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아파트는 디자인이다
[동아일보 2007-03-28 07: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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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부터 시행될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주택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어려운 시장 상황을 아파트 디자인으로 타개하려는 건설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세대별, 계층별로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고 로봇기술을 응용해 새로운 홈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기존 아파트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건설사, “디자인이 경쟁력”
금호건설은 올해 초 이연구 사장이 신년사에서 “어려운 주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파트 디자인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뒤 사내 주택부문에 주택전략팀을 새로 만들었다.
이를 위해 아파트에 사는 주부들로 ‘어울림 스타일리스트’를 구성해 수요자의 요구를 디자인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올 5월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 어울림’ 아파트에 적용될 ‘주부 전용실’이 대표적인 예. 주방과 별도로 주부만의 서재나 휴식처로 활용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만들자는 ‘어울림 스타일리스트’의 의견이 실제 설계에 적용된 것이다.
GS건설도 2005년 사내에 ‘익스테리어(exterior) 팀’을 신설해 아파트 외관 디자인을 맡기고 10명의 사외 전문가로 구성된 ‘자이 디자인위원회’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로 아파트 옥상 디자인을 특화해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이 옥상 디자인은 올해 초 분양을 마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트 자이’에 적용됐으며 다음 달 분양할 경기 부천시 ‘송내 자이’에도 선보일 예정. 외관 조명에도 신경 써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GS건설은 또 아파트 1층을 호텔처럼 꾸민 ‘자이안 로비’ 디자인을 개발해 지난해 7월 특허를 냈다.
아파트 1층과 2층의 비상계단을 건물 밖에 설치해 1∼2층 공간을 호텔 로비처럼 넓혀 웅장한 느낌을 준다. 기존 아파트는 비상계단이 차지하는 공간이 많아 1층이 좁고 어둡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GS건설 주택기술담당 최임식 상무는 “입주자들이 손대기 힘든 아파트 외관이나 공용공간은 디자인이나 고객 만족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대별, 계층별 디자인 특화
고객의 나이, 계층별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아파트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쌍용건설은 세대, 계층, 지역 등을 기준으로 클래식, 모던, 하이테크의 세 가지 디자인 타입을 만들어 신규 분양 아파트에 적용할 예정이다. 클래식 타입은 서울 등 고가(高價)주택 밀집지역에 사는 40, 50대 고소득층을 겨냥해 굵직한 기둥과 중후한 느낌의 석재를 주로 사용했다.
수도권과 지방 도시에 사는 30, 40대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모던 타입은 깔끔하고 절제된 선과 색을 강조했으며, 하이테크 타입은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등에 사는 30대 서민층을 대상으로 지붕 구조물을 이용한 입체감에 포인트를 뒀다.
대림산업도 평형별로 예상 입주민의 나이를 고려한 디자인 전략을 세웠다. 36평형은 ‘어린 자녀를 두고 책 읽기를 즐기는 30대 후반의 젊은 부부’라는 예상 수요층을 정해 놓고 깔끔한 느낌을 주기 위해 색상은 자연스러운 단색으로, 마감재는 불필요한 것을 최소화했다. 책 등을 보관하기 위한 수납공간은 최대한 늘렸다.
53평형은 ‘수집에 취미를 둔 40대 부부’를 콘셉트로 거실 벽을 음각(陰刻)의 돌로 꾸몄고, 71평형은 ‘조각품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 부부’를 염두에 둬 전통문양의 커튼, 미닫이와 대청마루 등을 사용해 고풍스러운 멋을 한껏 냈다.
첨단 정보기술(IT) 시대를 맞아 인테리어도 최신 장비로 거듭나고 있다.
대우건설은 홈 네트워크 시스템과 홈 로봇을 연계시키기 위해 IT 관련업체와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홈 로봇이 경비나 손님 안내까지 맡아 기존 홈 네트워크 시스템보다 더 발전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명 밝기조절과 소음이 없는 전동커튼도 홈 네트워크와 연결돼 색다른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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