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고, 어떻게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차츰차츰 알아가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20대에 실패는 없는 것 같다. 실수만 있을 따름이다. 세상에 실수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없다. 차라리 젊을 때 실수를 많이 하면 나이 들어서 안 하게 되지만, 젊을 때 안전한 길로만 가면 나중에 크게 실패를 하게 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 자기가 자기에게 기회를 주는 경험들을 많이 가져보시기 바란다.
△ 간단히 몸풀기 형식으로 OX퀴즈가 진행되었는데요. 국민 모두가 성공했다고 인정하는 두 분도 스무살은 불행했었다고 하네요. 다들 위로가 되시죠? ^^
5천여명의 청중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안철수, 박경철 두 분이 일어나서 정중하게 답례 인사를 올립니다. 다시 뜨거운 박수가 계속됩니다. 어깨가 축 쳐져있던 청춘들이 큰 위로와 응원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아니 열정과 용기라는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이 땅의 청춘들에게 실패란 없다고 하시네요. 자신에게 넘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마음껏 주라고 토닥여 주시네요. 우리는 그동안 실패할까봐 늘 두려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공은 무수한 실패 속에서 교훈을 얻어서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것이지요. 욕심만 갖고 그냥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오늘 두 분의 멘토를 통해서 크게 깨닫습니다. 청춘이여, 마음껏 도전하라고. 도전하는 게 청춘이라고!
어제 강연에 참석하지 못한 수많은 이 땅의 청춘들에게 이 글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http://v.daum.net/link/16939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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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번 포스팅한 <안철수-박경철>편에 이어서 오늘은 <김여진-조국>편이 되겠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기사를 보니까 한나라당에서 반값 등록금 공약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하네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있더군요. 여러분도 저랑 같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바로 <배우 김여진>입니다. 한나라당의 발표가 있으면서 김여진에게 기자들의 인터뷰가 쇄도하지 않을까 예상되네요. 어제 청춘콘서트에서도 김여진의 반값 등록금 이야기와 그녀의 사회실천에 대한 많은 질문들이 재미있게 나누어졌습니다. 게다가 조국 교수님이 김여진씨의 대담자로 나오셔서 더 재미난 대담이 이뤄졌답니다.
“저희들은 미모로 밀겠습니다”
김여진-조국 교수님은 앞서 대담자로 나오신 강연계의 스타 안철수-박경철을 많이 의식하신 듯 미모로 밀겠다고 하시며 등장했는데요. 등장부터 청중들의 큰 웃음을 자아내었습니다. 뚜벅뚜벅 무대로 걸어 나오시는데 그 광채가 선남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 같더군요.ㅎ
▶ 김여진 : 교수님은 학교에 계시는 분이니까 요즘 젊은 친구들 보면 어떠신지 궁금하다.
▶ 조국 : 왜 이 시대 청춘들이 이 좋은 오후에 여기 와 있을까. 밖에서 놀던지. 얼마나 공기도 좋고 볕도 좋은가? 여기서 출발한다. 청춘의 특권은 패기이고 도전이고 명랑함이다. 이런 것들이 언제부터인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을 느꼈다. 근래 몇 년간 학생들이 계속 힘이 빠지고 힘들어하는 것을 보았다. 원인이 뭘까? 불안이라고 생각한다. 왜 불안한가? 열심히 공부해서 학점 따고 스펙 따고 비싼 등록금 내고 공부를 해도 졸업해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취업 후에는 집 마련할 수 있을까, 애 낳아서 잘 지킬 수 있을까, 정년 보장까지 받을 수 있을까, 등등등... 이런 불안들이 가장 발랄하고 패기 있게 움직여야 할 사람들은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여러분 스스러가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야 된다. 간단히 얘기하면, “난리를 치라”고 말하려고 여기에 왔다.
▶ 조국 : 김여진씨는 홍대 비정규직 노동자 등 종횡무진 활약 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김여진씨 트위터에 정신 나간 이야기를 해서 검색어 1위에 등극하셨다.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인데 미친X라고 표현을 했다. 좋았던 것은 김여진씨가 이렇게 답을 했다. 그래 그럴지도. 왜 지금 미친 짓을 하고 계신지 묻고 싶다.
▶ 김여진 : 한 트위터 친구 분이 축하 맨션을 달아주었다. “축하합니다. 국민 미친년에 등극하셨습니다.” 라고(웃음). 그 분이 어떤 분인지는 전혀 몰랐다. 정말 딱 3자로 미친년 이렇게 쓰셨기에 참 신선하다고 생각을 했고, 생각해보니 “맞을지도” 라고 답을 드렸던 것인데... 굉장히 파장이 커졌다.
왜 이렇게 됐을까? 1월부터다. 홍대를 찾아갔던 게 큰 계기가 되었다. 어떤 분들은 제가 사회적 활동을 하고 발언하는 것이 갑작스럽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여러분 나이일 때 저도 사회운동이라는 난리를 치면서 살았다. 어느날 너무 힘이 들어서 더는 이렇게 못살겠더라. 행복하지가 않았다. 그래서 다 그만두고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저는 지금도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러나 몇 가지 계기들이 있었다. 4~5년 되었다. 국제구호활동단체 JTS에서 거리모금을 나가면서 배고픈 사람이 먹을 수 있고 아픈 사람이 치료받을 수 있고 아이들은 제 때에 배울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같은 동료 연기자 분들의 자살을 보게 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고 최진실씨의 죽음이었다. 최진실씨 같은 경우는 모든 연기자들의 워너비라고 할 수 있었다. 몇 번의 추락의 위기를 다 극복하고 가장 오랫동안 정상에 있었던 분이다. 꿈의 정점에 계셨던 분이 자살로 돌아가셨다. 충격은 컸다. 우리는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을까, 내가 욕망하고 있는 것이 도대체 뭘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활동에 다시 참여하게 되었다.
인도의 천민마을에 봉사활동을 갔다. 여러분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조계사에서 진행자로 참여했다. 그렇게 한발 한발 걸어왔다. 저로서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왜 저분들이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을 하며 하대 받아야 하는가. 왜 우리는 그런 환경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 분들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그 분들이 어떤 환경에서 밥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평균 나이 60세가 넘는 그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니다. 그 분들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그 반응이 너무나 열렬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다. 거기에는 트위터라는 강력한 소통의 무기가 있었다. 제 목소리로 말씀을 드릴 수가 있었다. 트위터로 응원도 해주시고 모금도 해주시고 조선일보에 광고도 냈고 파티도 하고 윷놀이도 하고 영화도 함께 봤다. 이런 와중에 타결이 됐다. 우당탕탕 뭐를 하고 있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마무리가 되었다. 노래를 부르고 김치를 담갔을 뿐인데 세상 모든 문제가 나의 문제로 다가왔다. 여기도 그런 분들이 계시네, 저기도 그런 분들이 있네, 이게 남의 일이 아닌 것이 된 것이다.
작은 경험 하나하나가 모였다. 누구나 물에 빠질 수 있고 절벽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내가 누군가를 외면할 때, 내 안에는 나도 반드시 저런 경우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싹트기 시작한다. 지금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것은 여기로부터의 해방인 것 같다. 사람들과 함께 도와가면서 갈 수 있다. 지금은 가속도가 붙어서 여러 가지 과제들에 대해서도 계속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된 것은 아니다. 대단한 것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즐겁게 지내고 있다.
▶ 조국 : 김여진씨의 활동에 대해서 반대를 표하는 사람도 있고, 할퀴려고 손톱을 내밀거나 싫어하거나 셈이 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힘든 일이 많지 않을까 예상되는데 두렵지 않으신가?
▶ 김여진 : 어제 트위터에 “상처는 오직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는다. 그러니 나한테 상처를 주고 싶거든 어떻게...” 이렇게 썼었다. 이게 솔직한 심정이다. 함부로 상처받지 않겠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픈 말을 하면 아프다.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이다. 누구나 사람은 생각이 다르다. 저에게는 저의 생각이 있고 그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생각이 있을 뿐. 저도 누군가를 미워할 때가 있다. 그건 그 사람의 생각이다. 그 사람 눈에는 제가 그렇게 보이는 게 맞는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 상관 안 하면 된다.
정말 두려운 건 저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다. 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칭찬들을 해 주시는데 저는 그런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이름도 날라리라고 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들의 기대가 약간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 조국 : 김여진씨가 날라리 외부세력이라는 말을 썼을 때 너무 좋았다. 날라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투사 같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배우면 배우로서, 교수는 교수로서, 자기 방식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간단한 말로 보여주신 것 같다. 나는 날라리인데, 날라리 입장에서 이 꼴은 못 보겠다고 하신 거 같다.
▶ 김여진 : 교수님은 최근 콘서트를 하시며 전국 방방곡곡 안다니는 데가 없으시다.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안 해도 될 일을 하시니 칭찬을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공격도 많이 받고 계시다. 그 심정을 듣고 싶다.
▶ 조국 : 2012년 때문이다. 지금까지 배워왔고 가르치고 있는 법과 제도의 바른 모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 이대로 간다면 2012년 이후에 또 이런 모습이 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세월이 흘러 그때까지도 이런 식으로 간다면 스트레스 쌓여서 당장 내 암에 걸리겠더라. 자신의 노동 가치를 정당하게 대우 받고 합리와 상식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하겠기에 정치인은 아니지만 제 나름의 방식으로 질러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 계신 청춘에게 묻고 싶다. 결혼하고 아이 낳았을 때 아이들이 여러분에게 물을 것이다. 아빠 엄마 2012년에 뭐했어? 답을 하나 해야 될 것 아닌가? 2012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입법 권력과 행정 권력이 모두 동시에 바뀐다. 주변 5개 나라의 모든 권력이 바뀐다. 엄청난 변화가 2012년에 일어난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바뀌고 남쪽의 시스템이 바뀐다. 날라리건 누구든 간에 각자의 방식으로 뭔가를 해야 되지 않겠는가.
여러분들의 행복을 위해서 살라고 말하고 싶다. 스펙 자체로 보게 되면 여러분은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고 계시다. 스펙 쌓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제도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는 개인적으로 스펙을 쌓는다고 하더라도 승자가 될 확률이 매우 적게 되어있다. “스펙 더하기” 제도를 바꾸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서 제도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여러분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 김여진 : 나는 외면하고 회피하면 행복하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 열심히 운동하다가 힘들어서 관뒀다. 외면하면서 오로지 나의 꿈을 향해 살아갔다. 그런데, 그 길이 바로 낭떠러지였던 것이다. 동료들의 자살을 보며 그걸 알게 되었다. 그제서야 브레이크를 잡았다. 이렇게 사는 것이 내가 행복한가 물어봐라. 사실 정의라기보다는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보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불편한 것은 불편한 거다. 불편함은 눈을 감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홍대에서 했었던 일들도 굉장히 애쓴 것 같지만 안 그렇다. 시간 날 때 잠깐 들렀던 거다. 트위터로 사람들이 모여서 김장을 해드렸는데 딱 2시간 만에 끝났다. 일주일에 한 두시간 이상 투자하지 않았는데 그런 결과를 가지고 왔다. 가장 많이 놀란 사람은 나 자신이었다. 일주일에 한두 시간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즐겁다. 그런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 다른 사람 욕하고 돈 쓰고 술 먹는데 에너지 쏟지 말고, 이렇게 재미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바꾸는데 에너지를 써 보자는 것이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아주 작은 것 하나씩만. 길고양이 문제, 유기견 문제, 학대받는 아이들 문제, 급식 문제, 환경 문제, 등록금 문제 무엇이든 상관없다. 일주일에 한 두 시간씩만 시간을 내서 해보시면 된다. 그게 얼마나 즐거운지 맛보면 그 다음엔 고민할 것 없다. 가족들이 반대한다고 일일이 답하고 설명하고 이유를 말하느라 힘 빼지 마시라. ‘그 사람들은 그렇게 보는 가봐’ 이렇게 가볍게 넘어가면 될 것 같다. 이 일을 하고 있는 내가 행복해 보이면 결국 해결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당차고 편안한 김여진씨의 이야기 속으로 정신없이 빨려들어 갔습니다. 조국 교수님의 기운차고 논리적인 말씀을 들으며 답답했던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들이 점점 또렷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외면한다고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정의라는 것은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다. 솔직해지면 공감하게 되고, 공감하면 행동하게 되고, 행동하면 변화가 생기는 거지요. 오늘 조국 교수님과 김여진씨를 통해 크게 깨닫습니다. 청춘들이여, 우리마음에 대해 솔직해지자! 그리고 정의를 외치자!
어제 강연에 참석하지 못한 수많은 이 땅의 청춘들에게 이 글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다음은 "김제동-법륜스님이 함께 나눈 대담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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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우리 함께 꿈꾸자”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앞서 <안철수-박경철>, <김여진-조국> 두 번의 대담 이야기를 연재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법륜스님-김제동>의 대담 이야기입니다.
법륜스님과 김제동이 함께 무대에 등장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집니다. 시작부터 크게 웃을 수 있었는데요. 법륜스님이 “오늘 이 자리는 강연자를 포함해서 모두가 무료 봉사로 참여하여 이뤄진 것”이라 소개하니 "자신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김제동이 너스레를 떨자, 법륜스님이 “내가 김제동씨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었으니 오히려 돈을 내놔라” 해서 청중들 모두가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실제로 김제동은 강연장을 찾아온 5천여명의 젊은 청춘들을 위해 무료로 재능 기부를 해주셨고요, 또 행사 진행료 마련에 자신도 동참하시겠다며 티셔츠 4장을 10만원에 구입하셨답니다.ㅎㅎㅎ
토크콘서트의 황제 김제동과 즉문즉설의 대가 법륜스님의 만남. 이 두 분이 어떻게 조화가 될지 생각만 해도 아찔했는데요. 감동과 재미가 함께 어우러졌던 그 현장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김제동 : 언론에서는 스님과 제가 같이 있는 사진을 경북지방에는 안 나가도록 해 달라. 우리 어머니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여서 충격이 크실 수 있다(청중들 웃음).
△ 김제동씨 죄송합니다. 스님과 같이 있는 사진 올리고 말았네요.ㅎㅎㅎ
▶법륜스님 : 여기 오신 분들은 다 김제동씨 보러 온 것 같다. 김제동씨가 먼저 좋은 이야기 해달라.
▶김제동 : 웃고 살자. 웃음만한 혁명 없다. 어제 봉하마을에서 토크콘서트 했는데 중학교 3학년짜리 애가 6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뒤에 가서 ‘안 힘드냐?’ 그랬더니 “공짜인데 이 정도는 기다려야지요.” (청중들 웃음)
그런 아이들처럼 웃으면서 한번 살아보자. 또 어떤 아이한테는 “이름 석 자 얘기해 보세요” 그랬더니 “못해요”, “왜요?” 그랬더니 “외자입니다” 그랬다(청중들 웃음).
또 아이들한테 속담 문제를 내봤다. 사촌이 땅을 사면 뭡니까? 배가 아프다 이거지요. 그런데, 그 아이는 8살이라 그 속담을 몰랐다. 그래서 “사촌이 땅을 사면 뭐?” 했더니 “가 본다” 이랬다(청중들 웃음).
기가 막히지 않는가? 사촌이 땅을 사면 가보겠다. 가서 몇 평 샀는지 보고 배가 불편할지 말지 결정하겠다. 참여해 보겠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세상에 안주하지 않겠다. 세상을 창문 밖으로만 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가봐야 된다. 가서 두발 딛고 내가 주인이 되어서 내 눈으로 똑바로 봐야 된다.
등록금 고지서가 나오면 얼마인지 보고, 옆에 계산기 갖다 놓고 나누기 2를 해보고, 빨간 줄로 딱 긋고 그 밑에 나누기 2 한 반값 등록금을 적고, 다 같이 가서 웃으면서 낸다. 그리고 학교에 다닌다. 학생들이 원하면 분명히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학교의 주인은 누구? 학생이니까. 그래서 아이들처럼 좀 멋지게 아무 것에도 걸리지 말고 자기 할 말 딱 하고 살자.
밤 늦도록 술 먹고 사람들에게 떠들면서 해를 끼치는 행위, 뭐? 고성방가. 어떤 애가 ‘아빠인가’(청중들 웃음) 5분간 굴렀다. 걔가 웃기려는 욕심을 내서 웃긴 것 같은가? 그렇지 않다. 힘들여서 하면 뭐든지 잘 안 된다. 즐겁게 사뿐사뿐 괴롭지 말고 살아보자.
▶법륜스님 : 청년들한테 질문 좀 받자. 왜냐하면 이런 이야기는 TV에서 맨날 보는데...
▶김제동 : TV에 제가 맨날 나오지 않습니다. 한 동안은 안 나왔고(청중들 웃음).
▶대학생 질문 : 부모님이 성격 차이가 있어 자주 싸우시고 제가 10살 때 별거도 하셨지만 주변 도움으로 헤어지지 않고 저희를 키워주셨고 지금까지 잘 자랐다. 하지만 오빠가 고등학교를 다른 곳으로 진학하게 되면서 제가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부모님이 많이 싸우셔서 지금은 별거를 하고 계신다. 별거하는 과정을 다 봐왔고 서로의 힘든 점을 이해했기 때문에 한 분만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이혼 얘기가 많이 불거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아버지께서 저와 오빠가 학업을 마치게 되면 스님이 되어 절로 들어가겠다는 말씀도 하셨다...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가 얼마나 힘이 드셨으면 그런 결정을 하게 됐을지, 또 평소에 아버지와 통화를 많이 해서 서로 힘내라는 말도 자주 했다. 최근에는 아버지가 ‘힘들다. 포기하고 싶다.’ 이런 말을 솔직하게 하셨다. 아버지에게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 저 뿐만 아니라 가정의 위기에 처한 친구들이 많다. 그런 청춘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법륜스님 : 부모님이 싸우시니까 자식으로서 마음이 아프시겠다. 몇 살이죠?
▶대학생 : 24살입니다
▶법륜스님 : 성년이 지났어요? 안 지났어요?
▶대학생 : 지났습니다
▶법륜스님 : 지났지요. 그러면 어머니 아버지 싸우는 건 그쪽 부부의 일이다. 그러니 두 분이 싸울 때는 응원하는 마음을 내라. 소싸움 하는 것 구경하셨어요? 그때 사람들이 ‘우리 소 이겨라’ 이렇게 응원을 한다. 그런 것처럼 엄마 아빠가 싸우거든 소싸움 구경하듯이 ‘엄마가 이겨라, 아빠가 이겨라’ 이렇게 응원을 한번 해봐라. 그러면 두 분 싸우는 게 슬플까? 재밌을까?
▶대학생 : 재미있겠지요
▶법륜스님 : 그럼 엄마 아빠가 싸워도 나는 행복할 수 있어요? 없어요?
▶대학생 : 있어요
▶법륜스님 : 그럼 내가 행복하면 내가 엄마를 미워할 일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대학생 : 없습니다
▶법륜스님 : 아빠를 미워할 일도?
▶대학생 : 없습니다
▶법륜스님 : 두 분이 싸우는 걸 보고 내가 슬퍼하면, 내 바램에 따라서 엄마 아빠가 안 싸울까요? 내가 아무리 싸우지 말라고 해도 자기들 싸울 일이 있으니까 싸울까요?
▶대학생 : 싸우시겠지요
▶법륜스님 : 그런데 엄마가 내 말 안 들으면 미워질까요? 안 미워질까요?
▶대학생 : 미워집니다
▶법륜스님 : 아빠보고 엄마하고 싸우지 말라고 하는데, 아빠가 내 말 듣고 싸울까요? 안 싸울까요?
▶대학생 : 싸우겠지요
▶법륜스님 : 그럼 아빠 미워질까요? 안 미워질까요?
▶대학생 : 미워져요
▶법륜스님 : 그러면 엄마 아빠 싸우는 문제를 가지고 싸우지 말라고 하면, 나하고 엄마하고도 싸우고, 나하고 아빠하고도 싸우니까, 세 사람이 끼리끼리 다 싸운다. 그런데 엄마 아빠 싸우는 걸 내가 ‘우리 소 이겨라’ 이런 마음으로 응원을 하면, 둘이 싸우는 건 똑같은데 나하고 엄마하고 나하고 아빠하고는 관계가 좋다. 어떤 게 현실적으로 이익인가?
▶대학생 : 소싸움 하듯이 응원하는 것
▶법륜스님 : 예, 엄마 아빠가 싸운다 하더라도 그것이 내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엄마 아빠가 싸우기 때문에 내가 지금 괴로운 게 아니고, 내가 어리석기 때문에 괴롭다. 엄마 아빠 안 싸웠으면 좋겠다는 내 욕구가 안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금 내가 괴롭다. 나만 괴로운 게 아니라 나하고 엄마하고 싸우고 나하고 아빠하고 싸워서 집안을 더 시끄럽게 만든다. 처음에는 얘기가 안 되는 것 같지만 이렇게 얘기를 듣고 보니까 스님 얘기 말 된다. 이런 생각이 좀 들어요? 안 들어요?
▶대학생 : 들어요
▶법륜스님 : 들죠?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니까 앞으로 엄마 아빠가 싸울 때 ‘엄마 아빠 싸우면 안 됩니다.’ 이런 생각을 하지 마라.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기나 이렇게 게임으로 보고 관심을 가져라. 아빠는 힘으로 하나? 엄마는 말로 하나? 반칙으로 무엇을 하나? 이런 마음으로. 이렇게 되면 제일 좋다.
그런데, 딱 보면 구경이 안 되고 자꾸만 내가 끌려 들어간다. 통제가 도저히 안 된다. 이러면 밖으로 나가버리는 게 좋다. 남의 부부싸움을 굳이 내가 구경할 필요 없다. 나의 엄마, 나의 아빠라는... ‘나’라는 것을 끊어버리고 ‘두 부부가 싸운다’ 이렇게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본다. 두 부부가 싸우는 건 이 세상에서 항상 있는 일이고, 부부싸움 구경은 가끔 재미도 있다. 이럴 때 내가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갈 수가 있다.
지금 엄마 아빠가 구렁텅이에 빠져 있는데 내가 거기에 같이 끌려가는 게 좋으냐? 나라도 구렁텅이에서 나와서 엄마 아빠를 언젠가는 건져낼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게 좋은가? 이것은 무슨 신에게 비는 얘기도 아니다. 내가 나를 어떻게 행복하게 가꿀 것이냐는 문제다. 내가 어리석어서 그 두 분에게 빨려 들어가서 나를 불행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를 낳아주고 키워준 엄마 아빠에 대한 감사함을 잃어버리고 있다.
‘엄마 아빠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갈등이 있는 가운데서도 내가 클 때까지 안 버리고 이렇게 살아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이제 내가 다 컸으니까 그 분들도 이제 자기 행복을 찾아야 되겠지요? 오히려 아빠한테 "아빠! 나 이제 어른 됐으니까 그동안 키워준 거 정말 고맙다. 저 때문에 무거운 짐을 지고 인생을 살 필요 없습니다. 아빠도 이제 아빠의 인생을 찾고, 아빠의 자유를 찾으십시오." 말해라. 아빠가 출가한다고 하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아빠를 격려해 주기 바란다. 답변이 되었어요?
▶대학생 : 충분합니다(환하게 웃음).
▶김제동 : 스님 말씀 들으니까 편해지시지요?
▶법륜스님 : 우리 김제동씨 순발력도 있고, 재바르게 하는 것도 있고, 채식도 해서... 본인은 교회 다닌다고 계속 강조 하는데, 교회 다니는 것 상관없다. 난 별로 그런 것에 구애 안 받으니까. 김제동씨 스님이 되면 어떠냐? 출가해 볼 생각 없어?
▶김제동 : 다 좋은데 지금 하나 걸려 있습니다. 여자. 더 정확히 얘기하면 성. 정말 미치겠어요.
▶법륜스님 : 그럼 조금 더 있다가 오라(청중들 웃음).
△ 법륜스님 김제동에게 "출가해 볼 생각 없냐?"고 묻자 고개를 갸우뚱 망설이는 김제동.
▶김제동 : 웃음은 혁명이다. 웃음이 바로 창의성이다. 왜냐하면 예측 가능한 것에 사람들은 아무도 웃지 않는다. 여기 한 아이가 올라오다 넘어지면 웃습니까? 안 웃습니까? 안 웃지요. 왜냐하면 아이는 늘 넘어지니까. 그런데 여기 대통령이 올라오다가 탁 걸리면 웃깁니까? 안 웃깁니까? 웃기지요. 더 웃긴 건 뭡니까? 안 걸린 척하고 걸어갈 때(청중들 웃음). 예측 불가능한 것에 사람들은 웃는다.
갑자기 온 대학생들이 등록금 고지서에 빨간 줄을 쫙 긋고 엄마하고 손잡고 와서 반값만 내고 학교를 다니고 있다. 웃기지 않겠습니까? 예측 불가능하니까. 20대니까 그럴 자격 있다. 30대도 그럴 자격 있다. 통통 튀어라, 눌려있지 마라. 예측 불가능하게 살자. 그러나 불행하지 않게. 당당하게 자유롭게.
남의 이유가 아니라 자기의 이유로 사는 것. 스님 말씀처럼 세상이 나를 굴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굴릴 수 있도록. 20대 투표율이 100%가 되어서 우리가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어라, 여기 표 나오네’ 해서 정치인들이 여러분에게 구걸하도록. “우리 당에서 등록금 50% 깎을게”, “저쪽에는 70% 깎는데요?” 정치를 누가 굴린다? 여러분들이 굴리는 것이다.
▶법륜스님 : 도전적인 것도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하고, 정의를 세운다는 것도 굉장한 각오가 필요하다. 여기에 하나가 반드시 추가되어야 하는데 그게 뭐냐? 행복이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행복한가? 안중근 의사는 사형 당하면서 슬펐을까? 슬프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면서 너무너무 괴로웠을까? 안 괴로웠다. 괴로운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저 인간 지옥에 넣어주세요’ 이래야 되잖아. 그런데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몸은 비록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지만 그의 영성은 누구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부모와 갈등할 수도 있고 원하는 게 뜻대로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마음은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행복을 유지해야 된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면 옛날처럼 분노하지 않고도 웃으면서 가볍게 대응하는 힘이 생긴다. 공부도 이 악물고 하지 말고 공부한다는 게 너무너무 재미있어야 된다. 시험에 붙기 위해서 공부하지 말고 법률을 알고 싶어서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가기 위해서 공부하지 말고 인생을 사는데 이 정도는 상식은 알아야 된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해라.
80년대에는 벽돌을 들고 혁명을 했다면, 지금의 혁명은 엄지손가락 갖고 하면 된다. 엄지손가락이 죄가 있는 게 아니고 머리가 문제다. 머리가 좀 깨야 된다. 투표를 하려면 머리가 깨야 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이 일을 기쁨으로 즐겁게 재미로 해보자. 행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른다.
도전해라. 실패를 좌절과 절망으로 받아들이지 마라. 농구 연습할 때 공이 꼭 들어가야 되는가? 들어가도 나오면 다시 던져야 되고, 안 들어가도 또 던져야 된다. 이게 연습 아닌가?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는 연습에서는 중요한 것 아니다. 인생은 연습과 같다. 그래야 마음의 상처가 안 남는다. 우울하게 살지 말고 젊은이답게 항상 연습으로 재미있게 살아라.
결과를 자꾸 생각하는 것은 욕심이다. 노력 안 하고 결과만 좋게 받겠다? 종교가 인간의 욕심을 부추긴다. 공부 안하면 좋은 대학에 못가야 되는데 공부 안 해도 좋은 대학 넣어준다고 인간의 어리석음을 부추기는 게 종교 안에서 행해지고 있다. 어리석은 자를 깨우치는 게 진리의 길이지, 어리석게 만드는 게 진리의 길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청춘을 어떻게 가장 재미있게 보낼 것이냐? 자기 인생의 주인은 자기가 되어야 된다. 이 따뜻한 봄날처럼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가시기 바란다.
△ 청춘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한달간 자원봉사자로 만나 함께 땀흘린 200여명의 친구들.
법륜스님의 말씀이 끝나자, 무대 아래에 계시던 안철수, 박경철, 김여진씨가 모두 무대 위로 걸어 나오셨습니다. 5천명의 박수 소리가 경희대 평화의전당을 가득 메웁니다. “너는 할 수 있어” 라는 노래가 울려퍼지고, 청춘들은 기립해서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부릅니다. 법륜스님, 김제동, 조국, 김여진, 안철수, 박경철... 6명의 멘토들에게 “도전, 정의, 행복” 이라는 크나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엇이 샘솟기 시작하더군요. 그래, 우리 더불어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가자. 지금 비록 개개인들은 힘들지라도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으면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번 청춘콘서트는 법륜스님의 제안으로 전국의 200여명의 무보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헌신과 즐거움으로 한달 동안 준비해서 만든 행사였습니다. 출연해 주신 강사분들도 모두 자원봉사로 무료 출연해 주셨구요. 이렇게 꼭 돈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가진 재능을 조금씩만 모은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서 내질러진 행사입니다. 그랬더니 이런 결과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연재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청춘콘서트에 참석하지 못한 수많은 이 땅의 청춘들에게 이 글을 선물합니다.
2030 청춘들의 인생 고민에 대한 법륜스님의 명쾌한 답변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습니다. <연애, 진로, 관계> 문제로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던지는 <새로운 인생배우기> 멘토링. <위로>와 <격려>로만 얼버무릴 수 없는 법륜스님의 쿨한 해법이 정말 속시원합니다. 자살, 우울증, 청년실업 등 고뇌하는 20대 30대 청춘들에게 법륜스님의 새책 <힘내랑 청춘>을 선물하세요! 포켓북이여서 휴대하기도 정말 편해요~
▶ 구입하기 :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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