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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통령 취임식 어떻게 치러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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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통령 취임식 어떻게 치러지나?

최대 200만 인파… 군·경 2만명 ‘철통 경호작전’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
오는 20일 낮 12시, 민주당 출신 버락 오바마(사진)가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현실적으로 세계 최고 패권국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은 그 자체로 지구촌이 관심을 기울일 만한 거대한 정치 이벤트다. 특히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대통령직에 오르는 기념비적인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최대 200만명이 워싱턴으로 모여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들을 문답으로 정리해본다.


1. 취임식은 누가 주최하나

1901년부터 취임식 행사는 상하원 합동 취임식 준비위원회가 주최해왔다.

대통령이 군 최고사령관이라는 점에서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취임식때부터 군관계자들도 취임식을 함께 준비해왔다. 군은 자체적으로 ‘취임식준비 군 합동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취임식을 준비한다. 육·해·공 3군 군악대 중 하필 해병대가 취임식 연주를 도맡는 것은 해병대 내에 ‘대통령 전용악단’이 있기 때문이다.

2. 취임식 경비 얼마나 소요되나

이번 취임식에는 총 5000만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미 의회는 이중 1000만달러만을 지원하도록 승인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기부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오바마는 취임식을 위한 개인 기부금 한도를 5만달러로 한정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모금액 2730만달러 중 90%에 달하는 2480만달러는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회사 임직원들을 포함한 207명의 부유한 자금조달자들로부터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파산한 리먼브러더스 임원들도 총 11만5000달러를 기부했다. 기부자는 총 2036명으로 이중 개인한도 5만달러를 채운 378명의 기부자가 전체 모금액의 약 70%에 달하는 1890만달러를 기부했다.

3. 이번 취임식 어떻게 진행되나

20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서쪽 계단에서 시작된다. 먼저 해병대가 축하 연주를 한다. 샌프란시스코 소년소녀합창단 성가합창과 취임식 준비위원장(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 환영인사에 이어 릭 워런 목사가 축복 예배를 드린다.

‘솔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의 축가가 끝나면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가 먼저 취임선서를 한다. 이어 첼리스트 요요마 등이 참가하는 4중주 축하연주가 이어지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한뒤 취임연설을 한다.

이어 축시, 축복기도가 이어지고 해군밴드 연주로 다 함께 국가를 부르며 공식행사가 끝난다. 오바마 새 대통령은 곧바로 의사당으로 들어가 상·하원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 뒤 2시30분쯤 시민 1만3000여명과 함께 의사당~백악관까지 2.7㎞를 행진한다.

4. 연설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지금까지 오바마측은 27세의 최연소 연설문 작성자인 존 파브로가 연설문 초안을 만들었다는 것 외에 연설문에 관한 어떠한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오바마의 취임 연설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의 근본 이념과 정신을 되찾자는 내용으로 15~20분간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브로는 지난 4년간 오바마와 연설문 작성을 위해 호흡을 맞춰왔으며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초안을 만들어 오바마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5. 미 역사상 유명한 취임 연설은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식 연설문 중에 백미로 꼽히는 것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연설. 그는 취임식에서 “동료 미국인 여러분, 여러분의 나라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십시오”라고 말했다. 또 “세계의 동료 시민 여러분, 미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지 말고 우리가 인간의 자유를 위해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 보시기 바랍니다”라면서 자유를 향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주식 버블 붕괴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취임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행동을 통한 변화를 강조했다. “나는 우리의 행동과 상관없이 우리에게 닥칠 운명을 믿지 않습니다. 나는 우리가 아무 행동을 취하지 않을 때 우리에게 닥칠 운명을 믿습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도 취임 연설에서 “우리가 진보를 평가하는 기준은 이미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이들이 더욱 풍유롭게 되었는가가 아닙니다. 너무나 가진 것이 없는 이들에게 우리가 충분한 지원을 하고 있는지가 바로 진보의 기준입니다”라고 말해 미국인들을 감동시켰다.

6. 대통령 임기는 언제 시작하나

정확히 몇시에 취임선서가 이뤄지게 되든 ‘오바마 대통령’은 수정헌법 20조 1항에 따라 공식적으로 이날 낮 12시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한국 같은 경우 ‘전임 대통령 임기만료일 다음날의 0시’인 반면 미국은 점심때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이는 형식적이긴 하지만, ‘전임 대통령이 한밤중에 백악관을 비워줘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또 심야에 대통령이 바뀔 경우 군 통수권에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는 초기 미국 정치인들의 우려가 담겨 있다.

7. 취임식에 참여하는 주요 인물들은

취임식장 공식 입장 티켓은 24만장이 배포됐다. 그러나 주최측은 역사의 현장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숫자가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내 내로라하는 유명인사들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주요 국가 원수들과 외교사절단도 초청됐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면면을 보면 우선 오바마 친부의 양어머니, 즉 오바마 입장에서는 양할머니인 사라 오바마가 거주지인 케냐에서 먼길을 날아와 행사장에 도착한다. 오바마가 인도네시아에서 어린시절을 보낼 때 가정부로 일하며 오바마와 친남매처럼 지냈던 51세 여성도 초청됐다. 세계 각국 고교생 대표 200명도 초청됐으며 한국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도 초청장을 받았다. 기념행진에는 미국 장애인 올림픽 선수단과 자원봉사자도 함께 행진할 예정이다.

8. 취임 공식 축하연은 어떻게 진행되나

보통 취임 축하연은 취임 전 5일, 취임 후 5일 등 모두 열흘간에 걸쳐 진행된다. 그러나 1973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취임 후 이틀만에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서거하는 바람에 축하연을 단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당일 백악관 입성 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저녁때 10개의 공식 축하파티에 참석한다. 이중 6개가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나머지 4개는 힐튼호텔 등에서 각각 분산 개최된다. 미국 50개주를 5~6개씩 묶어서 파티를 열 예정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취임일 저녁 14개 파티에 참석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9. 어떤 경호가 펼쳐지나

사상 최초 흑인 대통령이다 보니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테러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높다. 또 최대 200만명이 몰리는 큰 행사이기 때문에 과격테러분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보안당국은 사상 최대·최고 경호 작전을 펼치고 있다.

행사 당일 8000명의 경찰과 1만명의 주방위군이 기본적인 치안업무를 맡게 된다. 비밀경호국 총괄지휘 아래 58개 기관이 그물망 같은 경호업무를 분담한다. 연방수사국(FBI)은 위성추적장치를 갖춘 특수기동대 100개팀을 요소 요소에 배치할 예정이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 화면은 수상한 동태를 실시간 잡아낸다. 관객들이 이리저리 떼밀리다 압사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관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초대형 스피커와 TV스크린등도 설치된다.

10. 오늘날과 같은 취임식은 언제부터

취임식이 1월20일 치러진 것은 1937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두번째 취임식때부터다. 이전에는 3~4월에 열렸으며 그중에서도‘3월4일’에 가장 많이 열렸다.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뉴욕과 필라델피아에서 취임식을 치렀으며, 1801년 아직 워싱턴이 공식 수도로 지정되기 이전이었음에도 4대 토머스 제퍼슨이 최초로 워싱턴에서 취임식을 치렀다.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취임식때부터 취임선서 직후 상·하원 합동 오찬을 하기 시작했다. 1805년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 취임식때부터 기념행진이 시작됐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5년 지독한 혹한 때문에 두번째 취임식때 기념행진을 생략했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1977년 도보로 행진하는 새로운 전통을 만들었으나, 이후 취임한 대통령들은 경호 등의 이유로 일부 구간만 상징적으로 도보로 행진했다.

양성욱·이현미기자 feelgood@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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