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희 전 부천화장터건립반대투쟁위원장
“춘의동 화장터를 부천 최대명소로 만들겠다” “부천에 화장터는 꼭 지어야 한다” 홍건표 시장과 이사철 원미을지역 위원장이 연달아 언론에 밝힌 내용이다. ‘부천=화장터’~ 부천시를 화장터의 도시로 만들고 널리 알려 국제화 경쟁상품으로 판매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화장터를 부천 명소로 만들겠다. 그리고 주변 생태박물관· 복지관· 체육관· 도서관 등과 연계한 관광코스화 하겠다” 기발한 발상인지, 주민소환 대상 발상인지 두고 볼 일이지만 판단은 86만 부천시민의 몫이다.
홍건표 시장은 화장장을 부천의 명소로 만들 계획을 갖고 투자사업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사철 위원장은 내 지역의 주민들이 타 시에 가서 화장을 하려니 화장료도 비싸고 순서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니 부천에 화장장을 지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홍건표 시장에게 묻고 싶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고 했다.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 이사를 했는데 공동묘지 근처로 이사를 했다가 맹자가 장사지내는 모습을 보고 그것만 따라 하길래 서당 근처로 이사를 했더니 학문에만 열중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지역과 그 지역의 문화와 환경이 중요하다는 교훈이 아니겠는가. 화장터를 짓게 되면 장례예식장이 생길 것이고 화장터 굴뚝이 설 것이다. 이곳이 어떻게 명소가 되고,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부천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화장장을 부천 최대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관광 상품화 구상은 맹모의 교훈을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이사철 위원장에게 묻고 싶다. “부천에 화장장을 꼭 지어야 한다. 하지만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타 시에 가서 화장을 하려면 더 많은 화장료를 지불해야 하고 순서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호소한다”고 화장장을 지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만일 원미을 지역에 화장장을 지어도 이사철 위원장은 부천에 화장장을 지어야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화장장이 들어서게 되면 주변지역에 피해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남의 지역의 일이니까 지어도 된다는 것인지 알고 싶다.
부천시민들은 알아야 한다. 부천시의 화장정책이 얼마나 모순인지..., 화장문화의 지향과 화장장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정부차원에서 구상하고 광역화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과 광역단체의 판단이다. 하남시에 정부와 경기도에서 지하철 연장이라는 인센티브를 주고 광역화장시설을 건립하려는 것도 광역화장장화에 따른 맥락이다.
따라서 부천시가 없는 장소를 어거지로 택해 화장장을 건립하지 않아도 머지않아 정부와 경기도가 화장시설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이 일에 부천시가 앞장서서 불필요한 행정을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부천시가 서둘러 화장장을 건립하게 되면 경기도는 화장장 광역화를 서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부천화장시설을 광역화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겠는가. 부천시민 전체에게 손해가 되고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막대한 재산피해를 주게 되는 부천화장장 건립, 이쯤에서 종지부를 찍는 것이 ‘부천=화장터’라는 낙인을 막는 길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