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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비상시엔 ‘달러 파병’ … 한국서 달러 찍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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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비상시엔 ‘달러 파병’ … 한국서 달러 찍는 효과

중앙일보  기사전송 2008-10-30 03:11 | 최종수정 2008-10-30 04:12 

[중앙일보 김종윤.권혁주] 한국이 미국과 통화 스와프에 합의한 것은 비상시에 달러를 공급받을 수 있는 확실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는 뜻이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 내는 기축(基軸) 통화국이다. 한국으로선 달러가 마르면 원화를 주고, 미국에서 달러를 가져올 수 있어 한국에서 달러를 찍어 내는 효과를 내게 된다. 이 조치는 외환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에서는 신뢰를 얻게 된다. 대표적인 나라가 호주다. 호주의 올해 경상수지 적자는 300억 달러가 넘을 전망이다. 한국의 경상적자 전망치(100억 달러)보다 세 배나 많다. 외환보유액은 한국의 6분의 1인 400억 달러 수준이다. 경제체력으로만 본다면 호주가 한국보다 나은 게 없다.

그런데도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에서 “호주는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외 언론도 호주의 위기설을 언급한 적이 없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위기설이 끊이지 않았다. “아시아에서 금융위기가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파이낸셜 타임스), “한국, 9월에 외환위기 겪을 수도”(더 타임스) 같은 보도가 이어졌다.


이런 차이가 난 이유의 하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의 통화 스와프 계약 여부다. 지난달에 호주는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과 함께 FRB와 총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에 합의했다. 자국에 달러가 마르면 FRB로부터 달러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을 닦은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도 호주처럼 선진국 대열에 동참하게 된 것”이라며 “시장도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처음에는 한국의 통화 스와프 요청에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달 IMF와 세계은행(WB) 총회에 참석해 이런 요청을 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싸늘했다. FRB가 통화 스와프 대상으로 인정한 국가의 돈은 대부분 국제 금융시장에서 통용된다. 하지만 원화는 아직 그 수준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2400억 달러에 달해 미국이 선뜻 도와주기를 주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신흥국으로 확산하자 미국이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이 달러 가뭄으로 위기에 빠지면 결국 미국도 금융위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 시장에서 달러 가뭄이 계속되면 정부는 보유한 미국 국채를 팔아 달러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 강 장관은 IMF 총회에서 “한국이 미국 국채를 팔면 미국에도 손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FRB와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한국과 브라질·싱가포르는 외환보유액 세계 6~8위의 국가다. 이들은 각각 1700억~2400억 달러의 외환이 있는데 대부분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으로선 IMF의 지원만으로는 신흥국의 곤경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잘못으로 시작한 위기인 만큼 미국이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 이와는 별도로 IMF와의 통화 스와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달러 가뭄에 시달리는 국가의 돈을 받고 달러를 빌려 주는 단기 유동성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IMF 회원국이면 언제든지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우리로선 또 다른 ‘보험’을 들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종구 재정부 국장은 “IMF의 프로그램이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지원을 요청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한·미 간 통화 스와프 합의로 IMF와의 통화 스와프는 사실상 필요가 없게 된다.

김종윤·권혁주 기자

▶김종윤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y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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