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부동산]살고싶은 도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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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07-04-21 09:32:38] |
우리의 도시 현주소는 더욱 딱하다. 미국의 머서휴먼리소스 컨설팅이 세계 215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삶의 질 평가에서 서울은 90위의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60년대 이래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시가지 팽창 위주의 양적 성장에 주력한 결과다. 도시는 개발의 대상으로 인식돼 우리 고유의 자연경관과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상실했다.
유럽 등 선진국 도시는 이에 대한 반성으로 환경과 생활의 질을 함께 고려한 도시개발 방식으로 변모해왔다.
그러나 우리도 너무 비관만하기에는 이르다. 정부가 늦게나마 개발 위주에서 벗어나 삶의 질, 환경과 문화, 지역공동체의 참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도시의 고유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각종 시설을 정비하고 다양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도입,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신청후보지를 평가해 경기도 안산시와 강원도 속초시,인천 남구,충남 서천군, 광주광역시 광산구 등 5곳을 '살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범도시로 선정했다. 서울 종로 북촌마을,대전 서구 증촌 꽃마을 등 25곳은 시범마을로 지정됐다.
◇일본.영국 선진도시 벤치마킹
살고싶은도시만들기 사업은 기존 도시를 완전히 허물고 새로 건설하는 도심 재개발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도시재생 사업이다. 일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입돼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건교부는 일본의 '마치즈쿠리',영국의 '어반 빌리지(Urban village)' 운동 등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다.
건교부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정부와 민간 협력 체계를 통해 생태환경의 복원과 함께 공동체 문화를 회복할 수 있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시범도시를 추가로 지정,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범도시 어떻게 바뀌나
시범도시 5곳 가운데 평가 1위를 차지한 안산시는 모두 130억원을 들여 도시의 흉물인 광덕로,철로변을 테마공원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도시 이미지와 미관을 저해하는 전철 4호선 완충녹지 및 고잔신도시 광덕로 사이와 시청에서 신도시방향 전철교각 하단부 구간에 걸쳐 단원 김홍도를 테마로 잡아 물이 흐르는 빨래터, 휴식공간, 공연장 등이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속초시는 설악산을 중심으로 메이플(Maple) 타운을 조성하고 기존 4차선 도로를 2차선으로 축소해 쾌적한 보행환경과 휴식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중앙로를 중심으로 도로.보도 및 가로시설물의 전면 정비와 주차장 확충, 소극장 패류박물관 상징물 등 문화시설 설치, 재래시장 정비 등의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인천 남구 숭의동에는 로봇 복합단지(로봇피아존)를 조성, 동북아 로봇산업을 선도하는 한편 주민 참여를 위한 로봇체험 전시관과 교육장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남구는 이를 통해 로봇스포츠의 거점화를 추진하며 신산업 지능로봇을 육성하는 등 산업구조를 고도화해 살고싶은 명품도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충남 서천군은 오염된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고 기존 서천읍 구시장부지 재정비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광주 광산구에서는 구청로를 중심으로 '남도 향토음식의 거리'를 조성하고 송정골 5일장을 특화시킬 계획이다.
이 밖에 시범마을은 담장허물기·일자리지원센터(대구 삼덕동) 혼혈인·외국인노동자·저소득층 자녀를 지원하기 위한 펄벅 문화마을(경기 부천시) 살고 싶은 북촌만들기(서울 종로구) 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건교부는 시범도시의 경우 안산시에 20억원,나머지 4개 도시에는 각각 15억원씩 모두 80억원을 지원한다.
시범마을로 지정된 25곳에도 사업별로 1억~2억원씩 지원된다.
◇공동체 유지가 목적..주민 참여가 관건
이 사업은 재개발이나 뉴타운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도시재생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개발은 기존 시가지를 완전히 헐어내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방식이어서 기존 공동체 공간과 옛 도시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는 반면 살고 싶은 도시는 기존 공동체 공간은 물론 고유의 문화,도시 특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문제점을 보완·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주민들이 중심이 돼 기존 마을을 개선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기존 재개발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라며 "원주민이 재정착하지 못하고 타지로 밀려나는 사회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전문가들의 고정 관념을 바꾸는 것이 사업 성공의 중요한 관건이다.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자체의 의지, 중앙정부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이라는 세개의 바퀴가 힘을 합쳐야 이 새로운 도시운동은 빛을 발할 수 있다. 살고싶은 도시만들기의 주인공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와 주민인 것이다.
원정호기자 meet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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