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두얼굴
광고할땐 4%대… 실제 적용은 5%대 후반
서울신문
2009-03-28 12면
은행 대출금리가 겉 다르고 속 다르다. 대외적으론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듯 고시하지만 실제 은행 내부적인 기준이 따로 있어 고시금리만 믿었다가는 은행 문 앞에서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지난주 회사원 조모(38·서울 서초구)씨는 최고 4% 초반이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전단을 믿고 동네 은행을 찾았다가 머쓱해서 돌아왔다. 광고와는 달리 은행에서 조씨에게 줄 수 있다고 한 금리는 5.85%. 광고와 비교하면 무려 2%포인트 가깝게 차이 나는 금리에 조씨는 “연체도 기존 대출도 없었는데 무조건 5% 후반대의 이자를 줘야 한다니 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조씨와 같은 이유로 은행 문을 열었다 발길을 돌리는 고객은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은행들이 고시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7일 현재 국민은행이 3.19~4.69%, 신한 3.23~4.53%, 우리 3.33~4.63%, 하나 3.63~5.33%다.
하지만 실제 은행을 찾아가 보면 이 금리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우선 해당 금리는 기존 대출자에게만 해당한다.
은행마다 신규대출자는 이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가산금리를 요구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산금리로 이뤄지는데 가산금리에 추가로 가산금리를 붙이는 셈이다. 물론 기존대출자라 해도 대출 연장을 요구하면 신규 대출로 여겨 금리는 오른다.
이날 주요 은행이 밝힌 신규대출자에 대한 가산금리는 각각 국민 2.2~2.7%, 신한 2.2% 이상, 하나 1.2~2.9%, 우리 2.6% 이상이다. 하지만 각 지점에 확인한 결과 국민과 신한은행의 가산금리 하한선은 사실상 2.6%였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는 최소 3%포인트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역마진을 우려한 조치인데 전국 어느 지점에 질문해도 마찬가지 답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제아무리 신용등급이 좋은 사람도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최소 5%(CD금리 2.43%+ 평균 가산금리 3%) 중반의 이자는 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이 연이어 “은행 대출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하자 은행의 고민은 커졌다. 일부은행은 실제보다 더 낮은 금리를 주고 있다고 발표해온 탓에 곤란함이 더하다. 계속해서 대외적으로 금리를 낮춰 발표하든 아니면 인하폭을 늘리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탓이다.
유영규 최재헌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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