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집 지키는 공부도 해야 한다
뉴타운 사람들 | 2009/07/07 07:42 찐빵
매주 목요일 저녁 일곱시. (사진은 2009년 7월2일)
백발이 희끗한 노인부터 삼십대 청년까지 다양한 계층이 한 곳에 모인다. 장소는 그때 그때 다르다.
각자 가져온 정보를 나누고, 때로는 먼저 겪은 선배들이 나서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주제는 뉴타운. 소재는 거의 비슷하지만 진행 단계에 따라 그날의 '뜨거운 감자'가 달라진다.
뉴타운에 대해 알기 원하는 사람들, 알고 나서 반대하게 된 사람들이 모인다.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된 분들이 대다수인데, 뒤늦게 자기 집을 지키는 방법을 공부하게 됐다.
거의 다 노인이라 진도는 천천히, 자꾸 반복해서 공부해야 한다. 들어도 들어도 돌아서면 까먹기 때문이다.
이 날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에 입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재건축을 당하게 된 분이 나섰다.
얼마나 억울했는지 목소리에 실린 힘이 말해준다. 남의 일 같지 않은지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이 많았다.
이틀 뒤, 토요일 오후 세시.
상계3,4동 주민센터(동네 주민센터에 이렇게 넓는 홀이 있다니 놀라웠다!)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어림잡아 250명 이상 되는 사람이 모였다. 초반에 뒤에 서 있다가 나간 사람까지 더하면 숫자는 훨씬 늘어날 듯하다.
상계뉴타운의 문제점을 전문가(세종대 변창흠 교수, 나눔과 미래 이주원 국장 등)와 지역 주민들이 발제하고, 방청객이 질문하는 형식의 토론회였다. 한 사람당 발제 시간이 15분에서 20분 정도 됐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할 때를 제외하고, 정책이나 이론 중심으로 이야기 할 때는 솔직히 나도 졸렸다. 2시간 30분 동안 꾹 참고 듣고 있던 어르신들이 대단해 보였으나,
정작 질문과 답변 시간이 되자 우르르 빠져나갔다. 단상 위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 변화를 동영상으로 찍어두고 싶을 정도였다. '이런 뭥미~'하는 표정부터 '울고싶어라~'하는 표정에, 안타까운 표정까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했다.
어느 할아버지의 장황 발언에 도저히 참지 못한 방청객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밖으로 나간 뒤,
발제자들에게 1분씩 정리 발언을 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나눔과 미래 이주원 국장은 끝까지 듣지 않고 자리를 비운 주민들이기에 상계뉴타운 싸움이 염려스럽다고 했다.
뉴타운 문제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지역 주민이 뉴타운 재개발에 대한 환상을 깨는 것이고,
밖에서 누군가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이라는 걸 이야기 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상계뉴타운 설명회 자리에서 반가웠던 것은 주거세입자와 상가세입자가 참가해서 자기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궁금해 했다는 것. 그리고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층이 더러 있었다는 것이다. 뉴타운 설명회에 가면 초로의 어르신부터 호호백발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은데, 상계동에는 젊은 분들이 꽤 많아서 놀라웠다.
의자를 비워두고 나가는 어르신 몇 분께 "조금 더 들어보셔요"하고 권했는데, 다짜고짜 어느 구역이냐고 해서 대답했더니, "왜 남의 동네 와서 난리냐"는 타박만 들었다.-_-;;
- 나는 토요일 오후에 왜 남의 동네에 가서 난리였을까.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이제는 집을 지키기 위해서 공부도 하고, 토론회에도 다녀야 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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