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사전송 2008-07-28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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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1 생애 첫 석차 성적표… 엄마들이 놀랐다
“우리 아이가 바닥에서 기는 성적일 줄이야….”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딸을 둔 김모(41)씨는 최근 딸이 받아온 기말고사 성적표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수학 점수 55점에 전교 등수가 402명 중 310등. 초등학교 수학 성적이 평균 90점 안팎이었던 딸 아이의 성적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김씨는 “생활통지표에도 ‘수학적 사고력이 뛰어나다’는 말만 적혀 있어 늘 든든했었다”며 “설마설마 하던 우리 아이 성적이 이런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탄했다.
최근 중학교 1학년 자녀들의 기말 성적표를 받아본 학부모들의 당혹감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 초등학교 6년 내내 ‘잘한다’는 말만 들었던 탓에 중학교에 와서 전교 등수로 치환된 자녀 성적의 실상을 확인하자 충격에 휩싸인 것이다.
중1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뒤늦게 혼란을 겪는 것은 무엇보다 초등학교 생활통지표가 주로 ‘좋은 말’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부터 점수경쟁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1997년부터 석차표기를 없애는 대신 담임교사들이 학생들의 장단점을 서술토록 한 것인데, 취지는 좋지만 갈수록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면피성 평가가 늘어 부작용도 적지 않다.
경기 안양시의 정모 교사는 “학생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 선생님이 자기 자녀를 미워하고 촌지를 원한다는 식으로 학부모들이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누가 괜한 시비에 휘말리고 싶겠냐”며 “학교장도 좋은 말만 적으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생활통지표는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다’ ‘계산능력이 빠르다’ 등 실제 아이 실력과 맞지 않는, 듣기 좋은 말들로 채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치르는 시험도 학생 대부분이 90점 이상 받을 정도로 쉽게 출제돼 자녀들의 실력을 대강이라도 파악하기 힘들다. 서울 지역의 김모 교사는 “조금만 시험을 어렵게 내 평균이 70점 정도로 떨어지면 학부모들 항의로 학교가 난리가 난다”며 “학교장도 시험 문제를 어렵게 낸 선생님을 추궁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결국 중학교에 진학한 뒤, 취학 7년만에야 실제 성적의 비밀을 알게 된다는 얘기다. 서울 은평구의 A(39) 교사는 “수우미양가가 뭔지도 모르고 중학교에 입학한 학생이 많은데, 중간ㆍ기말고사를 치르고 나면 부모뿐 아니라 아이들도 자기 성적에 충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두 자녀를 키우는 박모(41)씨는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첫째 아이가 ‘동생한테는 초등학교때부터 신경 써 주세요’라고 말할 때 너무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때문에 사설 학원을 찾는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발걸음도 늘고 있다. 서울 대치동에서 선행학습 학원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단순히 ‘잘한다’ 식이 아니라 ‘함수나 도형이 부족하다’ 식으로 구체적인 수준을 알기 원하는 학부모들이 많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장모(39)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지나치게 경쟁을 시키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5, 6학년 정도 되면 어느 영역이 부족한지 등 최소한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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