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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최후 보루 국민연금] 왜 국민연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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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최후 보루 국민연금] 왜 국민연금인가

물가 오르면 연금도 덩달아 오른다

매일경제 2010.10.17 07:09:42

 

 

월급쟁이든 자영업자든, 소득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접하는 게 국민연금이다. 강제성 있는 납부제도인 터라 ‘돈은 꼬박꼬박 내는데 당장 나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뭐지’라는 의문을 한 번쯤 갖게 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노후에 최소한의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재정 안전판을 마련해준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국민연금 관계자가 말하는 장점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 매달 월급처럼 꼬박꼬박 나온다.
- 평생 받을 수 있다.
- 물가가 오르는 만큼 연금액이 매년 인상돼 실질가치가 반영된다.
- 매달 받는 연금은 압류 등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 적어도 낸 돈보다는 많은 돈을 받는다.

 

물론 국민연금만 믿고 노후대비에 소홀해선 곤란하다. 정부가 구상하는 국민 노후소득 보장장치는 3단계다.

기본적인 생활보장 기능을 충족시키는 국민연금,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퇴직연금, 마지막으로 여유 있는 노후를 위한 개인연금이다. 국민연금이 사회보장이라면 퇴직연금은 기업보장, 개인연금은 자기보장인 셈. 삼중 노후대비책을 만들라는 조언은 모든 은퇴 전문가들의 일관된 목소리기도 하다.

국민연금의 장점은 많다. 개인연금과 달리 납입하는 연금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차감하지 않는다. 관리 운영비의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받아 별도의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이점이다. 별도의 특약 보험료 없이 가입 중 장애 사망에 대해 장애연금과 유족연금을 지급한다는 점도 개인연금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연금을 받는 중에도 물가상승률을 매년 반영하기 때문에 실제 받는 금액은 납부한 금액의 최대 5배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던져보자. 국민연금이 노후보장의 1차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먼저 국민연금 예상연금월액을 살펴보자. 올해 1월 기준으로 월소득 106만원인 근로자는 매월 국민연금 보험료로 9만5400원을 낸다. 20년 가입하면 노후에 31만원을, 30년 가입하면 45만원을 매월 수령한다. 물론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해줄 액수는 아니다. 하지만 최소 기본적인 생활의 바탕은 된다. 월소득이 360만원이라면 노후생활은 좀 더 풍요로워진다.

이 경우 매월 32만4000원을 납부하는데 20년이 넘으면 59만원을, 30년이 넘으면 86만원 넘게 수령한다. 보통 은퇴 후 생활비는 부부 기준으로 현재 생활비의 60~70%가 필요하다. 지난해 국민연금연구원 국민노후보장조사에 따르면 적정한 노후 월평균 생활비(부부 기준)는 173만원 정도다. 매월 80만원 정도를 국민연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노후에 상당한 보탬이 된다.

 
300조원 자산으로 세계 연기금 4위권

납부자의 고민이 하나 더 있다. 국민연금기금이 금세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기금을 낼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받을 사람은 많아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런 걱정은 접어도 좋다. 국민연금기금이 소진된다면 국가가 사회보장 차원에서 연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실제로 오래 전 연금제도가 도입된 서구 국가에서는 정부 보조 등의 방식으로 연금을 지급한다.

또 국민연금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매우 탄탄한 기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9월 초 글로벌컨설팅사인 타워스왓슨 발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국 연방공무원퇴직연금과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을 밀어내고 일본 공적연금(GPIF)과 노르웨이 글로벌연금펀드(GDF),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월 이미 300조원을 넘어선 국민연금의 성장곡선은 더욱 가파르다. 기금 적립금은 2015년 500조원을 넘어서고 2044년 2459조원으로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1570조원 안팎인 일본 공적연금마저 제치고 세계 최대 연기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2060년 무렵까지는 국민연금 고갈을 얘기하는 건 너무 앞선 걱정이다.

국민연금은 운용수익률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 운용수익률을 1%포인트 올리면 2060년으로 예상되는 기금 고갈 시점을 9년 이상 연장할 수 있다. 2%포인트 끌어올리면 연금 고갈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앞서 언급했듯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면 정부가 책임지고 지급하겠지만 정부도 2007년 연금법을 개정하면서 국민연금기금 소진 예정연도를 2047년에서 2060년으로 13년 연장하는 등 대안을 찾고 있다. 전광우 이사장이 이끄는 국민연금공단의 운용수익률이 꽤 괜찮다.

지난해 10.39%라는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금리 수준 등을 고려하면 88년 국민연금이 설립된 이후 최고의 실적으로 봐도 좋다. 국민연금은 6.7% 정도의 목표수익률을 놓고 운용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토대로 국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국외주식 직접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영국 런던 금융가의 홍콩상하이은행(HSBC) 본사 등 국외 부동산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 운용은 어떻게
국외 랜드마크 빌딩 투자 확대


 

2011년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기조는 투자 다변화다. 따라서 주식과 대체투자의 비중은 높이고 채권의 비중은 낮출 계획이다. 현재 21.7%인 주식투자 비중은 24.6%까지 높이고 대체투자 비중은 6.4%에서 7.8%까지 높이는 반면, 채권의 비중은 현재의 71.9%에서 67.6%까지 낮출 예정이다.

국내투자의 경우 국민연금은 채권 비중을 축소하고 주식 비중을 확대한다는 운용 방침을 갖고 있다. 지난해 19%가량이었던 주식투자 비중은 2015년까지 30% 이상으로 확대한다.

국내에서는 자산을 모두 운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커진 국민연금은 자산 운용의 초점을 국외투자로 확대하고 있다. 국외투자 확대를 위해 국민연금은 2007년 해외투자실을 신설하고 2008년에는 해외투자실 산하에 해외증권팀과 해외대체투자팀을 만들어 국외투자 조직과 역량을 강화했다.

최근 국민연금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처는 국외 랜드마크 빌딩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영국 런던에 위치한 HSBC타워 건물과 호주 시드니의 오로라플레이스, 독일의 소니센터 등 부동산에 투자했다. 국외 부동산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투자 전략을 세우고 있는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운용수익률 10.39%를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가 매수한 주식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수익률이 좋았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 주식투자에서만 무려 15조5377억원(51%)의 수익을 거뒀다. 2008년 수익률 -0.21%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익률이다.

국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도 국민연금은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5.29%로, 일본 후생성연금 1.96%, 네덜란드 공무원연금 2.67%,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3.21% 등을 압도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세계 4위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 문희철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77호(10.10.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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