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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前 대통령 국민장>보수·진보 한마음 추모.화해·통합 ‘디딤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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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前 대통령 국민장> 보수·진보 한마음 추모… 화해·통합 ‘디딤돌’로

문화일보 원문 기사전송 2009-05-30 08:06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이 엄수된 29일 전국은 뜨거운 추모 열기 속에도 질서와 화합의 정신이 빛났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쏟아져 나온 수십만명의 시민들은 평화롭고 질서 있는 분위기 속에 고인을 애도했고, 정부도 서울광장을 노제 장소로 개방하는 등 시민들의 추모 분위기를 최대한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보수와 진보가 한곳에 모여 고인의 안타까운 서거를 애도했고, 추모객들이 끝까지 남아 자리청소하는 등 시민의식도 빛났다. 더러 마찰도 있었지만 큰 틀에서는 ‘미워하지 말고 원망하지 말라’던 고인의 유지대로 이번 장례가 한국 사회가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이날 오후 1시 노 전 대통령의 노제가 치러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경찰 추산 18만명, 노 전 대통령 측 추산 40만~5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특히 시민들의 자제 노력 덕분에 우려했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후 1시쯤 운구행렬이 서울광장으로 다가오자 제단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도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볼 수 있도록 앞쪽에 있던 시민들 사이에서 ‘앉자’, ‘앉자’ 구호가 연호됐다. 40여분 동안 진행된 노제가 끝나고 운구행렬이 서울역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하자 남은 사람들이 쓰레기를 줍는 등 주변 정리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이 못내 아쉬운 듯 운구차가 떠난 뒤에도 서울광장을 떠나지 못한 시민들은 서울광장 대형전광판으로 중계되는 고인의 모습을 시청하며 고인을 조용히 추모했다. 밤이 되자 시민들은 ‘항의’가 아닌 ‘추모’의 촛불을 손에 들고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아침이슬’,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임을 위한 행진곡’ 등 고인이 생전에 즐겨 불렀던 민중가요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마음에는 보혁의 구분도 없었다.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시민들이라도 고인의 서거 앞에 슬픔을 표하며 광장으로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에서는 보수단체인 자유총연맹 회원들이 자원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추모에 참가했다는 변철환 뉴라이트전국연합 대변인은 “오늘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시는 날인 만큼, 그분을 좋아했던 사람이나 아닌 사람 모두 다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고인께서 말씀하셨듯이 그동안 좌우로 극명하게 대립돼 화해의 길이 보이지 않았던 사회에 통합의 시발점이 마련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광장에서 밤늦게까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한 오광진 서울흥사단 부장은 “지난해 촛불시위 때에는 청와대와의 소통 부재로 일부 시위대가 청와대 쪽으로 향하면서 충돌을 빚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어디까지나 평화적인 추모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세영·강버들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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