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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가평·포천 '국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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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가평·포천 '국망봉'
인생의 굴곡닮은 쉼없는 오름의 길
2009년 01월 03일 (토) 송수복webmaster@kyeongin.com

 

 

   
국망봉은 휴양림과 오염되지 않은 광산골 계곡을 품은 경기도의 몇 안되는 1천 이상의 봉우리로 '산'이 아닌 '봉'으로 불리며 겨울의 심설산행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도 그럴것이 화악산(1천468m), 명지산(1천267m)에 이어 세 번째로 높고 주능선 길이만도 15㎞에 이르기 때문에 '경기도의 지리산'이란 별칭을 가졌다. 그만큼 정상과 능선 조망이 빼어나 등산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산으로 아직까지 인공 시설물이 많지 않아 더욱 좋은 곳이다. 2003년에 일가족 6명이 조난을 당해 4명이 사망한 사고 이후에 생긴 무인대피소와 언제 생겼는지 모를 수많은 전투용 참호와 시멘트로 지어진 벙커들만이 인공 시설물에 속할 따름이다. 일반적인 들머리로 장암리 저수지 방향에서 시작하는 원점회귀 산행과 가평군 방향인 용수목에서 개이빨봉으로 올라 국망봉을 거쳐 장암리로 넘어 오는 코스 등이 있으나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장암리 방향을 선호하는 편이다. 어느 방향에서 올라도 정상을 거쳐 가려면 적어도 5시간의 여유를 가져야 할 만큼 줄기차게 올라야 한다.

#마음만큼 못따르는 둔중한 발걸음

"한북정맥의 한 구간인 국망봉은 아직까지 개발로 인한 폐해에서 조금은 빗겨나 있어 오염도 덜하고 군사보호구역도 있는 까닭에 생태계 보전도 양호한 곳이라네요."

산악회장을 맡고 있는 강성란(46·여)씨의 설명에 귀기울이는 동안 어느새 장암리로 접어들어 휴양림 방향으로 버스가 들어선다.

주차장은 고사하고 차량을 돌릴만한 장소도 안나오는 좁은 도로에서 산악회원들이 내려 류경수(45) 등반대장의 구령에 맞춰 준비운동을 하는 가운데 올려다본 국망봉은 흰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휴양림을 지나 장암저수지로 오르는 기존 등산로가 아닌 국망봉과 개이빨봉 사이의 능선으로 붙기 위해 작은 소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하자 곳곳에 매달린 작은 리본들이 일행을 반겨준다. 고도계를 보니 해발 350를 가리키고 있으니 정상까지 800여가 남아있어 "어지간히 올라가야 하겠군" 하며 마음을 추슬러 본다. 산행 시작 30여분이 지나면서 곳곳이 미끄러운 눈길. 준비해온 아이젠을 차고 오르는데도 여전히 미끄럽다. 그다지 가파른 느낌은 없지만 꾸준히 오르다 보니 어느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온다. 한겨울 산행시에는 땀을 흘리지 않기 위해 가벼운 옷차림으로 오르는데도 발걸음도 무겁고 힘이 들기에 핑계를 찾아보니 연말의 잦은 술자리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몇 개의 잦은 오르내림을 끝내고 본격적인 오르막에서 뒤돌아보니 이미 많은 회원들이 뒤로 처지는 모습을 볼 때 결코 만만한 산행지가 아님을 느끼게 한다.

#힘든 등정, 장쾌한 조망으로 위로

사계정리가 안된 헬기장을 지나쳐 끝도 모를 오르막을 오르면서 더욱 숨이 가빠온다. 그렇게 오르고 나면 다시 하나의 작은 봉우리가 이어지는 까닭에 잔뜩 기대하고 올랐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어느새 일행들은 몇몇의 부류로 나뉘어 산행을 하게 된다.

"허허허 참으로 사람 지치게 하는 코스네요. 기껏 올랐더니 앞에 또 다른 오르막이 기다리니 참으로 인생의 발자취만큼이나 굴곡진 곳이군요." 수원 화서동에서 주민자치위원장을 지냈다는 김병규(67) 회원이 나이를 무색케 하는 발걸음으로 나아가며 웃음진 얼굴로 건네는 말에 뭐라 응대를 하려해도 그저 숨만 들이쉬며 멀리 보이는 강씨봉만 바라보고 설 수밖에 없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두어 시간이 지나도록 끝날 것 같지 않던 오르막이 주능선을 만나면서 비로소 멈춰 선다. 삼거리 이정표를 만나 사진을 찍을 요량으로 국망봉과 반대방향인 개이빨봉 방향으로 나아가자 황홀하리만치 훌륭한 눈요깃거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눈을 크게 떠본다. 개이빨봉, 만드기봉, 강씨봉이 연이어 늘어서 있고 가평 방향의 석룡산과 화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근래에 다녀 본 어떤 산 보다도 조망이 훌륭하다. 십 수년전 여름에 산악회 선배의 발꿈치만 보며 지나쳤던 기억을 떠올리니 국망봉은 역시 겨울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 곳이라 여겨진다.

#왜 '산'아닌 '봉'으로 불릴까?

주능선 삼거리에서 국망봉까지는 20여분의 거리로, 능선 길을 따라 진행하다 보면 오른편의 화악산과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감상하느라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점심식사를 맛나게 하는 가운데 국망봉의 고스락에서 생소한 정상표지석이 눈에 들어오기에 자세히 보니 2008년 10월에 가평군에서 세웠다고 표기되어 있고 예전부터 서있던 나무기둥과 작은 대리석 기둥은 어디로 버려졌는지 보이질 않는다.

   
정상석엔 여지없이 '국망봉'으로 표기되어 있기에 경기도에서만도 세 번째로 높은 곳인데 어째서 '산'으로 불리지 못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보통의 상식으로 주산이 있고 그에 딸린 봉우리가 있음에 ○○봉으로 불리는게 상식이라 주변의 산 이름을 거들먹거리지만 774의 가리산이 바로 지척이다. 그렇다면 가리산 보다 높은데 가리산 국망봉일리 만무일텐데 어째서일까.

조선 정조때 실학자인 신경준의 '산경표'에서 실낱같은 근거로 찾은 것이 한북정맥 중 백운산과 운악산 사이에 망국산이란 이름이 있다는 정도다. 적어도 조선시대까지는 '산'으로 불렸다는 얘기인데 그 다음의 과정이 생략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보여진다. 정상석 앞에서 주변을 한참동안 구경하다 북쪽방향으로 내려서면서 왼편 능선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내리막을 따르는 구간에서 수북이 쌓인 눈 덕분에 수월하게 미끄러지며 600여를 내려오니 조난사고 이후 지은 대피소가 있다. 이후의 길도 가파르기 그지 없지만 지나온 길에 비할 바 아니어서 담소를 나누며 내려오게 된다. 장암저수지를 구경하고 휴양림 입구로 내려오니 사유지인 까닭에 2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만난 박봉규(41)후미등반대장이 "겨울에 조난사고가 종종 생기는 산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들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되어 다행입니다"라며 겨우 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니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음이 비쳐진다.

   
■ 등산로

1코스:국망봉 자연휴양림~삼형제폭포~신로봉~국망 봉~대피소~자연휴양림 (5시간30분)
2코스:등산로 표지판~470봉~헬기장~주능선~국망봉~ 대피소~자연휴양림 (5시간)
3코스:용수목~개이빨봉~국망봉~무주치폭포~적목리 (4시간30분)

■ 교통
47번 국도를 이용해 서울~구리시~진접~내촌~베어스타운~일동을 지나 이동 장암리까지 간다. 장암리의 이동교(다리)에서 우회전하여 약 2.4㎞ 가면 휴양림이 나오지만 대형버스는 휴양림 입구 아래의 식당에서 회차하여야 한다.


   

수원 숙지산악회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 위치한 주공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산악회로 입주자대표회의가 주축이 되어 주민들의 화합과 취미활동을 위해 조직되었다 한다. 햇수로는 5년차에 접어들고 있으며 인근의 주민들도 참여하고 있는 관계로 지역적인 활동도 잦은 단체다. 정기산행은 매월 넷째주 일요일이며 화서주공4단지 입구에서 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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