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반값 요금 인터넷전화로 바꿔봐?

[IT] 반값 요금 인터넷전화로 바꿔봐?

[중앙일보]

월정액제 땐 시내·외 무제한
국제전화는 1분 22 ~ 50원
영상통화 등 기능도 다양

 

주부 김혜영(45)씨는 얼마 전까지 통신비 명세서만 보면 한숨이 나왔다. 그의 4인 가족 통신비가 평균 30만원에 달한 것. 통상 휴대전화 요금이 90% 정도 됐다. 그렇다고 전화를 덜 쓰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가 “인터넷전화를 쓰면 통신비를 확 줄일 수 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두 달 전에 가입했다. 월정액제로 쓰니 요금이 절반으로 줄었다. 가계건 기업이건 쪼들리다 보니 통신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인터넷전화를 쓰는 곳이 늘고 있다. 기존 유선전화와 통화 품질은 큰 차이가 없는데 요금이 싸기 때문이다.

 

국내 유선전화의 지존인 KT도 최근 단말기를 내놓고 인터넷 집전화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다양한 상품 출시=인터넷전화는 기존에 깔린 랜 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통화료가 저렴하다. 시외·국제전화 통화량이 많을수록 요금이 절감된다.

 

통화권역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시내·외 구분 없이 전국 단일요금이 적용된다.

 

국제전화는 미국·중국·일본·영국 등 주요 국가에 1분당 22~50원 수준이어서 ‘기러기아빠’나 유학생 자녀, 해외 주재 남편을 둔 가정에서 인기다.

인터넷전화 수요가 늘면서 업계 경쟁도 치열해졌다. KT는 최근 ‘스타일(STYLE)’이란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내놓고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MP3플레이어와 전자사전을 만드는 아이리버가 개발에 참여했다. 피라미드 모양의 신선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대형 스크린(7인치)이나 동영상·금융 거래 등 부가 기능을 넣어 고급화를 앞세웠다. 터치형이어서 중장년층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집안일을 하면서 통화하는 핸즈프리, 화면에 손으로 자유롭게 쓴 메모나 그림을 휴대전화로 전송하는 기능도 갖췄다.

최두환 서비스디자인(SD) 부문장은 “홈 자동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하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된다. 카드를 단말기에 대면 금융 계좌 정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시험 서비스를 거쳐 다음달 말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30만원대인 전화기를 약정 할인 등을 통해 10만원대로 보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 ‘myLG070’은 ‘이동전화 할인요금제’에 가입하면 이동전화로 거는 요금이 10초당 7.25원으로 기존 집전화의 절반 수준이다. 시외전화료는 3분에 38원 수준이다.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전화 ‘브로드앤폰’은 SK텔레콤과 연계한 이동전화 할인 상품을 출시했다. 매월 2000원을 추가해 이동전화 통화료를 10초당 11.7원에서 7.25원으로 할인받을 수 있다.

 

옥션 ‘스카이프(Skype)’의 경우 국제전화는 1분당 최저 22원(옥션 스카이프 전 세계 36개국)으로 가장 싸다. 미국·캐나다·중국·홍콩·싱가포르는 이동전화에 건 요금도 무료다. ‘유선 무제한’ 요금제는 월 5000원으로 시내·외 구분 없이 국내 유선전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기업 수요도 늘고 있다. ‘삼성Wyz(와이즈)070’으로 기업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삼성네트웍스는 최근 ‘삼성와이즈원폰’을 출시해 가가호호를 공략하고 나섰다. SK텔링크는 영상 콜센터, 유·무선 연동 서비스(FMC) 등 기업 수요에 맞게 차별화한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인터넷전화로 바꾸려면=집집마다 전화를 쓰는 패턴이 다를 수 있다. 거기에 맞는 서비스와 단말기를 선택하는 게 좋다.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은 무선 와이파이(WiFi)폰이나 인터넷전화모뎀·디지털무선전화기·영상전화기 등 각각 다른 단말기를 지원한다.

LG데이콤이 제공하는 무선 와이파이(WiFi)폰은 집안에 들어오는 초고속인터넷에 무선 공유기(AP)를 연결해 집안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통화할 수 있다. 쓰던 집전화기로 인터넷전화를 하게끔 하는 인터넷전화모뎀도 많이 쓰인다. 일반전화기를 인터넷전화 모뎀과 초고속인터넷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인터넷전화모뎀 방식은 LG데이콤과 SK브로드밴드가 제공한다. 영상통화를 하고 싶다면 SK텔링크나 KT의 인터넷전화에 가입해 전용 단말기를 따로 사야 한다. SK텔레콤·KTF의 3세대(G) 영상통화 서비스와도 연동할 수 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