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으로 기억나지 않아, 건망증 |
건망증(健忘症)이라는 말은 가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상태로 가벼운 기억 상실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심한 기억 상실은 건망증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건망증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을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치매는 어떤 기억을 영원히 상실하는 뇌 질환이지만,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잊어버리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치매는 증상이 천천히 악화되는 반면, 건망증은 기억을 잊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회복된다.
건망증은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증, 불면증,폐경 후 증후군 등의 질환을 가진 중년 이후의 주부(주부건망증)나, 기억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가 많은 중년 남자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특히 술, 담배를 많이 할수록 더 자주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몇 시에 만나기로 했지” 건망증, “약속이 있었나” 치매 |
흔히 건망증을 치매의 시작이라고 알지만 노화에 따른 기억력 감퇴는 치매와 다르다.
사실의 세부적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면 건망증으로 분류하지만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면 치매로 본다.
예컨대 “어디에서, 몇 시에 만나기로 했지?”는 건망증, “그런 약속을 한 적 없다.”는 치매 유형이며, 또한 건망증은 점심으로 먹었던 반찬 중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치매환자는 점심을 먹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그 밖에 건망증의 증상으로는 ‘열쇠, 지갑, 세금 고지서 등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안 나 한참 만에 찾는다’, ‘전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만 그 자세한 부분들은 기억하기 힘들다’, ‘기억력이 자꾸 감소하는 것 같아 메모를 하면서 가능한 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등이 있다.
반면, 치매에서 일반적으로 흔히 관찰되는 증상은 심한 건망증, 새로운 정보 습득이나 지시를 따르지 못함, 같은 말이나 질문을 반복함,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고 말이나 글을 끝내지 못함, 횡설수설함, 물건을 잃어버리면 다른 사람이 물건을 훔쳤다고 비난함, 둔해지는 시간개념, 사람을 알아보지 못함, 공포, 초조, 슬픔, 분노, 불안감 등 심한 감정 변화, 조리, 식사, 운전, 목욕 등 일상적인 활동을 못한다는 것 등이다.
대다수가 알츠하이머 그리고 혈관성 치매 |
치매는 후천적 뇌 질환에 의한 다발성 인지장애가 일상생활의 장애를 일으키는 상태로 70여 가지에 이르는 원인 질환들에 의해 나타나며, 원인에 따라서 진행성(퇴행성, 비가역성) 치매, 예방 가능한 치매, 기타 치매로 분류된다.
발병 후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진행성(퇴행성, 비가역성) 치매로 분류되는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6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대표적인 치매원인 질환이라 할수 있다.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진행을 지연시킬수 있는 약물과 손상된 인지영역을 훈련시키거나, 손상되지 않은 인지영역을 발달시켜 손상된 영역을 보완해주는 비약물법 치료기법이 사용된다.
또 예방가능한 치매로 분류되는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20~30%를 차지한다. 근본원인이 뇌혈관 질환 의한 뇌조직 손상으로 발생되므로 뇌혈관질환의 위험원인을 조절한다면 예방이 가능하다.
치료가능한 원인질환에 의해 유발된 치매는 전체 치매의 약 10%정도로 볼 수 있다.
위 혈관성 치매도 종류와 증상의 진행정도에 따라 회복이 가능하므로 치료가능한 치매로 판단하기도 한다. 그 외에 우울증에 의한 치매, 공간 점유 병변에 의한 치매, 약물이나 독극물에 의한 치매, 내분비 이상에 의한 치매, 수두증에 의한 치매, 감염에 의한 치매 등이 이에 속한다.
나는 건망증 얼마나 심각한가? |
글 / 이준홍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매예방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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