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의 발빠른 금리인하로 전 세계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 시장도 동반상승세를 기록하며 강세시장을 보이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서 비롯된 신용위기가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됐다는 섣부른 예단이 일고 있다.
하지만 우리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면 오히려 지금이 투자에 신중해야 할 시기다.
현재 주가 상승의 견인차는 간접투자에 의해 실탄을 마련한 기관투자자들이다. 이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시기가 작년 하반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여 사이에 100%가 오른 투자자들은 환매에 대한 욕구가 어느 때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지난 번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10월 2일 외국인들의 6천억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수에 비해 매도로 돌변한 투신의 매매행태가 이런 투자자들의 심정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투신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은 만일에 있을 대규모 펀드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정도 현금을 보유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규 펀드 가입금액이 줄어들고 있어 환매가 일시에 몰릴 경우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주식과 연계된 파생금융상품을 응용한 펀드들도 충분한 헤지를 했다고는 하지만 기초자산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오른 측면이 있어 눈에 띄는 수익을 내는 펀드가 드문 상황이다.
원자재나 자원 관련 해외펀드들도 전 세계적인 달러 약세에 가격이 많이 올라 수익률이 놀라운 상태이다보니 환매에 대해 문의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펀드매니저들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내내 큰 수익을 가져다 주었던 굴뚝주들을 일부 차익실현하면서 현금 비중을 늘려 가고 있다. 또 전기전자업종과 기술주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일부 편입을 개시한 흔적들도 발견되고 있다.
투자에 있어서 모두가 환호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불문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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