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법상 행정형벌은 법 위반행위에 따라 각각 5년, 3년, 2년의 징역형 또는 5000만원, 3000만원, 2000만원의 벌금형이 법
정형으로 규정돼 있다.
도시정비법 위반행위 중 가장 무겁게 처벌하는 행위는 서면동의서 위조행위로 개정된 법에서는 제84조의 2를 신설해 토지등소유
자의 서면동의서를 위조한 자에 대해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형법상 사문서 위조ㆍ변조죄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법정형이고 ‘행사할 목적’이라는 구성요건을
요구하는 것과 비교할 때 도시정비법은 단지 ‘위조’한 행위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다 가중된 처벌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위조된 동의서가 행사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처벌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는 견해도 있다.
신설된 제84조의 2는 ‘법 제17조에 따른 토지등소유자의 서면동의서를 위조한 자’에 대한 처벌규정인데 개정 전 법 제17조가 토
지등소유자의 서면동의서를 추진위원회에서 조합설립인가 단계까지로 한정한데 비해 개정된 법 제17조는 서면동의서를 세부적으
로 규정하고 있다.
현행 도시정비법 제1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서면동의서는 추진위원회 승인 동의,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토지등소유자 3/4이상 동
의, 안전진단 요청관련 건축물 및 부속토지 소유자 1/10이상의 동의 등을 포함해 모두 9가지로 이들 동의서는 모두 인감증명을
첨부해야 하는 동의서들이다.<표 참조>
처벌되는 대상은 말 그대로 서면동의서를 위조한 사람인데 위조하는 행위에는 ‘동의한 사항의 철회 또는 반대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물론이고 그 반대의 행위’를 하는 것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해석된다.
법 제17가 이같은 철회나 반대 의사표시 등의 행위도 동의에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한편 동의서에 첨부하는 인감증명서를 위조하거나 찢어버려 동의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는 공문서 위조 또는 재물손괴죄 등 별
도의 범죄로 처벌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처벌 대상 확대해야” 지적도…
정비사업의 각 단계마다 여러 가지 종류의 동의서가 징구되는데 모든 종류의 동의서 위조행위가 도시정비법상 처벌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같은 동의서 위조가 형법상 사문서 위조ㆍ변조죄에 해당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신설된 처벌조항 제84조의 2가 ‘법 제17조에
따른 서면동의서를 위조한 자’라고 못박고 있기 때문에 제1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동의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도시정비법상
처벌대상이 아니다.
처벌조항에서 누락된 동의서는 주민대표회의 승인관련 동의서와 사업시행인가 신청전 조합이 걷어야 하는 조합원 과반수 동의서,
관리처분계획 인가 동의서 등이다.
개정된 도시정비법에서는 기존과 달리 정비구역 지정 후에 추진위원회와 주민대표회의를 구성토록 명시하면서 토지등소유자 과
반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동의서 위조시 처벌대상이 되는 제17조에 규정된 동의서에는 추진위 승인 관련 서면동의서가 포함돼 있지만 주민대표회
의 승인과 관련한 동의서는 제외돼 있다.
주민대표회의는 기존과는 달리 시공자를 간접적으로 선정하는 권한을 가진 단체로 주민대표회의 구성과 관련한 서면동의서의 중
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동의서 위조도 처벌할 수 있도록 개정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
다.
한편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인해 사업초기인 정비계획 단계에서 이뤄지던 건축심의가 사업시행인가 이전으로 밀리면서 조합 등
사업시행자는 사업시행인가 신청 전에 총회를 개최해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기존에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동의를 얻도록 한 것과 비교할 때 사업시행계획서에 대한동의요건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하지만 제17조에서는 사업시행인가 전 조합원 과반수 동의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결국 이같은 동의서 위조도 제84조의 2에서 말하는 동의서에 해당하지 않는 것인데 토지등소유자가 시행하는 도시환경정비사업
의 동의서는 제17조에 규정돼 이를 위조할 경우 가중처벌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위한 동의서 위조도 처벌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최근 용산사건이후 세입자 대책의 보상문제가 이슈로 떠오
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는 것이 관리처분 계획 인가를 위한 동의서이며 이는 정비사업에서 가장 중
요한 동의서라는게 현장의 인식이다.
바로 이 동의서를 징구하는 것이 정비업체의 가장 중요한 업무이기도 하며 위조행위로 인한 시비가 가장 많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 현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정된 처벌조항에서 이 같은 동의서 위조행위가 누락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