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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成功學

[미국 창조도시를 가다·3]지역문제 스스로 해결 '작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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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창조도시를 가다·3]지역문제 스스로 해결 '작은 정부'
2006년 11월 28일 (화) 김순기 islandkim@kyeogin.com

[3] 필라델피아 `UCD' & 뉴욕 `BID'

 1, 2편에서 소개한 랄리와 볼티모어는 지자체(시정부, 주정부) 중심으로 도시 전반의 재창조가 이뤄졌다. 반면 대도시 필라델피아와 뉴욕의 사례는 `대학' 과 `시민' 등이 자발적으로 나서 자금을 조성하고 도시의 일정 지역(우리의 행정단위와 비교해 `구'(區)정도의 지역)을 재창조해 낸 경우다. 자기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1차원적 `말'이나 `정신'에 멈추지 않고 시민 스스로 앞장서 3차원적 `실천'에 옮긴 것이다.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가 대부분 중앙정부나 단체장 주도로 화려하게 진행되는 우리 현실과 비교해 필라델피아 뉴욕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필라델피아 `UCD'

 인구 150만명의 필라델피아는 한때 미국의 수도로 아직도 곳곳에 그 자취를 품고있는 유서깊은 도시. 하지만 20세기 중반 주요 산업이 태평양 연안과 서남부로 분산되면서 지역경제 침체, 실업 및 범죄 증가 그리고 인구감소라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등 4개 대학이 밀집해 있는 필라델피아 서쪽 지역을 의미하는 `UCD'(University City District)는 이런 배경하에서 탄생했다. 도시 침체로 학생수가 줄고, 우수인력이 빠져나가는 `도시와 대학의 역시너지'가 발생하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는 지역내 병원, 건물주, 민간단체, 시민 등을 설득, 지난 94년 `UCD'를 만들었다.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도 같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인식하에 도시 재창조를 주도할 `UCD'를 설립한 것이다.

 `UCD'는 시정부나 주정부 지원없이 대학과 병원 및 기업, 커뮤니티 단체, 개인 등이 기부하는 자금으로 운영된다. 400만달러 정도의 운영 예산과 11명의 상근 직원을 거느린 `UCD'가 하는 일은 모든 분야에 걸쳐있다. 대학 주차장 부지에 9천만달러를 투자해 서점, 호텔, 영화관 등의 복합 문화시설을 조성하는가 하면 세계 각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마켓'을 유치했다. 지역주차난 해소를 위한 부설주차장을 설치, 콘서트나 서커스 및 연극 유치, 농산물 직거래 장터 운영, 도로포장, 건물미화를 위한 공사비(50%) 지원 등도 `UCD'가 하는 일이다.

 또 환경정화 요원 27명을 고용해 거리를 청소하고, 경찰과 연계된 안전요원 44명은 범죄를 예방한다. 아파트 신축이나 재건축, 상가입주시 시정부와 협조해 각종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다. 최근에는 시정부 동의하에 지역내 노후지역에 대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시정부에 의지하지 않고 지역문제를 스스로 찾아 해결해나가는 `UCD'는 사실상 하나의 `작은 정부'라 할 만하다.

 `UCD' 활동 이후 필라델피아 서쪽 지역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시정부도 `UCD' 요구를 받아들여 경찰서를 신설하는 등 지금은 강력한 후원자로 돌변했다. `UCD'는 이를 주도한 대학과 지역사회 모두를 승자로 만들었다. 대학은 사회적 평가의 상승으로 연구 조성자금과 기부금은 물론 학생수가 늘어나고 교육수준이 향상됐다. 지역사회는 문화 주거환경 개선, 범죄 감소, 고용 확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혜택을 받고 있다.

 관계자는 “지난 97년부터 지난해까지 범죄가 44%나 감소했고, 부동산 가격은 최근 4년사이에 188%나 상승했다”며 “30년 사이에 새 건축물이 들어선 적이 없는데 최근 빌라 8채가 건설에 들어갈 정도로 지역이 활성화됐다”고 자랑했다. 한국산업기술재단 박상이 팀장은 “UCD는 대학이 지역 활성화의 중심 주체로 나선 보기 드문 사례”라며 “기존 캠퍼스 뿐만아니라 주변 지역을 재정비하는 전략이 대학과 도시의 재생을 동시에 성공시켰다”고 평가했다.

 뉴욕 `BID'

세계적 도시인 뉴욕은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범죄, 공해, 대기오염 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오죽 했으면 줄리아니 전 시장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도시 재개발을 추진, 명시장의 반열에 올랐을까! 뉴욕시는 거의 모든 것을 자체 해결한다. 하지만 예산, 인력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 뉴욕시는 이런 문제를 시민사회단체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보완하고 있다. `리버사이드사우스 계획협회' `센트럴파크 관리위원회' 등 지금도 활발하게 지역 재개발을 추진중인 단체들은 모두 시민참여형 민간위원회들이다.

`BID'(Business Improvement Distrit) 역시 뉴욕 명소인 `링컨 스퀘어' 지역을 재창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민간봉사단체다. 치안요원 등 25명이 일하는 `BID'는 시정부가 하지 못하는 청소, 치안 및 지역내 문화, 예술 환경 조성을 대신하고 있다. 1년 예산은 150만 달러로 시정부 지원없이 지역내 주차장, 상가, 사무실 소유주들이 세금(재산세)을 더내 충당하고 있다.

`BID'가 활동하기 이전의 `링컨 스퀘어'는 지저분한 거리와 노숙자 및 범죄로 얼룩졌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쓰레기 조각 하나 찾기 힘든 깨끗한 거리와 최근 10년사이 살인, 차량도난, 절도 등 7대 범죄가 70%나 감소한 쾌적하고 살기좋은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모니카 불룸 대표는 “BID가 링컨 스퀘어를 바꿔놨다”며 “지역 재창조로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건물가격도 상승, 시민들이 세금을 더 내는 것에 대해 전혀 반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BID' 사례가 보여주듯이 오늘의 뉴욕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도시의 낡고 노후화된 부분을 끊임없이 재개발, 재창조해내며 스스로의 가치를 높였다. 시정부의 일방 통행이 아닌 시민, 전문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도시를 재창조해내는가 하면, 때로는 시정부의 지원이나 간섭없이 시민들이 자발적인 희생과 참여로 `살기좋은 우리 지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필라델피아·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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