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타도 한국’을 외쳤던 대만 야구팬들이 굴욕적인 결말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대회 아시아라운드 첫 경기에서 대만을 9-0으로 완파했다. 선발 출전한 9명의 타선 중 8명이 안타를 때리는 불방망이를 휘둘러 대만을 콜드게임 직전까지 몰아 세운 압승이었다.
반면 대만에는 지난 1회 대회의 아시아예선 탈락과 2008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 콜드게임 직전까지 몰아 넣다가 8-9의 분패를 안겼던 한국에 설욕하기는 커녕 또 수모만 당한 충격패였다. 예치시엔 대만대표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한국의 수준이 높아졌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통쾌한 설욕을 기대했던 대만 야구팬들은 경기가 끝나자 격하게 분노했다. 대만 야구팬들은 현지 포털사이트 ‘야후! 대만’과 ‘유디엔’ 등에서 “이건 너무 잔인한 결과다(路*)”거나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다. 비참하다(塞*)”는 등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대만 네티즌(王健*)은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36·시애틀)가 한국에 “향후 30년 간 일본을 이길 생각을 못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가 잇따라 패하며 망신을 당했던 지난 2006년 1회 대회를 떠올려 “한국이 대만을 30년 이상 추격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대만 팬들의 비난은 고스란히 자국 대표팀을 향했다. 대만 팬들은 “개고기의 나라 한국에 패하다니…일본에서 수영으로 돌아와라(國*)”거나 “한국과 대만의 실력차가 너무 크다. 다시는 야구를 보고 싶지 않아졌다(明白*)”며 자국 대표팀에 힐난을 퍼부었다.
한국의 기선제압에 일본 야구팬들은 공포에 휩싸인 분위기다. 한국과 대만 경기를 관전한 일본 커뮤니티사이트 ‘2채널’ 네티즌들은 “중국과 어려운 경기를 펼친 일본은 한국전을 앞두고 긴장해야 한다(pk5Jy***)”거나 “왠지 이번에는 한국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기분(igTsu***)”이라는 등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과 일본의 아시아라운드 승자전은 7일 오후 7시 도쿄돔서 열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