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주택시장은 ‘잔뜩 찌푸림’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실물 경기가 침체에 빠져 있는데다 주택대출 및 부동산 세금 규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리도 앞으로 좀더 오를 추세여서 부동산시장이 거래 부진 속에 약보합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도 불투명하고 부동산시장 전망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 어떤 식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야 할지 수요자들은 헷갈리고 있다. 집값이 크게 요동치는 부동산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주택 구입 전략을 짜는 것도 쉽지 않다.
하반기 부동산 이렇게 읽어라
1 ‘강북 강세’ 현상 꺾일 듯
2008년 상반기 주택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남저북고(강남권 약세, 강북권 강세)’ 현상이었다. 강북지역은 과연 하반기에도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강북권 강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북지역 집값이 강세를 보인 것은 무엇보다 매매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싼 서울 노원·도봉구 아파트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 이들 지역 집값이 최소 20% 이상 오르면서 더 이상 투자에 따른 단기 수익을 노리는 것이 힘들어졌다. 지난 5월 이후 이들 지역에서의 주택 거래량이 뚜렷이 감소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서울 강북지역의 경우 4월에 비해 아파트 거래량이 20% 넘게 줄었다. 노원·도봉구 등의 일부 아파트 가격은 송파구 외곽 수준까지 올라 있다. 따라서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가 줄어든 이상 수요가 더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물 경기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본격적인 분양가상한제로 집값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은 것도 강북 강세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단기 급등으로 주택 매입 부담이 커진데다 경제 악화와 물가 상승도 매수세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2 고가 중대형 아파트, 하락세 이어갈 듯
집값 상승기에 주택시장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경기도 과천, 분당, 용인 등 수도권 남부지역의 중대형 아파트값 약세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출 및 세금 규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나기는 힘들다. 올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잠실·반포 일대 아파트 2만 가구가 단기적인 공급량 증가로 주변 아파트 가격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올해 말까지 송파구 잠실 주공 1, 2단지 등 강남권에서 2만68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새로 집들이를 한다.
강남에 몰려 있는 재건축시장도 상황은 좋지 않다. 재건축 규제 완화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원자재값 인상과 조합원 부담금 상승 등으로 재건축에 대한 사업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거래세 인하, 1주택 장기 보유자의 양도세·종부세 완화 논의가 연내에 가시화되면 중대형 아파트값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3 분양시장의 양극화
분양시장은 지역과 분양 조건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이 대거 쌓여 있는 지방은 쉽사리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하반기 분양이 시작되는 판교와 광교 신도시, 인천 청라지구 등 알짜 민간택지지구는 뛰어난 입지 여건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공급되는 만큼 수십 대 1의 높은 청약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주택형별로는 대출·세제 규제의 대상인 고가 중대형 아파트는 부진을 떨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이뤄진 중대형 청약은 순위 내 마감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자금 마련이 비교적 수월한 소형 아파트들은 청약 열기가 어느 정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입지가 탁월한 몇몇 인기 단지는 청약가점이 60점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4 세제 완화 여부가 관건
주택 관련 세제 및 대출 규제 완화는 하반기 주택시장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다.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이고 대출 한도를 높이면 얼어붙었던 거래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 세제와 대출 규제가 풀리면 양도세가 무서워 집을 못 팔고, 돈줄이 막혀 집을 사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 부분 없어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종부세 부과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 6억원 초과에서 9억원 또는 10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종부세 과세 기준이 상향 조정될 경우 강남권 등 버블세븐지역 중대형 아파트가 덕을 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또 1가구 1주택의 경우 양도세를 면제하고, 현재 50%가 중과세되는 1가구 2주택자에 대해서는 과표 구간에 따라 8000만원 이상은 35%, 4000만∼8000만원은 26%로 양도세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되면 그동안 양도세 부담 때문에 팔기를 주저했던 집주인들이 매도에 나서는 경우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가 기회 내 집 마련의 기회 있다
1 급매물 노리자
전문가들은 2년 전에 비해 20%가량 시세가 하락한 지역에서 추가로 가격을 낮춰 나온 급매물을 추천한다. 이 정도 급매물이라면 설사 전반적인 집값이 추가로 떨어진다 해도 안전하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를 찾는다면 입주 물량 많은 지역이 유리하다. 실제 잠실 일대 재건축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인근 기존 아파트를 급매물 가격보다 10%가량 더 낮춰 팔려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
올 하반기에 서울 잠실 일대에서만 2만여 가구가 입주한다. 또 서초구 반포동에서 올 연말 반포 자이 3410가구가 입주하고, 강동구 암사동에서 롯데캐슬퍼스트 3226가구가 9월에 집들이를 한다. 강남구 삼성동 AID차관아파트를 재건축한 힐스테이트 1, 2단지 2070가구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입주할 예정이다. 경기도 과천에서도 8월께 래미안 3단지 3143가구가 입주한다.
분당과 용인 신도시에도 급매물이 많다. 분당에는 지역우선 배정 혜택을 받아 2년 전 분양한 판교신도시 아파트에 당첨된 주민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 중 판교 입주 전에 미리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년에 판교신도시에서 입주하는 아파트는 1만2440가구에 이른다. 용인지역도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판교신도시 입주를 앞두고 미리 집을 처분하려는 경우가 많아 급매물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라면 직접 분양을 받는 것도 괜찮다. 전문가들은 소형 아파트 또는 상한제 효과가 확실한 판교·광교 신도시 아파트 위주로 청약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2 강북 주택 구입은 서두르지 말자
올 상반기 중에 큰 폭으로 집값이 오른 서울 강북지역과 수도권 북부지역은 앞서 지적했듯이 당분간 조정 국면을 거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강남권과의 차이가 많이 줄어든데다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매수 여력까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북부지역에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있는 수요자라면 일단은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연말까지 지켜봐도 집 장만을 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3 경매시장도 두드려 보자
부동산 경매시장을 통해 주택을 마련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끊기는 등 동맥경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평소 같으면 인기리에 팔릴 아파트가 경매시장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즘 인기 아파트로 꼽히는 물건도 1회 유찰은 기본이다. 경매시장에서는 한번 유찰될 때마다 경매 기준가격이 20%씩 떨어진다. 실제로 지난달 초 송파구 문정동 훼밀리아파트가 2회 유찰됐고, 지난달 중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두 채도 첫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주택 매매시장 불황기에서는 경매시장에서 알짜 매물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경매 경험이 없다면 단골 부동산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정보를 얻거나, 경매 관련 서적을 한 권 구입해 요령을 터득하는 방법이 있다. 주변에서 경매를 해본 사람에게 부탁하는 방법도 이용해볼 수 있다.
위기는 기회다. IMF 때 부동산시장을 떠올려보자. 당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부동산 경기가 끝없이 침체했지만, 과감히 투자했던 사람들은 나중에 ‘대박’을 맛봤다. 역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하반기 부동산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우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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