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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1990년대 말 IT 붐으로 전공이 아닌 사람도 웹 프로그램을 배워 관련 업체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 역시 전공은 아니었지만 IT 업계에 취업 자리가 많았던 때라 프로그래머·웹 마스터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제 연봉은 1800만원. 그런 제가 3년만에 집을 샀습니다. 그게 가능한 일이냐고 의아해 하실 분도 많을 것입니다. 서울에 올라와 처음에는 고시원, 몇 달 후엔 회사 동료 3명과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20만원짜리 집을 얻어 지냈습니다. 월급 실수령액 140만원 중 30만원 정도만 생활비로 쓰고 110만원은 저축은행에 적금을 들었죠. 당시 적금 이자가 연 7%였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자동차 안 사고 담배도 끊었습니다. 휴대폰·MP3플레이어·컴퓨터·옷·구두 등을 충동구매하지 않았고 사더라도 비싼 것은 사지 않았습니다. 술자리 때 친구에게 크게 쏜 적은 없지만 2~3만원 정도의 술값은 제가 낼 때도 많았습니다. 1년에 몇 번 있는 지인의 결혼식 때 축의금으로 3만원씩 꼬박꼬박 냈습니다.
그렇게 써도 월 생활비 30만원 중 10만원 정도가 남더군요. 그렇게 3년간 모아 5000만원 정도를 만들었습니다. 2003년 그 돈으로 조그마한 아파트 전세를 얻을 수도 있었지만 경매로 작은 빌라(다가구 주택) 한 칸을 마련했습니다. 처음으로 제 집을 산 것입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주식도 상승하고 부동산 가격도 뛰기 마련입니다. 제가 살던 집도 올라 작년 여름 1억 2000만원에 팔고 그 동안 모은 돈 5000만원에 대출 2000만원을 받아 24평 아파트를 1억 9000만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3년 동안 수당없는 야근에 잔업을 하면서 심한 우울증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 분야에 최고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지금은 프로그래머 일을 관두고 다른 일을 합니다. 역시 야근에 잔업도 많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어느 업종이든 자신만 박봉이고 야근에 힘들다고 합니다. 연봉 3000만~4000만원을 받아도 집을 살 수 없다고 한탄합니다. 집이라고 하면 반드시 3억원 이상의 32평대여야 합니까? 대한민국의 월급쟁이들은 대부분 야근에 박봉으로 힘듭니다. 돈은 얼마를 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박봉이라고 한탄하는 분 중 주식이 아닌 저축으로 3000만원 정도의 종자돈을 모은 분들이 몇 분이나 계실까요? 야근과 박봉만을 한탄하시지 마시고 맡은 바 분야의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십시오. 주식 등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것은 피하고 계획을 세워 작은 집이나마 내집 마련을 위한 '종자돈'을 모으십시오.
화이트헤드 [newsbox.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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