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칼럼]인간의 꿈과 생명과학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 | 06/08 16:34
인간은 주어진 시간을 거부하고 영원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이런 인류의 오랜 꿈은 '삼천갑자 동방삭'이라는 과장을
만들어 냈다. 또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진시황도 자신의 죽음은 두려워해 불로장생의 약초와 약을 구해오도록 했으나 결국 죽음을 맞았다.
무병장수를 향한 인류의 꿈은 한낱 소망에 지나지 않았다. 원시시대 인류의 평균나이가 10세 이하였고 산업혁명 시절 영국인의 평균
수명은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았다. 그나마 영양상태가 좋고 무리한 노동에 시달릴 위험이 없던 귀족들조차 평균수명이 35세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70~80세를 넘기는 건 장수한 축에도 속하지 못하니, 의학의 발달이 실로 대단한 성과를 이룸 셈이다.
사람들은
21세기가 생명과학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이런 전망은 1953년 DNA의 이중나선 구조가 밝혀진 이후 급속도로 현실화 돼가고
있다. 특히 1996년 복제양 돌리의 탄생, 2001년 인간게놈 프로젝트(인간유전자 지도)의 완성, 2004년 인간 복제에 대한 가능성 제시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게 됐다.
생명과학연구의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는 생물학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질병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궁극적으로 무병장수 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다. 그래서 신약개발에 대한 생명공학의 기여는 생물학 연구의 가장 큰 토대를
이룬다.
지금까지의 신약개발법은 로또 복권과 비슷했다. 즉,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을 만한 화합물을 대량으로 합성하고 거의
무작위로 시험해보면서 약효가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10년 이상 장기간에 걸친 연구와 1조원 이상의 막대한 투자를 배경으로만
가능했으며, 성공확률도 무척 낮아 어마어마한 돈과 시간이 낭비되는 시스템이었다.
이런 한계는 생명공학의 발전과 더불어 개선됐으며,
특히 인간게놈 프로젝트 후 '합리적 의약디자인(Rational Drug Design)'의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또 유전질병의 치료와 이에 따른
제약시스템의 조절을 가능하게 했다.
합리적 의약 디자인 중에서는 질병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단백질의 구조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구조기반 신약개발(Structure-Based Drug Design)'이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단백질이 그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촉매부위 (Active Site)라고 불리는 특정한 자리에 특이적 화합물이 결합돼 활성화돼야 한다. 만약 단백질의 촉매부위나
기능조절부위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생겼는지 안다면 우리는 그 촉매부위나 기능조절부위에 강력하게 결합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설계하고 합성해서 그
단백질의 기능을 제어할 수가 있다. 이런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능 해석은 주로 방사광 X선 및 NMR을 통해 이뤄진다.
이렇듯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의 촉매부위나 기능 조절부위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화합물을
설계함으로써 신약을 개발하는 방법이 구조기반 신약개발이다. 이런 방식은 예전에는 많은 재원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통적 신약개발에 비해
획기적임에도 불구하고 보편화되기 힘든, 이론에 가까운 방법이었다.
그러나 급속한 생물학의 기술 개발은 이런 것이 가능하게 했고,
예전에 비해 노력과 시간을 크게 줄여 줬을 뿐만 아니라 환자맞춤형 약을 처방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 예컨대 미국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이레사'는 동양인의 경우 약 20%의 환자에게서 효과를 나타낸다. 즉 나머지 80%의 환자는 이레사를 먹어도 별로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는 이레사와 그 표적 단백질사이의 결합의 차이에 의함이 밝혀지게 됐다.
세계적인 노년 인구의 증가로 질병 치료와
장수를 위한 의약의 수요 역시 크게 늘 것이기 때문에 신약 개발의 필요성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이후 인류의 화두는
무병장수와 웰빙이 됐다. 이런 요구에 보조를 맞춰 신약이 얼마나 많이 개발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생명공학
기술과 성과는 이런 인류의 요구와 바람에 큰 기여를 하리라 생각한다. 머지않은 날 인류는 18만년을 산다는 삼천갑자 동방삭은 되지 못하더라도
200년의 이상의 물리적인 천수를 다 누리는 무병장수의 그날을 꿈 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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